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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 황순욱 박사-슈퍼컴퓨터가 코로나19 백신을 만든다?

무궁무진한 과학 산업기술을 떠받치는
대한민국 슈퍼컴퓨터의 총사령탑 황순욱 박사!!

박근영 기자 / 1451호입력 : 2020년 08월 12일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슈퍼컴퓨팅 본부장 황순욱 박사

지난 2월 24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AMGA’가 내달 본격 가동될 ‘벨(Belle)Ⅱ’ 국제 거대실험에 사용된다는 기사가 각 신문 과학란을 장식했다. 벨Ⅱ실험은 물리학 표준모형을 넘어선 새로운 입자와 물리 현상을 찾기 위한 일본 고에너지연구소(KEK)의 가속기 실험이다. KISTI가 개발한 AMGA는 여러 저장소에 분산돼 있는 실험데이터의 요약 정보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로 소개되었고 특히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등 컨소시엄 팀이 개발한 미들웨어 메타데이터 소프트웨어를 제치고 채택됐다며 대서특필 되었다. 이 기사에 황순욱 KISTI 국가슈퍼컴퓨팅센터 본부장이 나와 각 지면을 장식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한창 창궐하던 지난 4월 초, 국내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코로나19 백신 등 신약개발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슈퍼컴퓨터가 사용된다는 것을 알렸고 한국형 슈퍼 컴퓨터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 관리하는 슈퍼 컴퓨터 5호기 ‘누리온(Nurion)’을 대서특필했다. 누리온은 우리나라는 몰론 국제적인 신약개발회사들에 시뮬레이션을 통한 치료 후보물질을 제공하고 빅 데이터 산출을 통해 다양한 연구소와 대학, 산업전반에 놀라운 테이터를 제공함으로써 각종 연구분야를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이렇게 AMGA개발을 지휘하고 누리온을 관장함은 물론 우리나라 슈퍼컴퓨터 산업의 최첨단에 서서 다양한 분야의 과학팀들과 함께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는 과학자가 경주출신의 황순욱 KISTI 국가슈퍼컴퓨팅본부장이다.

“우리나라 슈퍼컴퓨터 누리온은 세계 10위권에 들 만큼 매우 우수합니다. 다만 슈퍼컴퓨터를 생산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굳이 생산하기보다는 성능 좋은 슈퍼컴퓨터를 확보해서 이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과학자답게 한 치의 더함도 없이 솔직하게 말하는 황순욱 박사는 세계가 경쟁적으로 슈퍼컴퓨터 분야에 참여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 일본 정도가 슈퍼컴퓨터를 생산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참고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공식 블로그에서 공개한 누리온의 연산성능은 25.7페타플롭스다. 1페타플롭스는 1초에 1000조 번의 연산처리가 가능한 것을 말하는데 이렇게 보았을 때 누리온은 PC(개인용 컴퓨터) 2만대를 동시에 묶어 놓은 능력이고, 세계 70억 인구가 420년 동안 계산해야 할 연산을 1시간 만에 해 낼 수 있는 능력으로 알려졌다.

“누리온은 과학기술 산업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 1차 국가초성능컴퓨팅 유성 기본계획에 따라 총 904억원을 투입해 구축한 국가 컴퓨터 시스템입니다”

명칭은 순우리말 ‘누리’와 전부라는 뜻의 ‘온’을 합성한 것으로 모든 국민이 함께 누리는 컴퓨터라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누리온의 사용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연구지원분야가 우주기원과 물질 생성의 해명, 암세포 전이 과정에 대한 분석 등 인류가 미처 지켜보지 못했거나 지나치게 복잡해 해명하기 힘들었던 기초원천연구분야 및 초거대 문제해결에 가장 유효하게 사용된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발생하고 있는 지진에 대한 데이터 수집, 올해 특히 심했던 홍수에 대한 빅데이터를 통한 대응전략 생성, 식량 생산성 향상 등 주요 사회 현안해결에도 활용된다.

“최근에는 빅데이트 처리와 인공지능 분야에서 수요가 높고 엄청난 저장력을 바탕으로 한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컴퓨팅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할 경우 컴퓨팅 분야의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한 중소기업, 개인 연구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지요”

↑↑ 슈퍼 컴퓨터 누리온의 위용.

-우리나라 슈퍼컴퓨터는 세계 10위 권, 좋은 무기 있으니 세계 향해 멋진 전투 치러야!!

황순욱 박사의 설명을 들을수록 슈터 컴퓨터의 활용은 상상을 초월하는 경지에 이른다. 자폐증이나 우울증 같은 뇌질환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통한 연구, 나노분자와 신물질 설계는 물론 고해상도 모델을 이용해 군사작전에도 활동할 수 있다는 것. 결국 슈퍼컴퓨터는 국가 경쟁력의 척도이자 4차 산업혁명 분야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해 있다.

역시 KISTI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1988년 1호기 도입을 시작으로 지난 2008년 4호기까지 도입했다. 그동안 국산자동차 설계 제작, 액체로켓 엔진 시뮬레이션, 세계 최대 규모 우주진화 과정연구 등 산학연 연구개발에 활용했다. KISTI 분석 결과 4호기는 지난 2011년부터 1만 여명 이상의 연구자와 500여개 이상의 기업이 활용해 1천여 편 이상의 SCI논문(3대 과학저널 17편)을 등재했고 기업의 신제품 개발비용78%와 시간 61%절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의 누리온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슈퍼컴퓨터 생산 기술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앞에서 말한 대로 슈퍼컴퓨터를 직접 생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겠지만 대체적인 국제추세는 슈퍼컴퓨터 생산을 ‘경제적 위용을 과시하기 위한 사치품’쯤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커지는 것과 맞추어 생산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되겠지요”

황순욱 박사는 최근 언론의 조명을 받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대해 슈퍼컴퓨터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존약물 2만 개를 분석해 어떤 것이 백신치료제로 쓰일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별했다고 소개한다. 다만 이런 약물은 동물실험과 임상실험 등 보다 엄중한 과정을 통해야 하므로 함부로 단정해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황순욱 박사는 슈퍼 컴퓨터 환경이 좋아진 만큼 이를 활용할 각방 면 연구진들이 컴퓨터를 제대로 다루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아무리 성능 좋은 슈퍼컴퓨터를 가지고 있어도 해당 분야 연구진들이 컴퓨터를 사용할 줄 모르면 소용없는 일입니다. 때문에 각계의 과학자들이나 산업현장의 연구자들이 슈퍼컴퓨터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활용하는 능력들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황순욱 박사는 경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0년 2월 서울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 대학원 계산통계학과에서 전산과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남가주대학교 전산과학과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이어 동대학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2003년부터는 일본국립정보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고 2006년 5월 귀국하며 KISTI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했다. 2008년 2월부터 KISTI 국가슈퍼컴퓨팅본부를 이끌어가는 본부장으로 활약하며 같은 해 8월부터 현재까지 과학기술연합대학원 대학교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후진양성에도 심혈을 쏟아왔다.

“수학과로 들어갔다가 군대 갔다와서 컴퓨터쪽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우연히 뜻이 맞는 사람들이 컴퓨터 계통에서 활약하는 것을 보고 저 역시 이 분야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지요”

무언가 드라마틱한 연구과정이 있을 법하지만 황순욱 박사는 세상의 변화에 따라 순응해 왔다는 말쯤으로 우리나라 슈퍼컴퓨터와의 인연을 담담히 표현한다. 유학길에 올랐을 때 초기에는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지만 1년이 지난 후부터는 장학금을 받아 학비와 생활비까지 마련했다고 소개하며 지금도 미국유학은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 학비 걱정 없이 유학을 마칠 수 있는 구조라며 대수롭지 않은 일인 양 입을 다문다. 들어가는 것보다 살아남는 것이 훨씬 더 힘든 미국의 대학구조를 모른다면 그냥 흘려버리기 쉬운 말이다.

“딱 한 번, 구글이 사업 초기인 1995년에 합류를 강하게 제안했는데 ‘학위부터 따자’는 생각에 그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지요. 그랬으면 어찌 되었을까요?”

거꾸로 기자에게 물으면서 털털 웃는 황순욱 박사, 어쩌면 자신의 말대로 어느 곳에서건 순리대로 살아온 자연스러움이 오히려 더 큰 힘과 열정으로 작용해 오늘의 황순욱 박사를 만든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사실은 저도 일선에서 더 연구하고 공부해야 하는데 지금은 본부장이란 역할 때문에라도 대외적인 활동이 더 많아진 편입니다. 일종의 바람막이 노릇도 해야 하고요”

황순욱 박사는 우리나라 슈퍼컴퓨터가 세계적 수준이란 점에서 글로벌화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이 분야 연구에 후학들의 도전을 권하기도 한다. 상상조차 하기 힘든 초과학의 세상에서 슈퍼컴퓨터로 대한민국 과학과 산업을 견인하는 최첨단에 경주출신 황순욱 박사가 우뚝 서있다는 자체로 뿌듯하기 이를 데 없지만 대미를 장식하는 그의 한 마디가 더욱 멋있다.

“우리에게도 만만치 않게 좋은 무기가 있으니까 세계를 상대로 멋진 전투를 해야겠지요? 그게 우리의 역할이고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박근영 기자 / 1451호입력 : 2020년 08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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