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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교장 만년필을 슬쩍한 고무신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383호입력 : 2019년 03월 28일
한 번은 P고등학교 최 교장이 “민주교육” “학생 여론” 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교장실을 개방하여 학생 여론을 청취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 여론이란 것이 고무신 선생에게 불리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었다. 선생의 비행이 모두 학생을 통해 교장의 귀에 들어가는 일, 수업 시간 중에 헛소리하는 일, 술집 아가씨와 어떻게 된 이야기, 이런 여론이 교장의 귀에 바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고무신은 결심을 하게 되었다. 고무신이 열려 있는 교장실 문에 들어섰을 때, 교장은 부재중(不在中)이고 교장의 책상 위에는 책이 펼쳐져 있고 책이 펼쳐져 있는 책갈피에는 파카 만년필이 놓여 있었다. 당시 미제 파카 만년필이면 최고급품이다. 이때다, 교장 길들이기 좋은 기회. 그는 순간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파카 만년필을 집어 주머니에 넣고 유유히 교장실을 나왔다. 그 후 아무 일 없이 며칠이 지나 갔다. 직원회의 때 교장이 자기 만년필 분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혹시 보신 분이나 학생들이 가져간 일이 있으면 돌려 달라는 것이었다. 그때 고무신 선생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렇게 말했다.

“교장 선생님, 그것 보십시오. 학생 여론을 청취한다 하시면서 교장실 문을 개방하신 것부터가 잘못된 것 아닙니까? 이대로 나가다가는 어찌 만년필뿐이겠습니까? 교장실 좋은 물건 거의 도둑맞게 생겼으니 교장 선생님, 이 어떻게 하시렵니까?” 하고 말했다.(실은 그 만년필은 벌써 술집에 가서 잡히고 술 마신 지 오래지만...)

그 후부터 교장선생은 교장실 문을 철폐하고 학생들의 출입을 막아버렸다.

한 번은 아침 조회 때에 교장 선생의 훈화에서 연세가 든 분의 말씨에 흔히 쓰이는 “학습을 학십, 연습을 연십”이라고 발음하니까 학생들이 ‘하하하’하고 소리 내어 웃었다.

교장선생의 훈화가 끝나기가 무섭게 교단에 뛰어 올라가서 학생 여러분, 방금 교장 선생님께서 “학습을 학십 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엄연한 문법체계에 의한 것입니다. 최현배 선생의 말본을 보게 되면.........”하고 교장 선생의 말이 문법적으로 타당하다는 이론을 억지로 설명하고서는 교단에서 내려오는 모양이 또한 배꼽을 잡는다. 그냥 계단으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토끼처럼 조회대 위에서 팔을 흔들어 넓이 뛰기 하는 모양으로 땅에 뛰어 내려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었다.


-정민호(시인. 동리목월문학관장)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383호입력 : 2019년 0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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