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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된 성악가가 그리 인기였어?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 1408호입력 : 2019년 10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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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우 예술상생 대표 | 17세기 바로크 오페라는 카스트라토의 전성시대였다. 카스트라토(castrato)는 ‘castrate(거세하다)’에서 나온 용어로, 소프라노처럼 높은 음역을 유지하기 위해 변성기 전에 거세수술을 한 남성 가수를 말한다. 대략 소년기에 거세수술을 받으면 목소리의 변성을 포함한 2차 성징이 나타나지 않는다. 후두의 성장도 멈추기 때문에 소년기의 소프라노 음역을 그대로 간직하게 된다. 또한 이들의 폐는 일반인보다 훨씬 커져 호흡조절이 자유롭다. 따라서 두 옥타브 이상의 파워풀한 고음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카스트라토는 생식기능을 잃는 위험한 선택이었기에 대체로 불우한 처지에 있는 소년들의 차지였다. 하지만 낙타가 바늘을 지나가는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남은 카스트라토는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카스트라토는 당대 최고의 인기 직업이었고, 이탈리아에는 이들을 양성하기 위한 학교도 있었다. 한창 때는 매년 4000명의 소년들이 거세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바로크 시대의 오페라에는 카스트라토를 위한 작품이 많았다. 여성들이 무대에 서는 걸 달가워하지 않던 시절이라 카스트라토가 여성 역할을 대신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카스트라토가 여성 역할만을 한 것은 아니고, 왕이나 장군 역할로도 많이 캐스팅되었다. 그러다보니 남녀 주인공을 모두 카스트라토가 연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우리가 카스트라토를 기억하는 건 1995년에 개봉한 영화 ‘파리넬리(Farinelli)’의 흥행 덕분이다. 영화에서 파리넬리라는 이름을 가진 카스트라토는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에 나오는 유명한 아리아 ‘울게하소서’를 소프라노보다 더 아름답게 부른다. 그러나 카스트라토는 아무래도 자연스럽지 않다. 18세기 중반 이후 관객들은 기교 위주의 카스트라토 창법에 싫증을 느끼고, 점점 자연스런 목소리를 원하게 된다. 따라서 카스트라토의 시대는 급격히 막을 내리고, 그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이후 카스트라토를 위해 작곡된 배역은 드디어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여성 성악가들의 차지가 된다. 특히 남성 배역을 맡은 여성은 치마 대신 바지를 입고 무대에 서게 되는데, 이를 바지 역할(trouser role)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여성의 바지역할도 부자연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그래서 요즘은 거세하지 않고도 여성 성부를 부르는 남성 성악가, 즉 카운터테너(countertenor)가 바지역할을 맡는다. 그들은 카스트라토를 대신하여 바로크 오페라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최후의 카스트라토는 알레산드로 모레스키(A.Moreschi/1858-1922)로 그의 음성은 녹음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혹시 카운터테너의 평소 목소리가 궁금하지 않은가? 여성성이 강한 목소리는 아니라고 한다. 평범한 남성의 목소리에 가깝다고 하니 편견 갖지 마시길! |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 1408호 입력 : 2019년 10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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