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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세 화백·한주식 회장, 키덜트 뮤지엄 통해 또 다른 경주 만나다

우리 시대의 삶, 세대간 공감 일으키는 공간
박근영 기자 / 1447호입력 : 2020년 07월 09일
↑↑ 키덜트 뮤지엄에서 함께 포즈 취한 이현세 화백과 김동일 관장.

지난 6월 말, 이현세 화백께 인사 드리러 전화했다가 이현세 화백이 여러 가지 일정으로 경주에 갈 예정이란 소식을 들었다. 마침 키덜트 뮤지엄 김동일 관장이 오래전부터 기자에게 이현세 화백을 만날 기회를 타진해 달라는 부탁을 한 바 있어 이현세 화백께 키덜트 뮤지엄을 소개하고 방문해 보십사 권했다. 이현세 화백이 바쁜 스케줄을 염려하면서도 흔연히 가보겠다고 약속했다.

며칠 후 본지 기자를 만난 지산 그룹 한주식 회장이 경주나 혹은 다른 지역에 박물관을 짓고 싶다는 의견을 말하며 박물관 내용은 우리 시대 산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근현대 생활사 관련 내용이면 좋겠다며 자신은 박물관을 지어 돈 벌겠다는 것이 아니고 그런 박물관을 운영하는 분들을 지원하고 후원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7월 5일경 형님의 팔순잔치 행사가 있어 경주로 갈 예정인데 이때 그런 곳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 당부했다.

기사는 그렇게 시작한 이현세 화백과 한주식 회장의 키덜트 뮤지엄 탐방 관련 동행취재 기사다. -편집자 주

지난 해 네이버 ‘경주 가볼 만한 곳’ 검색 2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는 ‘키덜트 뮤지엄(Kidult museum, 관장 김동길)’에 지난 7월 3일 ‘대한민국 만화의 신화’ 이현세 화백이 방문한 것에 이어 지난 7월 5일에는 오랜 자선으로 ‘현대판 경주최부자’로 부상하는 지산그룹 한주식 회장 일행이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이현세 화백과 한주식 회장의 이번 방문은 키덜트 뮤지엄이 지니는 가치 재고와 엄청난 소장품에 비해 이를 적절히 펼쳐놓지 못하는 키덜트 뮤지엄의 한계를 타개하기 위한 방향 모색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현세 화백, 만화·애니매이션 관련 전시에 깊은 공감, 새로운 해석으로 구성한 것 돋보여
이현세 화백은 지난 7월 3일 경상북도와 경주시, 경상북도콘텐츠 진흥원에서 개최한 2020년 경북 웹툰 캠퍼스 조성 및 운영사업 운영위원회 회의 참여와 7월 4일 경상북도와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진행한 ‘백두대간 인문캠프’에서 방송 촬영 및 강연을 위해 경주에 왔다.

7월 3일 오후 2시경 경주에 도착한 이현세 화백은 3시 경 키덜트 뮤지엄을 방문, 이유원 홍보실장, 김동일 관장 등의 안내로 키덜트 뮤지엄을 돌아보고 “자주 경주를 방문하면서도 경주에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며 놀라움을 드러내고 특히 “다른 전시품들도 중요하지만 만화 애니매이션 관련 전시물이 그 중 중점적으로 전시되어 있어서 만화가로서 매우 의미 깊게 생각한다”며 소감을 피력했다. 이현세 화백은 특히 “여러 캐릭터들을 캐릭터 그대로 전시하지 않고 거기에 새로운 해석을 넣어 재미있게 구성한 것이 매력적이다”며 키덜트 뮤지엄의 소통력을 높이 평가했다.

김동일 관장은 “경주시에서 이현세 화백과 관련된 기념관을 짓겠다는 계획을 오래전부터 산발적으로 밝혀왔다. 그 계획이 실현된다면 만화·애니메이션과 관련한 소장품을 제공하거나 적절히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며 키덜트 뮤지엄 소장품의 사회적 공유의지를 밝혀왔다.

뮤지엄 방문 후 이현세 화백은 기자와의 전화를 통해 “수집량이 어마어마한 것에 놀랐다. 좁은 전시장에 비해 너무 많은 전시물이 있어서 동선이 불편했고 혹시라도 사람들에 의해 전시물이 훼손 당할까봐 염려되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이 박물관은 주로 70~80년 대 어린이로 살던 어른들이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아버지와 아들, 엄마와 딸이 이야기 나누면서 소통하면 아주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을 선물하고 지금의 어린이들에게는 ‘옛날에 저런 게 다 있었나요?’하는 의문의 대상이 된다”며 소감을 알려주었다. 그런가 하면 김동일 관장의 풍모가 아주 박물관과 어울릴 만큼 개성 넘치더라며 소탈하게 웃었다.

-한주식 회장, 우리 시대 일반인들의 삶 알리는 박물관 짓고 싶어··· 키덜트 뮤지엄에 깊은 관심 !
한주식 회장은 7월 4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 가족행사를 치르기 위해 경주에 들렀다. 7월 5일 요석궁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경주최부자댁을 답사한 후<관련기사 6면 참조>, 월정교, 계림 등 교촌한옥마을을 둘러보고 황남빵까지 구입한 한주식 회장 일행은 마지막으로 키덜트 뮤지엄과 키덜트 뮤지엄에서 독자적으로 마련한 ‘뉴트로 자개 갤러리’를 방문한 후 귀경길에 올랐다.

한주식 회장은 평소 우리 시대 일반인들의 생활을 돌아볼 수 있는 박물관을 짓고 싶다는 의견을 밝혀 왔다. 특히 한주식 회장은 ‘경주 혹은 경주 외 적당한 지역에 테마별로 동선을 만들어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을 짓고 영리보다는 문화 공유와 교육의 입장에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마음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을 짓고 싶다는 뜻을 강조했다.

키덜트 뮤지엄을 둘러 본 한주식 회장은 이렇게 많은 종류의 근현대 관련 소장품을 보고 놀랐다”며 “이렇게 많은 소장품들을 한꺼번에 몰아서 전시할 것이 아니라 각각 테마별로 전시장을 배치하고 중간중간 정원이나 카페 등 휴식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둔다면 훨씬 집중적으로 뮤지엄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김동일 관장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또 황성동 소재 ‘뉴트로 자개 갤러리’에 들러 전시된 자개제품들을 둘러본 한주식 회장은 동행한 일행들에게 과거 자개의 쓰임과 가치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하며 이런 자개들이 보존된 것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김동일 관장의 안내로 자개 갤러리 구석구석을 둘러본 후 한주식 회장은 “이번에는 가족들 행사가 있어 많은 인원이 짧은 시간 방문했는데 개인적으로 한 번 더 들리겠다”고 밝혔고 김동일 관장은 “회장님께서 좋은 아이디어와 계획으로 잘 좀 지도해 주시라”며 화답했다.

↑↑ 자개 갤러리에서 담소 나누는 한주식 회장과 김동일 관장.

-키덜트 뮤지엄은 이현세 기념관의 바로미터, 한주식 회장 뜻 경주에서 펼치면 세계 최고 우리시대 삶의 체험공간 될 수도!

한주식 회장 일행이 자개 갤러리를 떠난 후 김동일 관장은 “한주식 회장님의 높은 뜻이 어느 도시에서건 실현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좋겠지만 기왕이면 고향인 경주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며 그 이유로 “기본적으로 경주는 우리 역사 문화를 상징하는 도시러 다른 지역에 비해 국제성이 높은 곳이고 교통이 발달할수록 세계인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한회장님의 뜻이 더 많은 세계인들과 공유하기에 가장 적당한 장소가 경주 아니겠느냐?”며 “이런 차원에서 혹시라도 키덜트 뮤지엄의 소장품들이 쓰일 수 있다면 40년 동안 근현대사 물품들을 수집해온 보람이 매우 클 것이다”며 의견을 전했다.

이틀의 간격을 두고 세 방면에서 자기들만의 독보적인 아성을 쌓은 세 인물이 한 공간에서 교차한 것은 그 자체로 굉장한 에너지가 넘치는 현장이 되었다. 향후의 일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키덜트 뮤지엄이 세대간 공감을 일으키는 공간이란 점에는 이의가 없어보였다. 따지고 보면 이현세 화백 기념관이 오랜 기간 논의만 되고 성사되지 못한 것은 만화에 대한 경주시나 경주시민 사회의 관념이 굳건하지 못한 탓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키덜트 뮤지엄이 관광객들로부터 각광받은 것은 이현세 기념관 추진에 매우 고무적인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김동일 관장의 주장대로 한주식 회장의 뜻이 경주에서 실현된다면 우리 시대의 삶을 우리가 새롭게 조명하는 뜻 깊은 장소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

만약 그 뜻에 키덜트 뮤지엄의 어마어머헌 소장품들이 보다 정제되고 집중성 있게 배치될 수 있다면 세계에서 가장 멋진 우리 시대 삶의 체험공간이 경주에 탄생하게 될 것이다. 이런 기대 자체만으로 가슴 뛰지 않는가?
박근영 기자 / 1447호입력 : 2020년 07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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