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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2018 > 농촌 경관문화적 자산, 농업의 가치를 살린다

[2]고창 청보리밭 대한민국 경관농업 롤 모델로 평가

사람을 불러 모으는 경관농업(고창군의 청보리 농장과 보성의 녹차단지)
이성주 기자 / lsj@gjnews.com1351호입력 : 2018년 07월 26일
↑↑ 4~5월 풍성한 청보리밭은 매년 가족·젊은 층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있다.

경관농업이란 농작물의 자라는 모습이 주변 풍경과 어울려 만들어 내는 경관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어 경제적인 이득을 창출하는 농업 형태를 말한다. 넓은 논과 밭에 심겨진 유채꽃이나 청보리 , 양떼목장, 식물원이나 수목원도 경관 농업에 포함된다. 경관농업은 자연스럽게 농촌체험 프로그램과 같은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과 연계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통해 지역특산물 판매 증대, 관광수입 증대, 주민 취업기회 확대 등 경제적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

정부는 고창청보리밭축제 등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 2007년부터 지방자치단체와 마을간 협약을 체결하고 농지에 경관작물을 재배할 경우 소득 손실액에 대한 보조금(하계작물 ha당 170만원, 동계작물 100만원)을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경관보전직불제’를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관농업의 사례로는 ‘고창청보리밭축제’ ‘봉평메밀꽃축제’ 제주도의 ‘유채꽃 단지’ 등이 있다. 이번 호에는 제주도 유채꽃축제, 봉평메밀꽃축제와 더불어 3대 경관농업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고창청보리밭축제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고창 청보리밭 한 해 관광객 50만명 다녀가

올해로 15회째를 맞이하는 고창청보리밭축제가 4월 21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5월 13일까지 23일간 고창군 공음면 학원관광농원 일대에서 펼쳐졌다. 고창청보리밭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한 이 축제는 고창군과 전북도가 일부 예산을 지원하고 한수원 한빛원자력본부 등이 후원한다.

약 50ha에 달하는 드넓은 청보리밭에서 펼쳐지는 축제장에는 농경유물전시관과 청보리 사이길, 포토존, 도깨비 이야기 길과 영화드라마 길 걷기, 전통놀이체험장, 체험부스 등 다양한 시설과 테마가 준비돼 있다. 조랑말이 이끄는 꽃마차와 대형 트랙터가 끄는 트레일러 투어도 볼만하다.

체험행사장에는 보리개떡, 보리빵, 보리쿠키, 보리강정, 보리커피 등 보리 및 보리새싹 식품체험과 시식회, 보릿골 체험 등이 다채롭게 준비돼 있어 관광객들을 사로잡는다. 주변의 볼거리도 고창청보리밭을 찾게 만든다. 고창갯벌과 선운산도립공원, 구사포해수욕장, 고인동박물관, 고창읍성 등이 모두 30km 내에 위치해 고창청보리밭축제는 봄철 대표적인 관광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고창청보리밭축제로 경관직불금제도를 만들어낸 이는 우리나라 경관농업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학원관광농장 진영호(사진) 대표다. 진 대표는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뒤 금호그룹에 입사, 이사까지 지냈지만 1992년 사표를 내고 고향인 고창으로 돌아와 물려받은 야산 구릉지대에 보리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대학졸업과 동시에 고향에서 뽕나무농사를 시작했던 진 대표는 1년 반 만에 농사를 포기하고 다시 상경했다. 금호에 입사해 20년간 근무하며 해외생활을 많이 했던 진 대표는 특히 일본에서 5년간 근무하는 동안 일본의 관광농업을 두루두루 살펴보고 돌아왔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농장을 그대로 두고 상경해 직장생활을 시작한 터라 한시도 고향땅을 잊은 적이 없던 터라 진 대표의 마음속에는 늘 농업농촌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고향에 내려와 5000평 규모의 첨단하우스를 설치해 화훼농사를 시작했다. 나머지 땅에는 코스모스만을 심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 코스모스는 여러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지만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좀 더 경제성 있는 작물을 찾던 중 농약도 칠 필요가 없는 등 비교적 손이 덜 가는 보리농사를 시작하게 됐다. 보리는 10월 말이면 파종을 해 다음해 6월 초가 되면 누렇게 익는다. 4월부터 5월까지 청보리 시기가 바로 축제가 열리는 시기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관광농업을 시작해 이웃주민들과 합심해 청보리밭축제를 개최했다. 바로 첫해 흑자가 나는 대성공이었다.

6월 보리수확이 끝나면 농장 전체에 메밀을 심었다. 메밀 역시 성장이 빠르고 김을 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따로 일손이 필요 없었다. 청보리밭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고창군이 주변 농가에도 보리 재배를 적극 권장해 인근마을까지 25만여 평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고창 공음면 일대를 ‘경관농업특구’로 지정해 명실공이 친환경 농촌관광지로 인정받았다.

-보리 수확 후 해바라기 메밀심어 100일 꽃 잔치 열 계획
올해부터 학원농장은 보리 수확 후 여름에서 가을까지 100일 꽃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7월 21일∼10월 28일까지 100일 간 해바라기와 메밀꽃을 주제로 축제를 연다는 계획이다.

진 대표는 농장을 7000평씩 9개 구역으로 나누어 7개 구역에는 해바라기와 메밀꽃 심고, 2개 구역에는 백일홍과 코스모스를 심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개화기가 보름인 메밀과 배바라기를 15일 간격으로 7개 구역에 차례로 파종해 꽃을 피우면 총 105일간 꽃을 미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진 대표는 “봄철 청보리축제 기간에 50만 명이 찾아오는데 가을에도 100일간 메밀과 해바라기축제를 열면 다시 50만 명, 총 100만 명이 찾아오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경관농업 1번지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진영호 대표.

인터뷰 고창청보리밭축제위원장 학원농장 진영호 대표-“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경관농업 1번지 만들고 싶다”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농사일을 시작하셨다는데?
시솔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농대에 들어갔어요. 그때는 경제와 경영을 잘 구분하지 못했는데 축산과, 임학과보다는 농경제학과가 제가 꿈꾸던 농업에 가까울 거라고 생각했죠. 그러난 4년간 내가 이런 것 하려고 농대에 들어갔나는 생각이 들었어요. 졸업하고 귀향해서 1년 반 동안 죽도록 고생만 했습니다. 1970년대 초였는데 당시 잠업이 유행하고 있어서 뽕밭을 시작했어요. 내가 번 자본도 없지 결국 뽕밭은 실패하고 이것저것 하다가 중도에 포기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대기업에서 이사 자리까지 올랐다가 다시 귀농하셨다는데?
금호에 입사해서 20년간 근무했습니다. 자본금도 어느 정도 이제는 됐다 싶어 고향으로 다시 내려왔죠. 1992년도였습니다. 농장경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세우고 내가 번 자본도 갖추었죠. 제가 금호에서 근무하며 해외생활을 오래 했는데, 그중에서 일본에서 5년 정도 근무하면서 틈만 나면 관광농원을 위주로 찾아다녔습니다. 농장을 그대로 두고 서울로 올라갔기 때문에 머릿속에는 항상 농업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죠.

-경관농업의 롤모델이 된 청보리밭축제는 어떻게 탄생했습니까?
1992년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서 관광농원 인가를 받고 숙소와 식당을 지었는데 홍보가 안 되니까 영업이 안됐습니다. 호구지책으로 첨단하우스 5000평을 지어 화훼농사를 시작했습니다.

요즘 말하는 스위치 하나로 환기, 온도 습도 조절이 다되는 스마트팜이었죠. 제 농장에서 출하가 시작되면 전국 꽃시장의 가격이 떨어질 정도로 엄청난 물량으로 시장을 움직였죠. 그런데 영업적으로는 실패였습니다. 곧이어 IMF가 시작되면서 기름 값이 폭등하기 시작했습니다. 난방비 인상으로 꽃값 마진이 사라지면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습니다.

영업 손실을 농지를 담보로 융자로 메꾸어 나가다 결국은 농장 전체가 경매에 넘어갈 절체절명의 위기에 터닝 포인트가 왔습니다. 바로 이 시기에 농촌관광이 시작된 겁니다. 밀레니엄이 시작된 2000년이 되자 보리밭에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하자 식당과 매점에서 수익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한마디로 숨구멍이 트인 겁니다. 여기에 힘을 얻어 2004년 고창청보리밭축제를 시작한 겁니다.

-올해로 15년째 맞이하는 청보리밭축제는 어떻게 운영이 되고 있습니까?
13~4명으로 구성된 청보리작목반(25ha)과 마을주민, 축제장 입점업체 구성원 70~80명으로 축제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가운데 9명이 이사회로 참여합니다. 고창군 보조금 7000만원에 입점료와 사회단체 기부금을 보태 축제를 준비합니다. 축제 기간 동안 약 50개 업체가 입점하는데 직원만 200명에 이릅니다. 매출은 10억 원, 올해는 12억 원을 예상합니다.

-관광수입 외에 농업수입은 어느 정도가 됩니까?
청보리작목반이 생산하는 보리는 보리차용입니다. 농협으로 계통출하하면 농협이 동서식품 등으로 납품하는 경로입니다. 청보리밭으로 인해 경관직불제가 도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1정보에 작물(해바라기, 메밀)은 170만원, 준작물(보리)은 100만 원해서 연2회 총 270만원을 받습니다. 평당으로 치면 900원입니다. 보리수매가역이 40kg 한 가마에 3만8000원에서 4만 원 정도, 학원농장에서만 한해 4000포, 작목반 전체로는 8000~1만포 정도 출하합니다. 경관농업을 하면 농업수입이 절반정도 주는 대신 관광 수입이 늘기 때문에 농촌경관도 살리고 농가수득도 증가되는 셈입니다.

-최근 봄철에만 열리던 청보리밭축제가 가을에도 메밀, 해바라기축제로 확대되었다고 하는데?
청보리밭축제에 연간 약 50만 명 정도 다녀가는데 한 시즌을 위해 편의시설은 다 갖춰야 하잖아요. 투자효율이 떨어지는 거죠. 청보리가 약 한 달 보름 가는데, 지난해는 가을에 메밀과 해바라기를 파종, 각각 한 달씩 두 달을 연장했습니다. 올해는 메밀과 해바라기를 100일간 피워 백일홍축제를 열 생각입니다. 60일에서 100일로 늘어나니까 수입도 그만큼 증가하겠지요. 기술적인 노하우도 갖췄고 상업적으로도 성공할 자신이 생겼습니다.

-어떻게 100일 동안 꽃을 피울 수 있습니까?
통상 메밀과 해바라기는 파종하면 60일 뒤부터 보름 정도 꽃을 피우기 때문에 보름 간격으로 파종하는 거죠. 7번 파종하면 보름씩 총 105일간 꽃이 피어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대신에 전제 토지를 7등분해 파종하기 때문에 면적이 어느 정도 넓지 않으면 의미가 줄어들지요. 대규모 농장이라야 가능합니다. 축제가 끝나면 수확하는 데 해바라기는 경제성이 없어 수확하지 않고 녹비용으로 쓰고, 메밀은 평당 500원 정도, 10만평에 조수익이 5000만 원 정도 되면 2000만원을 수확비용으로 쓰고도 3000만 원 정도 남으니까 일석이조죠.

-모든 경관농업지역이 성공하는 것은 아닌데 청보리밭축제만의 특별한 비결이 있습니까?
안 그래도 이곳 학원농장으로 벤치마킹을 많이 오는데 모든 지역이 이곳처럼 일반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농업소득의 감소를 상쇄하는 관광수입이 있어야 경관농업이 성공할 수 있는데 문제는 대규모 농지와 농사기술, 축제 기획, 수익배분 이런 것들을 총괄할 수 있는 리더십이 있느냐는 것이죠. 저희 학원농장이 축제를 기획해서 오늘까지 15년 동안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 중의 하나는 추진위원회와 입점자 선정입니다. 추진위는 40여명의 주민과 40명의 면단위, 20명의 군 단위 인사들이 참여합니다. 입점자는 축제장 주변 8개리 주민이 0순위, 다음 면단위 주민이 1순위, 2순위가 군 단위 주민들이죠. 축제장에 몰려오는 차량으로 인해 불편을 겪는 주민들에 대한 이러한 배려 때문에 지속될 수 있는지도 모르죠.

-대도시 인근의 도시지역에서도 경관농업이 가능합니까?
대규모 농지가 없어도 수천 평으로도 가능합니다. 꽃 양귀비 같은 고급 화훼나 재배하기 힘든 화훼, 앙증맞은 꽃들을 주변 농가와 계약을 맺고 재배해서 축제장을 꾸민다면 몇 개월씩 축제가 가능하죠. 개화시기를 맞춰서 파종해 몇 번씩 교체하는 방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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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성주 기자 / lsj@gjnews.com1351호입력 : 2018년 07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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