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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해자서 1600년 전 나무방패 2점 발견

현존 최고(最古) 의례용 ‘나무 배 모형’ 출토, 지방관 명칭인 당주(幢主) 명기 목간도 나와
이상욱 기자 / lsw8621@hanmail.net1384호입력 : 2019년 04월 04일
↑↑ 해자 내부에서 출토된 4~5세기 나무 방패. 표면에는 동심원 등 기하학적 문양이 새겨져 있으며 가장 온전한 형태로 발견됐다. 제공=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경주 월성 해자에서 4~5세기경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 방패 2점이 나왔다. 지금까지 발견된 방패 유물 가운데 가장 온전한 형태로 발견돼 복원작업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방패 중 한 점은 손잡이가 달린 형태로 발견된 첫 사례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일 월성 발굴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B지구 북쪽 1호 수혈해자 최하부층에서 고대 방패 패 2점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한 점은 손잡이가 있고, 다른 하나는 없는 형태로, 크기는 각각 가로 14.4cm, 세로 73cm와 26.3cm, 95.9cm다. 두께는 각각 1cm, 1.2cm.

방패 재질은 잣나무류이며, 손잡이는 느티나무로 분석됐다. 방패 표면에는 날카로운 도구로 동심원과 띠 등 기하학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칠했다. 또 일정한 간격으로 미세한 구멍을 뚫었는데, 이는 실과 같은 재료로 단단히 엮어 방어력을 강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방패 제작 시기는 2점 모두 340년에서 410년대 사이로 분석됐다. 5세기 방패 유물은 경산시 임당동에서 발견된 적이 있지만, 이번에 월성에서 출토된 유물이 더 온전한 형태를 갖춰 복원이 가능하다고 연구소측은 밝혔다. 연구소는 방패의 용도로 전쟁에서 쓸 수 있는 방어용 무기로 사용하거나, 수변의례 시 세워 사용하는 의장용 등 2가지 의미 모두 추정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종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고대 방패는 고구려 안악3호분 벽화에 나오는데, 손잡이가 없는 방패는 의장용일 가능성도 있다”면서 “일본에서는 고대 방패가 다수 출토됐는데, 실로 엮기 위한 구멍과 기하학적 문양이 월성 방패와 비슷하다. 방패가 한일 문화 교류사를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이번에 발견된 방패를 토대로 연구를 거쳐 올해 복원기술보고서를 통해 방패 복원도를 제시할 예정이다.

↑↑ 월성 해자에서 출토된 나무 배 모형. 배 외부에 불에 그슬린 흔적 등으로 미뤄 의례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공=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왕실과 최고위 계층위한 의례용 ‘나무 배 모형’

의례에 사용됐던 나무배 모형 1점도 확인됐다. 4~5세기경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배 모양 목제품이다. 통나무배와 구조선의 중간 단계인 준구조선으로 길이는 약 40㎝. 뱃머리와 배꼬리가 정교하게 표현됐고, 배 안팎에서 불에 그슬리거나 탄 흔적이 남아 있어 왕실과 최고위 계층을 위한 의례용으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원을 쓴 종이를 배에 띄워 불에 태우는 형태의 수변의식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배는 약 5년생의 잣나무류로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소는 배 모형의 폭과 길이 비율이 1:9로, 실제 배 형태와 유사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모형 배의 경우 일본에서 약 500여점이 출토됐고,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월성 배 모형과 비슷한 것으로 일본 시즈오카현 야마노하나 유적에서 출토된 고분시대 중기(5세기)의 길이 54.8cm의 목제 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훈 소장은 “월성과 일본의 모형 배가 선수·선미의 표현방식, 상부구조물이 연결되는 부분인 현측판의 표현방법 등이 매우 유사하다”며 “앞으로 양국의 배 만드는 방법과 기술의 이동 등 상호 영향관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목간에선 당주 명기 첫 발견 사례

신라 사회의 일면을 보여주는 목간들 중 지방관 명칭인 당주(幢主)를 명기한 목간도 나왔다. 삼면에 글자를 적은 이 목간은 국보 단양 신라적성비에서 당주를 명기한 이후 두 번째로 발견된 사례다. 물론 목간에서는 최초로 이 명칭이 등장했다.

주요 내용은 당주가 음력 1월 17일 곡물과 관련된 사건을 보고하거나 받은 것이다.  ‘벼 세 석, 조 한 석, 피 세 석, 콩 여덟 석’(稻參石粟壹石稗參石大豆捌石)이라는 곡물과 수량을 기록했다. 또 금액이나 수량의 숫자 변경을 막기 위해 일(一), 삼(三), 팔(八) 대신 획이 많은 일(壹), 삼(參), 팔(捌) 등 갖은자를 사용한 것이 주목된다.

연구소 관계자는 “앞서 동궁과 월지 목간(7~8세기)에서도 갖은자가 확인됐는데, 신라의 갖은자 사용 문화가 통일 이전부터 있었음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신라인 풍습 엿볼 수 있는 동물유체도 확인
해자 내부에는 멧돼지뼈 26점이 발견됐다. 이외에도 말, 개, 소, 사슴류의 순서로 동물유체도 확인됐다. 전체 중 멧돼지류의 뼈가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치아 분석 결과 모두 6개월 전후의 어린 돼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식용 또는 의례용으로 어린 돼지를 선호한 신라인들의 풍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곰뼈가 15점 발견된 점도 흥미롭다. 앞발뼈와 뒤꿈치뼈가 주로 확인됐고, 아래턱뼈에서는 칼로 해체한 흔적이 보였다. 삼국사기 기록에는 ‘신라시대 각급 지휘관의 깃대에 다는 장식품을 곰의 뺨·가슴·팔가죽으로 제작한다’고 한 점에 미뤄 월성 해자 인근에 이런 장식품을 제작하는 공방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3세기 분묘 유적에서 많이 출토되는 수정 원석이 나왔다.

연구소는 소량이지만 가공하지 않은 수정 원석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월성왕궁 주변에 수정을 깎는 공방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3호 해자에서는 석축해자 축조 혹은 의례 과정에서 한꺼번에 폐기한 것으로 짐작되는 철부(쇠도끼) 36점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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