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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우 씨-진짜 모습을 탐험하며 글씨를 새기고 그림을 그리듯 다양한 채색으로 삶을 담다

80세까지 문화유산해설사 도슨트 활동가를 원하며
치매걱정 잊고 사는 그녀는 맑다, 투명하다, 아름답다, 따뜻하다.

윤태희 시민 기자 / 1399호입력 : 2019년 07월 18일
↑↑ 경주사랑과 함께 13년째 문화가이드를 하고있는 이향우 씨.(사진 오른쪽 첫번째).

어릴 적 자주 지나다니고 친구들과 소풍가서 뛰어놀던 그곳, 세월은 흘러 내 삶의 놀이터가 된 문화유적들이 참 고맙고 감사하다고 입을 연 이향우(73) 씨, 여가도 즐기면서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즐거운 인생을 만들어 준 신라문화원, 경주시니어클럽, 경주전통예절원, 국립경주박물관은 오늘도 삶의 원동력이다. 그녀는 경주에서 태어나고 경주에서 성장하고 경주를 느끼며 산다.

▷문화해설사, 도슨트 활동은 과거를 알게 하고 현재를 행복하게 하며 미래를 이어줍니다
나의 건강비결은 바로 문화와 함께 참여하는 사회생활이었습니다. 문화관련 책을 보고 소리 내어 읽고 메모하고 내가 이해하기 쉽게 다시 쓰고 읽고 또 읽습니다. TV시청 같은 수동적 뇌운동보다 한문이나 역사 배우기, 여행 등 끊임없이 배우는 것이 나이를 덜 들게 했습니다.

체신부에서 11년 근무 후 주부로 있다가 1993년 신라문화원과 인연이 됐고 2003년 시니어 문화재교육을 받게 되면서 경주사랑과 함께 13년째 문화가이드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국립경주박물관 도슨트로 활동하고 있다. 제일 기억에 남는 해설이 있다면 불국사 해설사로 근무할 때 대학생들이 그 뜨거운 날 얼마나 열심히 들어주던지 그때 경청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지요. 1시간 30분 정도 해설을 듣던 학생들이 인사도 없이 어디론가 사라져 조금 서운했는데 잠시 후 땀을 흘리며 시원한 음료수를 한 박스 들고 와 ‘고맙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분은 처음입니다. 제대로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를 허리 굽혀 인사할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경주 신라문화의 위력을 맛보았지요.

학습하고 나누고 또 배우고 연대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납니다. 전통놀이와 생활스포츠를 통해 지역의 아이들과 성인들을 만나 새로운 학습에도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 작은 행복과 소소한 즐거움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한다는 이향우 씨.

▷예절원과 맺은 인연으로 내 삶은 또 새롭습니다

경주전통예절원을 통해 2013년 전통예절 교육을 받고 관·계례와 성년식을 참석했었습니다. 특히 성년을 맞는 5월 청소년들이 한복을 차려입고 예절을 갖추도록 하는 성년례를 재현,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해 보았습니다. 성년례는 관혼상제의 첫째 관문인 ‘관’을 말하는 것으로, 옛 전통에서는 아이가 어른이 되면 남자는 갓을 쓰고, 여자는 쪽을 찌는 관례(冠禮) 의식을 통해 공식적으로 어른이 되었음을 알렸고 배례법에 따라 예를 따랐지요. 성년식을 치른 학생들이 “뜻깊은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으며 평소 티셔츠와 바지를 입을 때보다 행동이 조심스러워져요. 성년이 됨을 새기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성숙한 삶을 살겠습니다”고 다짐하는 것을 보면서 저절로 뿌듯해졌습니다. 우리고유의 전통예절을 통해 순간순간 거듭 태어납니다.

▷여행이 나에게 여유와 느긋함을 줬습니다
우리의 뇌는 참 정직해요. 내가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얻은 만큼 기억해요 여고 동창, 초등 동기들 혹은 혼자서라도 월 1회 정도 가까운 곳부터 먼 곳까지 여행을 다닙니다. 일하는 즐거움 외 또 다른 즐거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함께하는 절친 중 이야기할머니가 있어 서로 학습하며 담소를 나누고 서로 챙겨주다 보면 마치 여고생이 된 듯합니다. 완행열차를 타고 삶은 달걀 톡톡 깨트려 먹으며 봉화 백두대간 협곡을 여행하던 추억이 지금도 주마등처럼 지나가네요. 함께하고 상대방을 대화에 존중하니 즐거움으로 성격마저 닮아가네요. 서로 봉사를 요구하기보다 점점 더 봉사할 각오가 되어가면서 고귀한 일에 더 시대적 경쟁을 하게 됩니다. 이것이 여행에서 주는 진정한 여유와 느긋함이겠지요.

▷현재를 잘 살기 위해 요가를 하고 80세도 건강하기 위해 걷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운동의 효과를 믿고 꾸준히 걷기와 같은 유산소운동을 한다면 건강한 뇌를 가질 수 있다고 책에서 읽었습니다. 나에게 해가 되고 고통을 주는 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습관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운동이 가장 좋았습니다.

언제라도 운동을 시작하면 힘도 들고 당장 쉬고 싶지만 잠시 후에 나타나는 개운함과 더 오래 친구들과 여행하고 일하며 함께 잘살기 위해 신체기능을 향상시킵니다. 문화해설, 도슨트 활동을 하다보면 한 공간에 서 있는 시간이 많기에 체력이 받침이 되어야 합니다. 운동과 함께 책읽기를 같이 하다보니 기억력이 향상되는 혜택도 누립니다. 금 당장 내 주변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을 즐기는 것, 그리고 건강한 식습관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여유 있는 생활태도에서 건강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긍정적 감정을 인식하는데도 탁월함이 있습니다

작은 행복과 소소한 즐거움에 익숙해지려고 노력 합니다. 그러다보니 눈뜨고 일어나면 반갑고 고마운 시간의 연속입니다. 식사 전 가장먼저 하는 일은 매일 아침 벽에 걸린 가족사진을 보고 소리 내어 내 몸 감사와 내자식, 손자녀를 칭찬으로 시작합니다. 저절로 미소가 생기지요. 마음 안에 있는 작음 기쁨을 찾아 평생 무너지지 않을 행복한 감정습관을 만듭니다. 그런다음 식사하고 현관문을 나서면 참 행복합니다. 처음에는 굉장히 쑥스러웠습니다. 이제는 베란다에 놓인 화분 하나에도 꽃잎 하나에도 감사와 칭찬의 말을 건네는 여유를 가졌지요.

이향우 씨의 삶은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즐기며 타인과 함께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행복을 오늘도 만들어 간다. 늘 학습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노년이 다가오는지 알아차리지 못하고 조금씩 노년으로 넘어가며 오랜 기간을 두고 넘어간다.

사람들은 노인들에게 할 수 없는 일을 하라고 요구하지 않을뿐더러 할 수 있는 만큼도 요구하지 않는다. 한세대가 다음 세대에 의해 교체되는 것이 인생의 법칙이자 자연의 법칙, 가장 바람직한 것은 인생의 경주를 함께 시작했던 동년배들과 함께 공유하며 살기를 권유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윤태희 시민 기자 / 1399호입력 : 2019년 0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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