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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살았다. 나는 자유다!!˝

이현세가 좋아하는 ‘조자룡’을 꼭 닮은 강문수!
박근영 기자 / 1421호입력 : 2020년 01월 02일
지난 주에 이어 대한민국 탁구 지도자의 신화 강문수 감독과 공포의 외인구단 창간 40주년을 맞은 이현세 화백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이어 이번 호에서는 페부커들이 궁금하게 여긴 이현세 화백에 대한 궁금증을 먼저 올린 후 인터뷰를 풀어 나가겠습니다. 일부 질문은 강문수 감독에게 함께 적용했습니다. <편집자 주>

↑↑ 이현세 화백

#이현세 화백에게 우리나라 애니매이션이 헐리우드나 일본에 비해 뒤처지는 이유와 한국, 일본, 미국 애니메이션 각각의 특징은 무엇인가고 물었다.

"우리는 자체 시장 너무 좁아, 웹툰식 애니로 유튜브 등 진출해야"
기본적으로 우리 나라의 소비시장이 너무 좁은 탓이다. 최소한 1억 이상의 인구가 받쳐 주는 일본처럼 자체 소비가 안정적이어야 한다. 이게 되지 않으니 우리나라 애니는 기술과 재능을 외국 컨텐츠에 팔아먹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최소한 극영화 정도의 확장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수준이 안 된다. 애니 작가들이 CG와 광고, 미국이나 일본 시장에 기술을 판매하는 방법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웹툰을 이용한 짧은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것으로 희망을 걸 수 있다. 다행스럽게 이제는 배급사를 통하지 않고 전세계인과 바로 만날 수 있는 유튜브 등의 매체가 있어 어느 때보다 활동하기 좋은 시대가 됐다. 이런 여건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일본은 개인의 구도, 유럽은 사회, 미국은 내가 미국, 우리는 개인주의로···"
일본 애니매이션은 개인적인 구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를테면 미야모토 무사시처럼 어려움을 극복하며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다. 유럽은 개인의 사회적 기능을 강조하는 작품들의 주를 이룬다. 미국은 각종 히어로물에서 보듯 개인이 곧 미국이라는 인식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든다. 우리나라는 과거에는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 주가 됐지만 지금은 철저히 ‘개인주의화’ 했다. 그래서 요즘 만화는 ‘우리’라는 개념이 나오는 즉시 외면 받고 만다. 대신에 요즘 젊은이들은 평등과 정의, 공정한 사회에 대한 개념이 기성세대에 비해 월등히 높고 그런 의식이 상당부분 작품에 반영된다.

↑↑ 강문수 감독

#강문수 감독에게 67세로 다시 지휘봉을 잡은 심정을 물었다. 특히 강문수 감독은 대한항공 사령탑을 맡은 지 불과 반 년 만에 전국체전과 실업리그에서 여자단체전 우승을 연이어 거머쥐었다.

"이름값 해서 다행···, 팀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우리는 팀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경우 능력을 인정받아 아직도 팀을 맡고 있지만 이 팀이 나를 떠나는 순간 또 사라지는 존재다. 이게 이현세 화백과 내가 다른 점이다. 이현세 화백은 작품을 만들면 되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다. 가끔씩 나에 대해 ‘이제는 단장으로 오셔야 하지 않느냐?’는 스타플레이어 출신 제자들이 있다, 그들 입장에서는 나를 위하는 마음이었겠지만 한편으로는 주제 넘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스타플레이어들이었으니 그렇게 돼야 한다. 그러나 나는 다른 능력이 없다. 내가 잘하는 일은 오직 하나 지도자다.

내 경우 탁구계에서는 세계가 다 알아주지만 탁구를 떠나는 순간 아무것도 아니다. 유럽이나 일본은 지도자들이 매우 좋은 대접을 받는다. 일본의 경우 모 탁구감독은 올림픽에서 은메달 딴 것으로 지도자로서 큰 추앙을 받고 각종 TV방송에 출연하고 강연을 다니는 등 부와 명성을 동시에 얻었다. 우리는 그런 감독이 없고 과거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들만 과거의 명성에 힘입어 대접 받을 뿐이다. 고쳐져야 한다.

#두 분 사이에 재미난 일화가 있다면
"'진인사대천명'과 '마부작침' 오보사건 !"
지난해 평창올림픽이 끝난 후 이현세 화백은 자신의 좌우명인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 혼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뜻)을 공포의 외인구단 캐릭터 노트에 써서 선물했다. 이 노트를 애지중지하던 강문수 감독, 늘 아껴오다 대한항공 감독으로 다시 일선에 나서면서 노트에 도광양회(韜光養晦 : 자중하며 힘을 기른다는 뜻)와 마부작침(摩斧作針 : 어려운 일을 꾸준히 노력하여 이룬다는 뜻)을 써넣었다고 자랑했다. 이것을 두고 인터뷰 한 모 기자가 ‘이현세 화백이 써준 진인사대천명을 버리고 마부작침을 썼다’고 오보를 냈다. 이날 그 출처를 물은 기자에게 강문수 감독이 “그게 말이나 되느냐?”며 해명했고 이현세 화백은 “그걸 애써 해명하는 ‘문수 형님’의 모습이 도리어 우습다!”며 껄껄 웃었다.

#두 분이 가깝게 지낸 계기는?
-김석기 의원이 매개체, 용마회 만들어 돈독한 관계
이 물음에 두 거장은 공히 김석기 의원 덕분이라고 대답했다. 강문수 감독은 경주중학교 시절 김석기 의원과 탁구선수로 함께 운동한 적 있었고 이런 인연으로 둘도 없이 친한 죽마고우였다. 이현세 화백은 김석기 의원이 수서 경찰서장 시절부터 경찰서 캐릭터를 그려줬고 경북경찰청장 시절 우리나라 경찰 마스코트 포들이·포순이를 그리며 친분을 쌓았으며 이런 인연으로 ‘명예독도경비대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특히 이현세 화백이 사는 강남구 일원동에 강문수 감독이 이사와 지척에 살면서 두 거장은 더욱 친해졌고 이후 강문수 감독의 친구들과 이현세 화백의 친구들이 함께 용띠·말띠 친목회란 뜻의 용마회를 결성해 지금껏 이어오고 있다.

↑↑ 이현세 만화삼국지 2권 표지를 장식한 상산 조자룡.

##페부커가 묻는다

-김경숙 : 가장 아끼는 작가(선수)가 계시다면 누구고 어떤 이유입니까?
-이현세 화백 : 후배 중에서는 ‘용비불패’의 문정후 작가를 좋아한다. 이유는 나를 보는 듯해서다. 이 질문에 강문수 감독이 대신 ‘이두호 화백’라고 대답했고 이현세 화백이 맞다고 맞장구쳤다. 이두호 화백은 고등학교 출신인 이현세 화백을 세종대학교 교수로 발탁한 장본인이고 ‘천국의 신화 필화 사건’ 때 단 한 번도 빠짐없이 함께 법정을 지키며 ‘표현의 자유’를 지켜 준 은인 같은 분이라 소개한 적 있다.
-강문수 감독 : 유승민 선수다. 지금은 IOC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데 일부러 연락을 안 하고 있다. 내가 아니라도 온갖 일로 바쁠 텐데 나라도 편하게 해줘야 한다. 이전에 연습 덜 한다고 야단 많이 쳤는데 자기는 자기 나름대로는 열심히 연습한다고 항변했다. 챔피언이 되면 인정하겠다고 했더니 결국 해내더라. 유승민 선수는 초등학교 때 천재성을 알아보고 발굴해서 대표팀에 넣을 만큼 어릴 때부터 뛰어났다.

-박순철 : 만화 작가(탁구 감독)가 되지 않았다면 무엇을 했을 것 같습니까?
-이현세 화백 : 이 세상에 없었다. 나는 만화가 좋다. 다른 직업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강문수 감독 : 공무원이 됐을 것이다. 한때 교수직을 제의 받은 적 있다. 그때 안 가고 삼성생명 코치직을 맡았는데 덕분에 지금의 아내를 만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이현옥 :  혹시 묘비명에 남기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이현세 화백 : 바람처럼 살았다. 나는 자유다.
-강문수 감독 :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이현옥 : ‘EBS 삼국지 촉한’의 땅에 나오셨는데 삼국지 중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
-이현세 화백 : 조자룡이다. 가장 순수한 무장이다. 여자들과 아무런 스캔들이 없었는데 어쩌면 성불구자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그러나 최고의 무장은 역시 여포다. 유관장 3형제가 붙어야 될 정도다. 여포는 여자를 너무 아껴서 망한 장수다.
-강문수 감독 : 여기서 이현세 화백이 조자룡은 문수형님을 꼭 닮은 장수라고 말했고 절대로 지고 싶어하지 않는 장수라고 표현했다. 강문수 감독은 매우 흡족해 했다. 

-jinho Lee : 세월이 많이 흘렀는데 엄지는 지금쯤 몇 살이 되었나요?
공포의 외인구단에 까치가 황남초 28회로 나온다. 현실적인 나이로 굳이 따지면 61세다. 엄지가 까치와 동기생이니 같은 나이로 보면 된다. 그러나 만화는 캐릭터 그 자체로 영원하다. 

-남경우 : 천국의 신화는 환단고기에서 차용한 내용이 많은 듯하다. 환단고기에 대한 위서여부의 판단은?
이현세 화백은 이전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역사서를 중심으로 만화 스토리를 구성하고 있으며 실제로 역사만화에는 당시의 복식이나 무기류에 대한 고증도 엄격히 한다는 대답을 한 바 있다. 화랑세기 위서여부에 대해서도 삶과 죽음의 순간을 함께 나눈 후기 화랑들의 입장에서 연인이 지켜보는 전정에서 용맹하게 보이고 싶은 남자들의 원초적 용기에 대해 논하며 진서라고 한 바 있다.

-정병웅 : 경주에 이현세 만화관이나 문학관을 지으면 어떨까요?
2018년 12월에 경주시에서 이현세 화백과 함께 이에 대한 구상을 논의했다. 당시 경주시 미래사업추진단이 황남초가 이전되는 것을 고려, 황남초 일부를 이현세 화백 기념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황남초는 뒤에 경상북도 교육청에서 발명체험교육관 구축으로 가닥을 잡았고 이후 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 이현세 화백은 자신과 관련한 콘텐츠가 필요하다면 언제 어떤 방법으로건 적극적으로 지원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박근영 기자 / 1421호입력 : 2020년 01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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