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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진주「개천예술제 한글백일장」에 경주의 문예반 학생과 함께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380호입력 : 2019년 03월 07일
1950년대 중반 경 고무신 박종우 선생이 경주공고에 있을 때, 경주시내 고등학교 학생들의 문예활동은 대단하였다. 경주에는 유치환 선생이 경주고 교장으로 있었기 때문에 문인교사들이 많았다. 특히 청맥(靑麥)동인의 회원 거의가 경주 시내 중고 교사였었다. 그 멤버를 보면 박종우, 김윤식 김해석, 이원팽, 이종룡, 정연길, 김영식, 성학원, 홍영기, 황호근 등과 함께 활동하던 시기였다.

그 당시 경주시 문예지도 교사 <연합서클>이 있어서 자주 만나게 되었는데, 개천예술제 같은 중요 백일장에 참가할 때는 경주 시내 남녀 고교생들이 한데 모여 같이 가게 되었다. 그 때에는 시내 고등학교 <연합지도교사회>에서 한 분이 학생 인솔을 하게 되는데, 그래서 고무신 선생이 자주 대회에 학생 인솔을 맡아하였다.

고무신 선생은 미리 각 학교에 연락하여 출장비를 받고 학생들은 경주역 광장에 모이도록 지시하고 당일 경주역 광장에 나가게 된다. 백일장에 참가하는 시내 각 학교 고등학생들은 기차표를 사지 말라고 지시했다.

자기가 책임지고 기차를 태워줄 테니 차표를 사지 말라는 것이다. 그래서 차표를 산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이윽고 차시간이 되어 고무신 선생은 백일장에 출전하는 학생들을 인솔하여 군인전용 개찰구인 R.T.O로 빠져나가게 했다. 고무신은 군인 관계자에게 미리 부탁해 놓았던 것이다. 이것을 안 학생들은 불안하여 기차는 탔지만 모두가 안절부절못했었다. 그러나 고무신 선생은 학생 모두를 인솔하여 특실에 들여보냈다.

학생들은 불안하지만 선생이 시키기 때문에 차표도 없는 학생들이 모두 1등석을 차지하여 버티고 앉았다. 삼십여 명의 학생들과 인솔 교사 고무신 선생은 아무 거리낌 없이 태연하게 특실 유리창 의자에 기대고 앉아 신문으로 얼굴을 가리고 잠자는 척 앉아 있었다.

기차는 대구를 거쳐 청도 밀양 삼랑진을 지나고 있었는데, 마침 그때 열차 승무원이 개찰하기 위해 특실 칸에 들어섰다. 승무원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학생들은 모두 무임승차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에는 주로 일반 서민들은 3등차를 타고 특실은 거의 비어 있거나 돈 있는 몇 몇 사람만이 이용했다.
그런데 학생들이 새까맣게 앉아 있으니 승무원은 놀랄 수밖에. 어리둥절한 승무원은 학생들 앞에 와서 기차표를 내라고 했다. 그러나 차표는 없었다. 무임승차인 것이다. 학생들은 손가락으로 인솔 교사인 고무신 선생을 가르친다. 개찰을 받는 학생마다 모두 고무신 선생을 가르치니 그제 서야 주범(?)이 고무신 선생임을 알고 승무원은 창가에 앉아 신문지로 얼굴을 가린 고무신 앞에 성큼 다가섰다. 그는 머뭇거리다가

“...저- 선생님, 좀 뵐까요”

“..............”

“저, 선생님. 저 좀 뵐 까 요?”

“.............”

두 번째 역시 묵묵부답이었다. 고무신 선생은 한참 후에야 고개를 돌리며 귀찮은 듯이 묻고 있는 승무원을 올려다본다. 그러고서는

“야, 너 나 몰라?” 하고 날카롭게 물어댄다.

“선생님, 전 잘 모르겠는데요.” 하고 주저주저 한다. 고무신은 그때를 놓칠세라 날카로운 소리로 고함을 꽥질렀다.

“너는 도대체 몇 기야. 너희 학교 선생도 몰라? ”

“저 X기인데요.”하고 승무원은 풀이 죽어 교통고등학교 졸업 기수를 댄다. 그 때를 놓칠세라 고무신은

“야, 너희 학교 교가 한번 불러봐” 하고 고함을 친다. 승무원이 머뭇거리고 있을 때, 찬스를 노린 듯이 고무신이 음성을 조금 낮추더니

“너희 학교 교가 내가 지었잖아. 몰라?”하고는 부드럽게
“수고한다. 다른데 한번 가봐” 하고 승무원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위로하듯 했다. 승무원은 거수경례를 하면서 가버렸다.

그 후 목적지 역에 도착하여서 그때부터가 문제였다. 그래서 고무신은 학생들을 불러 다음과 같이 지시했다.

“예들아, 우리가 오기는 다 왔는데, 역을 빠져나가는 일만 남았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각자행동이다. 제군들은 어디로 나가든지 몇 시까지 역 앞에 있는 중국집으로 모이도록 한다. 지시 끝_.”

이렇게 되고 보니 모두가 각자 역을 빠져나갈 궁리를 마음속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무임승차로 특실을 타고 오기는 잘 왔지만 그 다음부터가 문제였던 것이다.

-정민호(시인. 동리목월문학관장)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380호입력 : 2019년 03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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