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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풍광, 우리의 기억들(37)-다시 찾을 거라 다짐하며 사방역(士方驛)에 작별을 고했습니다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51호입력 : 2020년 08월 12일

‘지키는 이 없는 개찰구 열린 문으로 마음대로 떠나거나 돌아오면 그만인 간이역에서 모처럼 출렁이며 다가오는 느린 열차에 흥건한 강물 소리를 듣는다’-‘사방역’ 중에서, 백점례.

경주의 철도는 1900년대 초 중앙선 개설로 최초 개통됐습니다. 이후 동해남부선이 개설되었고요. 경주의 철도 역사는 어언 100년의 시간성을 지나 현재는 동해남부선과 중앙선의 복선화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에 따라 기존의 열차부지는 2021년 이후 역이 신설 및 이설됨에 따라 기존 철로는 폐선이 되는 수순을 밟게 됩니다.

안강읍 사방리 576-3, 동해남부선에 있는 기차역으로 청령역과 안강역 사이에 있는 ‘사방역’은 국철 시절부터 사용된 흑백의 역명판이 여전했습니다. 사방역은 찾는 이들에게 쉽게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울타리로 심은 측백나무가 빽빽하게 숲을 이뤄 역사를 완전히 가리고 있기 때문에 그 입구를 쉽게 알 길이 없습니다. 마을 입구에서 기차선로 쪽으로 자세히 살펴보아야 간신히 역으로 오르는 계단과 진입로가 보일 정도입니다. 최근에 찾은 사방역 대합실의 출입문과 창들은 모두 노란색 판자로 다 막아 버렸습니다. 이 공간이 악용될 소지를 방지하기 위해서랍니다. 봉합돼버린 사방역은 더욱 말이 없습니다. 나무와 넝쿨이 우거진 사방역 구내, 까슬까슬 녹슬은 손잡이의 간이의자는 역 승강장에서 승객의 체취를 미련하게 기다리는 걸까요. 간이 의자는 아직도 짝사랑 중인 듯합니다.

색이 바랜 초록색 기와지붕과 벽돌로 쌓아올린 사방역사는 독특한 양식으로 다른 역사에 비해 작은 듯 아담합니다. 노구를 이끌고 버틴지 102년. 이제는 찾아오는 이도 없지만 간간이 사방역의 안부를 살피러 찾는 이들의 발길도 귀찮아졌을까요? 말이 없는 역사는 많이도 병약해져 있습니다.

사방역은 1918년 11월 협궤 열차의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했습니다. 사방역이라 명명하고 역사 창설 당시에는 화물, 원목수송, 수화물 및 여객수송을 했으나 점차적으로 그 이용이 감소해 1994년 1월 20일 보통역에서 역원배치간이역으로 격하되었습니다. 2004년 사방역 열차시각표를 보면 하루 10회의 통일호가 정차했으나 2007년 6월1일 여객영업중지(전 열차 무정차 통과역)로 폐역이 되는 운명에 처했습니다.

점차 어둠으로 함몰되는 역내 승강장에서 한참을 서성입니다. 앉으면 풀썩 주저앉아 버릴 것 같은 낡은 플라스틱 간이 의자는 저무는 사방역의 상징 같습니다. 딸랑딸랑... 기관차의 진입을 미리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역구내로 성큼성큼 들어오는 여객기관차의 따뜻한 불빛의 안내를 받고 싶어졌습니다. 비어있는 한 자리에 불쑥 편승하고 싶은 마음을 누르며 후일 다시 찾을거라 다짐하며 사방역에 작별을 고했습니다.


글=선애경 문화전문기자 / 그림=김호연 화백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51호입력 : 2020년 08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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