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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진 시립미술관 건립

물천분교 추진→한수원 자사고 대안 사업
시, 150억 규모 적정 vs 미술인 “더 크게”

이필혁 기자 / dlvlfgur@hanmail.net1543호입력 : 2022년 06월 30일

시립미술관 건립에 자사고 대안사업 예산이 반영되면서 건축 규모가 바뀌고 미술계 요구도 높아지는 등 ‘판’이 커지고 있다.

경주시가 추진하는 시립미술관 건립사업에 한수원 자사고 무산 대안 사업 예산 150억원이 투입된다.
시는 지난달 22일 대회의실에서 경주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경주 시립미술관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시립미술관은 황성공원 내 2535㎡(766평) 부지에 150억의 예산을 들여 지하 1층과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될 계획이다.

미술관 공간 구성을 살펴보면 전시 공간은 800㎡, 수장고 300㎡, 사무·연구영역 350㎡, 교육·커뮤니티 530㎡, 부대 편의시설과 기타 시설 555㎡ 등 총 2535㎡(766평)로 구성될 예정으로 지하에는 일반수장고와 세미나실, 1층에는 전시실과 카페, 2층 창작스튜디오, 사무실, 체험 공간 등으로 꾸며진다.

최종부지로 선정된 황성공원 내 문화공원 주변 지역은 시민 이용 편의성과 인근 미술관(알천미술관)과의 연계성, 실현 가능성, 미술관 접근성 등의 요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함께 건립되는 시립도서관과 연계를 통해 단순 미술관 이외 미술도서관과 같은 복합기능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미숙한 용역보고서
용역기관에서 시립미술관 타당성 및 계획을 수립하는 최종보고서에는 방문객 오류와 경제성 평가 등이 빠져 미숙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건립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전국 시립미술관 방문객 현황에서 오류가 발견된다. 경주시 인접 미술관을 비교하면서 방문객을 유료와 무료 구분 없이 주요 관광지점 입장객 수치로만 나열하는 오류를 범했다. 2019년 연 120억원 가까운 예산을 사용한 대구미술관 방문객을 22만명으로, 연 30억원 정도의 예산 쓴 포항시립미술관 방문객을 29만명으로 집계했다. 하지만 2019년 당시 유료 방문객은 대구미술관 23만명, 포항시립미술관 8만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시립미술관 적정 규모 산정에도 오류가 발견됐다. 규모 적정성 검토를 위해 경주시 인접 미술관을 비교하면서 관광객은 배제된 채 단순히 인구 대비 규모를 산정한 것이다.
 
포항시립미술관과 대구미술관이 1인당 면적 0.01 정도라며 경주시립미술관도 1인당 면적 0.01 기준 2535㎡(766평)로 공간을 구성한 것이다. 그리고 최종보고회에서는 미술관 계획에 필수적인 경제성 예산과 운영 예산은 빠진 채로 진행됐다.

최종보고회에 참석한 위원들은 “지역의 솔거미술관에만 유료 관람객이 14만명을 넘는 상황에서 미술관 규모를 단순히 인구 대비 면적으로 계산한 것은 오류가 있다”면서 “관광객 유치를 포함해 규모를 설정해야 하며 운영에 필수적인 예산이 빠진 것도 큰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립미술관 규모는 인구가 아니라 예산상의 이유로 지하 1층과 지상 2층 규모로 나온 것이다”면서 “차후 함께 건립되는 시립도서관 규모가 정해지면 미술관 규모도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성 조사와 운영 예산 등은 최종 보고서에 반영하겠다”고 전했다.

↑↑ 시립미술관과 시립도서관이 건립될 황성공원 내 부지.

-선후 바뀐 미술관 용역
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최종보고회가 절차상 성급히 이뤄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예산의 주된 핵심인 복합도서관 건립 관련한 기본 계획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황성공원 사용을 위한 도시계획 변경도 마무리 되지 않아 현재는 도서관 및 미술관 건립 시 근린공원 시설율 기준을 초과하게 된다.

회의에 참석한 위원은 “시립미술관 예산과 면적 등 처음 생각한 것과 상이한 부분이 많았다”면서 “최종보고회에서 미술관 관련 계획이 명확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가 되는 도서관 건립 계획이 마련된 후 미술관 계획을 수립하거나 두 곳이 함께 진행돼야 제대로 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황성공원 도시계획 변경은 연말 경 마무리 될 전망이며 복합도서관 기본계획 용역은 조만간 진행될 예정이다”면서 “도서관 계획에 미술관 용역 결과를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미술계 반발 “더 크게”-시, 재정자립도 생각해야

150억원 규모의 시립미술관 건립 추진이 제시되자 지역 문화계는 반발하는 분위기다.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기대했던 시립미술관 예산이 다른 지자체 대비 부족하다는 것.

미술계 관계자는 “인근 포항시립미술관은 240억원을 들여 제2관을 증축하고 있으며 최근 건립을 추진하는 예천군도 시립미술관 예산에 250억원을 책정했다”면서 “150억원 예산으로 과연 경주를 대표하는 시립미술관 건립이 가능하겠느냐”며 반발했다.

하지만 시는 시립미술관 건립 예산을 타 지자체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타지자체 예산에는 부지 매입비가 포함된 금액이지만 경주는 부지매입비가 빠졌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경주시립미술관 예산에 부지 매입비가 포함된다면 예산은 250억원이 넘는다. 또한 현재 경주에는 미술관이 2개나 있어 운영비 등 재정 자립도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될 수 있어 무조건 크게 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술관 규모는 사용할 수 있는 예산 규모에 맞춘 것이다”고 말했다.

-자사고 대안 사업 예산으로 시립미술관 추진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시립미술관은 150억원 예산에 맞춘 것이라고 고시는 밝혔다. 이러한 예산 규모는 초기 시립미술관 예산보다 증액된 규모다.

시는 2020년 지역 미술사 정립과 문화 관광 다양성을 위해 시립미술관 건립을 추진한다. 당시 폐교된 물천분교를 30억 원 정도의 예산으로 부지를 매입해 리모델링을 거쳐 시립미술관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접근성, 타당성 등의 문제로 제동이 걸리면서 건립 예정지를 황성공원과 경주엑스포대공원 등으로 넓히게 된다. 이후 시립미술관 건립은 예산 확보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 최근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시립미술관 건립이 진행되면서 예산이 투입되는 미술관 건립에 문체부가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초창기 독단적으로 추진하던 시립미술관 건립이 국비 예산 문제로 한수원 예산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자사고 무산 대안 사업으로 복합 도서관을 건립하기로 했고 미술관은 도서관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추진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는 도서관이 되는 것으로 미술관 예산은 도서관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립미술관 예산은 한수원 자사고 무산 대안사업인 복합 도서관 관련 예산 787억 중 일부다.
예산을 쥔 한수원은 도서관 건립에 전액을 쓰는 대신 장학사업으로 200억원 정도를 책정하자는 의견을 나타냈다. 시는 경주시장학회를 운영하고 있어 새로운 장학회 운영 대신 시민과 문화계 관심이 높은 시립미술관 예산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시 관계자는 “시립미술관 건립 예산을 150억에서 200억으로 책정한 건 예산 때문이다. 무조건 많은 예산을 책정할 수 없는 입장이다”면서 “예산을 사용하려면 한수원 이사회 승인을 거치는 등 아직 절차가 남아 있다. 관련 부서와 협의해 미술관 건립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필혁 기자 / dlvlfgur@hanmail.net1543호입력 : 2022년 0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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