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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삼중수소 검출 논란 어디까지 가나?

여·야 정치권 공방으로 이어지며 논란 확산
환경단체들 민관합동조사위원회 구성 촉구
한수원, 외부유출 없고 안전하게 관리 해명

이상욱 기자 / lsw8621@hanmail.net1472호입력 : 2021년 01월 14일
월성원전 내 고농도 삼중수소 검출과 원전 안전을 두고 한수원과 시민단체의 주장이 맞서고 있다. 특히 이를 둘러싼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되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수원이 지난해 6월 수립한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 및 조치계획’에 따르면, 2019년 4월 월성원전 내 일부 관측정에서 고농도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특히 월성원전 3호기 터빈 건물 하부 지하 배수관로 맨홀 고인 물에서 리터당 71만3000㏃ (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점화됐다.

삼중수소는 자연 상태에서도 존재하지만 기준치 이상 피폭 시 유전자 변이 등을 초래한다고 알려졌다.

한수원은 당시 삼중수소가 검출된 고여 있던 물을 액체방사성폐기물처리계통으로 전량 회수했고, 정부 규제기관과 민간환경감시기구 등 지역주민들에게도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 유입되는 물의 삼중수소 농도는 법적 허용치 이하인 약 1만 베크렐 정도로 미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월성원전 인근 일부 주민과 환경단체들은 월성원전 어딘가에서 방사능이 누출 되고 있고, 공식적으로 발표해온 방사능보다 더 많은 방사능이 유출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환경단체, 원전 내 지하수 유동 전면조사 요구
월성원전 내 삼중수소 검출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면서 환경단체들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2일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성원전 부지의 방사능 오염 실태를 명확히 하고 방지대책 마련을 위해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위원회를 즉각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월성원전 내 어디서 얼마나 새는지 알 수 없는 방사능이 확인돼 시민들을 두려움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며 “27곳의 지하수 관측 우물에서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가 높게 관측된 것은 원전 부지 전체가 삼중수소에 오염되고, 이는 인근 마을과 바다로 배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더욱 우려되는 콘크리트 구조물은 폐수지저장탱크로, 이곳엔 사용후핵연료 저장조보다 100배 더 많은 삼중수소를 포함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확인과 함께 월성원전 부지의 지하수 유동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월성원전 부지의 방사능 오염은 ‘비계획적 유출’에 의한 것으로, 방사능 오염수가 정해진 경로를 통해 배출되는 ‘계획적 유출’만 있었다면 광범위한 오염은 발생치 않았을 것”이라며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비계획적 유출을 방지하고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규제방안 마련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위원회’를 즉각 구성할 것과 관련 정부기관의 위원회 구성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요구했다.

-한수원 “환경단체 등 주장 사실과 달라” 해명
한수원은 삼중수소 검출 관련 환경단체의 주장과 언론보도 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71만3000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는 보도는 발전소 주변지역이 아닌 원전 건물 내 특정 지점 한 곳에서 일시적으로 나온 것으로, 해당 지점의 관리 기준치는 없으며 발견 즉시 회수해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삼중수소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최소 단위 원소로 어느 곳에서나 발견될 수 있고, 배수되는 물 중 일정 수준의 삼중수소량(4만 베크렐 이하)은 법적으로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비계획적 유출에 대한 주장에 대해서는 원전 내는 물론 인근 지역까지 방사능 감시 설비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배출량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비계획적인 유출은 확인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원전 부지 바깥으로 방사능 물질이 확산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난해 환경 감시지점에서 지하수 분석 결과 삼중수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봉길 지역에서 세계보건기구 음용수 기준인 1만 베크렐 대비 미미한 수준인 4.8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됐을 뿐이라고 했다.

인공적인 방사능물질인 ‘감마핵종’이 미량 검출과 관련해서는 2019년 5월 실시했던 사용후핵연료저장조 보수 공사 이전의 잔량으로 추정되고, 보수 후에는 감마핵종이 검출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수원 노조, 정쟁 도구로 삼는 행위 중단 촉구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은 지난 11일 성명서를 내고 “원전 내 방사능물질을 법이 정한 기준치 이내로 관리하고 있음에도 일부에서 마치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한수원과 근로자들은 원전을 안전하게 관리하는데 모든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 여당 정치인이 월성3호기 관리 구역 내 방사성 관리가 문제라도 있는 듯한 발언으로 국민과 지역주민의 불안을 유발하고 있다”며 “이 같은 문제제기는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 ‘정치적 물타기’가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수원 노동자들은 안전한 발전소 운영을 위해 365일 24시간 불철주야 묵묵히 노력하고 있다”며 “더 이상 한수원과 한수원노동자들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 월성원전 내 삼중수소 검출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월성원자력본부 전경.

■삼중수소 검출 논란 정치권 공방으로 확산

이번에 점화된 논란은 정치권 여·야간 공방으로 확산되고 있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에 월성원전의 방사능 오염 규모와 원인, 관리 부실 여부를 전면 조사할 것을 주문하고, 국회 차원의 조사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월성원전 조기 폐쇄 과정에서 경제성이 낮게 평가됐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은 감사원도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과학적 사실이 아닌 일부 주장을 침소봉대해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월성원전 조기 폐쇄의 부당성을 감추고 검찰 수사에 물타기 하려고 한다고 각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방사능오염 규모와 원인 등 전면조사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월성원전 부지 지하수가 삼중수소에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삼중수소 배출 경로와 무관한 지하수 등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된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수원은 삼중수소의 잠재적 위험성을 감안할 때 유출의 원인부터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월성원전 관리체계에 허점이 있는 건 아닌지 정밀하게 점검해야 한다”며 “정부는 노후한 월성원전의 방사능오염 규모와 원인, 관리 부실여부를 전면 조사하고, 국회 차원의 조사 필요성도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이낙연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월성원전 부지 지하수에서 방사성물질 삼중수소가 기준 17배 넘게 검출됐다”며 “외부유출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하수에서 확인됐다는 자체가 충격적”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일부에서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를 정쟁화하며 불량원전의 가동 연장을 주장했다. 참으로 무책임한 정쟁이었다”며 “무엇보다 1년 넘게 감시해놓고 사상초유의 방사성 물질 유출을 확인하지 못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월성원전 삼중수소 유출 의혹은 7년 전부터 제기됐는데 그동안 왜 규명되지 못했는지, 은폐가 있었는지, 원전 마피아와의 결탁이 있었는지 등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원전 관련 검찰수사 ‘물타기’ 주장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에 대한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를 무마하려고 민주당이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과학적 사실이 아닌 일부의 주장을 침소봉대해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여러 여당 정치인들이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월성 1호기 지하수에서 삼중수소가 기준의 18배가 검출됐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원전 외부로 유출된 적이 없다. 오히려 해당 침출수는 제대로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원안위와 한수원측에서 확인했다”고 했다.

또한 “기준치 18배 초과라는 것도 가짜뉴스”라며 “검출된 삼중수소는 원전 시설 내 특정 지점에서 일시적으로 검출된 것으로 외부로 유출되지 않았고 회수돼 액체폐기물 처리기준에 따라 처리됐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낙연 대표는 삼중수소 검출을 충격적, 원전마피아라는 표현을 하면서 감사원을 강력하게 비판했다”며 “이는 사실을 호도해 원전수사를 훼방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나나 6개, 멸치 1g 수준의 삼중수소를 괴담으로 유포해 원전수사를 물타기하려는 저급한 술수를 멈춰야 한다”며 “가뜩이나 살기 팍팍한 국민들의 혼란을 부추기지 말고, 국민 앞에 원전 국정농단 행위를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지는 원전 관련 논란 시민 피로감 높아
지난 2005년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유치와 관련한 찬반 갈등을 시작으로 월성 1호기 수명연장과 조기폐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건설, 원전관련 검찰수사, 그리고 이번에 삼중수소 검출 논란까지···.

십 수 년 간 원전관련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시민들의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에도 원전 안전에 대한 불안감과 논란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 우려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경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끊이지 않는 원전 관련 쟁점들의 찬반 갈등과 논란 속에 지역주민들이 상처받고 있다”면서 “정치권은 더 이상의 정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면서도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경주시 월성원전 민간환경감시기구는 지난 13일 회의를 열고 주민불안과 우려를 조속히 해소하기 위해 본격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상욱 기자 / lsw8621@hanmail.net1472호입력 : 2021년 0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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