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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분교, 천북초 물천분교 아이들의 미소는 그대로
이필혁 기자 / dlvlfgur@hanmail.net 1175호입력 : 2015년 01월 16일
|  | | | ⓒ (주)경주신문사 | |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다. 2007년 2만816명이었던 경주지역 초등생이 2014년에는 1만2567명으로 줄었다. 학생이 줄어들며 자연스레 학교와 학급도 줄어들었다.
2007년 47개 학교와 9개 분교, 748개 학급이던 초등학교가 2014년에는 43곳의 학교와 4곳 분교, 591개의 학급으로 줄어들었다. 7년 만에 9개의 학교가 폐교하고 157개 학급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2015년 3월에는 남아있던 4곳의 분교 중 한 곳이 폐교된다. 현재 분교는 모아초 모서분교, 양남초 상계분교, 의곡초 일부분교, 천북초 물천분교 등 4곳이다.
천북초 물천분교
천북초 물천분교는 1949년 천북초 학생 중 물천리와 인접한 학생들을 모집해 세워진 학교다. 물천초 개교 후 매년 학생 수가 증가해 1966년에는 10개 학급 500여명의 학생이 재학할 정도로 큰 학교로 성장했다. 하지만 80년대부터 학생 수가 줄어들어 시작해 1994년에는 천북초 물천분교에 편입된다. 2015년 물천분교는 현재 3개 학급 7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폐교 직전의 학교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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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천분교
천북초 물천분교는 김미연(1·3학년 담임) 분교장과 권태선(4·5학년), 정동욱(6학년) 교사가 7명의 아이를 가르치고 있다.
물천분교는 전교생이 7명으로 2개 학년이 함께 복식 수업을 한다. 1학년과 3학년 학생 3명이 한 반을 이루고 4학년과 5학년 2명 한 반, 마지막 6학년 2명이다. 6학년 학생이 졸업하지만 2015년도 신입생이 없어 이마저도 1개 학급이 없어지게 된다.
이곳 학생들은 교사들에게 1대1로 수업을 받는다. 개별 과외나 다름없다. 김미연 교사는 “학생들과 1대1 수업을 하고 있어 개별 과외 형식으로 하나하나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단순히 교육뿐만 아니라 집안일 가족사 등 아이들에게 깊은 관심을 줄 수 있어 아이들 정서 발달에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1대1 수업도 단점은 있다. 한 학년만 수업할 때는 여러 가지 활동을 계획해 집중적으로 교육할 수 있지만 복식수업은 한 학년에 집중할 수 없다고 한다.
김 교사는 “복식 수업의 단점도 있지만 1대1 수업으로 아이들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아이들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학습 집중도를 끌어 올릴 수 있고 또한 교사의 관심이 높아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습니다”고 말했다.
물천분교 학생들의 방과 후는 여는 초등학생들과 다르다. 한 명도 학원에 다니지 않는다. 학원 통학 차량이 물천분교로 오지 않는 이유도 있지만 교사들이 아이들을 위해 직접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물천분교는 시내권과 거리상으론 멀지 않지만 학원 차가 운행하지 않는다. 또한 가정 여건으로 학원을 가지 못하는 학생이 많다. 그래서 시험기간에는 일찍 마치고도 학부모가 퇴근할 때가지 학교가 학원 역할까지 한다.
아이들이 공부할 때도 없고 갈 곳도 별로 없어서 다른 학교 아이들이 학원에서 배우는 것을 학교에서 배울 수 있도록 영어와 한자 교육, 체험 학습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이곳은 방과 후 학교 강사들이 없어 교사들이 직접 스마트 교육, 우클렐레, 한자 교육, 사물놀이 등 교사들이 돌아가며 방과 후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의 웃음은 현재 진행형
물천분교에는 6학년 황은주·윤형준, 5학년 이준혁, 4학년 이예은, 3학년 김준우·이현경, 1학년 이하은 학생이 전교생이다.
6학년 황은주 학생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윤형준 학생과 6년 동안 함께 공부했다. 다른 친구들도 있었지만 모두 전학 갔다. 중학교로 진학하면 다른 곳으로 이사간다. 하지만 버스 타면 금방 온다며 동생들을 위로했다.
“6년 동안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동안 오빠, 언니, 동생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황은주 학생은 그림에 소질이 있다. 한 번도 배워 본 적 없지만 사물이나 인물의 특징을 잘 잡아낸다. 정동욱 교사는 황은주 학생이 그림에 재능 있지만 부모님이 아직 아이의 재능을 확신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5학년 이준혁은 물천분교 6학년이 된다. 같은 학년 친구가 다른 곳으로 전학을 가 학생회장은 따논 당상이다. 그동안 같은 학년이 없어 6학년 형과 친하게 지냈지만 이제는 동생들과 친하게 지내야 한다. 이준혁 학생은 학교 수업 마치면 동생들과 형 집으로 놀러 간다.
4학년 이예은 학생은 3학년 때 물천분교로 전학 온 ‘도시’ 아이다. 부모님이 인근에서 펜션을 운영하게 되면서 포항에서 물천분교로 전학 왔다.
“포항에 있을 때는 한 반에 30명 정도 친구들이 있었어요. 처음에 친구가 한 명도 없어 외로웠지만 지금은 언니 오빠들이랑 같이 놀 수 있어서 좋아요”
5학년이 되면 언니 오빠보다는 동생들이 많아진다며 동생들과 잘 지내겠다고 누나다운 모습을 보였다. 3학년 김준우, 이현경 학생은 단짝이다. 수업을 마치면 준우와 현경이는 두 손을 꼭 잡고 함께 집으로 향한다. “현경이는 제 친구예요, 현경이 친구도 저고요”
준우 학생은 학교와 집까지 걸어서 2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수업이 끝나면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곧장 집으로 향한다. “엄마가 저녁 9시 정도 되면 집에 와요. 그때까지 집에서 기다려요”
1학년 이하은 학생은 4학년 이예은 학생의 동생이다. 가끔 말을 잘 듣지 않고 언니 오빠와 싸우기도 하지만 학교의 막내여서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물천분교 아이들은 친구와 형, 누나, 언니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제일 중요하다.
김미연 교사는 “작은 학교일수록 각자 가진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 교사들이 자연스럽게 학생에게 관심을 가지게 돼 큰 학교였다면 발휘되지 않았던 개성들이 이곳에서는 자연스레 발휘된다”며 아이들이 분교만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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