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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산 너머 남촌’에는 ‘누부야’가 요리하기에…

단단하면서도 넉넉한 손맛에 오랜 단골 수두룩!
박근영 기자 / 1383호입력 : 2019년 03월 28일
↑↑ 산너머 남촌과 누부 허정옥 사장.

한국관광학회 명예회장 변우희 교수(경주대)와 동생인 동의대학교 변성희 교수 형제는 입맛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형제다. 두 사람은 특히 전국 축제를 다니며 지역마다 유명하고 고급스런 맛집을 꿰고 다니다시피 하는 미식가들이기도 하다. 그런 두 사람이 경주 맛집 최고로 꼽는 곳이 황성동 청우 아파트 뒤, 황성 오일장 장터숯불 뒤쪽 선술집 ‘산 너머 남촌’이다.

몇 해 전 성건동 근처에서 술집이나 음식점을 하던 사람들이 휴일이거나 자신들도 술 마시러 가는 곳 중에 한 곳 역시 산 너머 남촌이었다. 이들에게 허정옥 사장은 보통 ‘누부야’로 통한다. 심지어 하도 여러 사람이 누부야라고 불러서인지 허 사장 보다 나이 많은 고객들조차 쉽고 편해서 누부야라 부르기도 한다.

참고로 산 너머 남촌이라는 간판이 낯선 사람들에게 현대병원 사거리 북쪽에 있던 ‘현대막걸리’라고 하면 오히려 기억하기 쉬울지도 모른다. 성건동에서 황성동으로 옮겨온 것이 삼 년 남짓, 성건동 근처에서 최고 맛집으로 알려졌던 곳이 이제는 황성동 전역에 소문났다. 무엇보다 성건동에서 단골로 다니던 사람들이 먼 길 마다 않고 황성동까지 쫓아다닌다. 서울에서 출판사를 운영하며 작가 활동하는 P씨는 경주 오면 빠지지 않고 들리는 곳이라며 가족들까지 누부야랑 친하게 지낼 정도로 친근하다며 단골임을 자랑한다.

이런 산 너머 남촌에는 비결이 있다.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 미각을 사로잡는 ‘깐깐하면서도 넉넉한 손맛’, 그리고 맛을 뛰어넘어 사람들을 꾸밈없이 대하는 누부야의 따듯한 마음이다. 한 잔 술로 즐거움을 추구하거나 맛깔 난 안주로 허기진 속을 달래는 술꾼들이 허 사장을 동생 혹은 이모나 누부야처럼 대하는 이유는 고객을 가족처럼 대하는 허 사장의 마음이 통해서일 것이다.

이런 산너머 남촌인 만큼 특별한 메뉴가 있다. 가장 좋은 것이 데친 돌문어. 싱싱하게 살아있는 문어에 고추와 마늘, 양파와 파, 간을 맞추기 위한 소금만 약간 집어넣어서 슬쩍 데쳐서 내오는 것은 여느 집과 다를 바 없지만 데친 문어를 보는 앞에서 가위로 대충 잘라주는 것이 다른 점. 야들야들하면서도 쫄깃한 문어 맛도 일품이지만 ‘알큰한’ 국물 맛이 사람을 죽여 놓는다. 소라 숙회도 일품이다. 당일 사온 소라를 내장과 함께 데쳐서 덤성덤성 썬 다음 초고추장과 함께 내놓는데 그 맛이 달다.

문어나 소라가 이렇게 특별한 맛을 내는 데는 매일 장을 보고 좋은 안주감을 골라오기 때문이라고. 냉동문어나 냉동소라는 거들떠 본적도 없다. 재료가 시원찮으면 숫제 사오지 않는 것이 ‘누부야의 음식철학’이다.

동태탕 역시 발군이다. 술 마시러 오는 손님들이 동태탕 맛있다고 일부러 밥까지 시켜 먹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밖에도 도루묵 졸임, 가자미 구이, 해물파전, 두부김치 등이 이곳의 명품 안주다. 계절에 따라 가오리찜과 코다리찜도 맛있다.

여기에 손가는 대로 집어주는 싱싱한 채소들과 미역 등이 입맛을 돋운다. 날마다 장을 봐오니 모든 야채와 해산물들이 싱싱할 수밖에 없다. 이 근래에는 미나리가 일품이다. 그냥 시장에서 나오는 양식미나리를 정갈하게 씻어서 싱싱한 채 내주는데 ‘누부야 표 양념장’ 때문인지 희한하게 맛있다.

이렇게 맛있는 곳이지만 또 하나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요인이 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싼 음식값들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 싸게 파느냐고 묻지만 누부야의 대답은 간단하다. ‘그마이만 받아도 댄다’는 것.

“내가 만든 음식만 믿고 먼데서 일부로 택시까정 타고 오는데 함부로 값을 올래 받으믄 대겐나? 나는 글케는 몬한다”

누부야 말을 듣고 있으면 맛집 사장님이 아니고 무슨 도덕 선생님 같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안주에 대한 자부심도 야무지다. 무엇이 가장 자신 있느냐는 말에 이렇게 대답한다.

“내가 맹그는 거는 아무거나 다 맛있다 아이가. 그날그날 재료가 먼가에 따라 쪼매씩 추천메뉴가 달라지는 거 뿌이다”

경주를 찾았을 때 굳이 경주다운 음식을 먹겠다고 기를 쓰는 분들에게 한 마디 일깨워 드리고 싶다. 음식은 어디나 다 있다. 다만 그 음식을 누가 만드느냐가 문제다. 경주에서 가장 경주다운 음식은 가장 경주사람다운 사람이 만드는 음식을 먹었을 때다.

산너머 남촌을 찾아서 경주의 손맛도 확인하고 정말 따뜻하고 풍요로운 경주 사람의 인정을 느껴보기 바란다. (문의 054-741-6043)
박근영 기자 / 1383호입력 : 2019년 0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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