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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 오르는 길(1)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509호입력 : 2021년 10월 21일

하늘 가만히 만져보는 10월이 깊다. 코로나 여파 속에서도 티 없이 맑고 푸른 가을하늘이다.
코스모스, 쑥부쟁이, 구절초 들꽃 만개한 길을 나서면 그리운 듯 안겨드는 소슬바람. 어느새 마음 안에 똬리 틀고 들앉은 가을이 천년을 자맥질한다.




석굴암 석불

누가 돌을 깨서 한 생生을
풀어놨나.
동그란 어깨선에 깍은 듯
고운 얼굴
반쯤 입술에 머금은 천년 미소
신비롭다.

지존이라 하기에는
오히려 아름답고
미인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고결하다.
떨리는 마음을 추스려
멀리 두고 봄이여.

미풍에 스칠라면
파르르 흩날릴 듯
비단 가사 얇은 천에
살풋 비친 속살이여
돌에도 더운 피 돌아
숨 쉬는 듯하구나.


『2021년 경주 전국문학인대회 기념작품집』에 실린 오세영시인 시다.

↑↑ 김경애 시인
경북문화관광해설사
석굴암 가는 토함 산길은 천상으로 오르는 길, 계절마다 오르내리는 묘미가 짙다.
돌아치는 골짝마다 숨바꼭질하는 안개며 바람이며 잴 수 없는 거리다.
굽이굽이 산길 돌아 나와 마주치는 트인 공간 석굴암주차장이 훤하다.
주위로 설치해 놓은 망원경으로 동해바다 물빛을 보려는 관광객들의 시선도 눈에 띈다.

절 입구에 기품 있고 우렁차게 매달린 통일대종 종각의 계단을 밟는다. 통일기원하며 소원을 실어보는 종의 당목치는 손길들 뿌듯하다.
타종소리 울림이 토함산 정상 메아리로 퍼져 산천을 적신다.
당신도 나도 말없이도 무량하고 거룩한 나그네다.

【삼국유사】 권 5 대성효이세부모조(大成孝二世父母條)
김대성이 전생의 부모를 위해 석불사를 짓고, 현생의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창건했다는 설화기록이다.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토함산 석굴암일주문 현판글씨는 전주 명필 강암 송성용 글씨다. 천년을 숨 쉬고 불 밝히는 연등으로 세계유산에 오른 옛 사찰 석불사다.
국보 24호 현재 석굴암으로 이름 지어진 유래가 먹먹하다.


산모롱이 구불구불 오솔길은 천상으로 들어서는 길, 어느새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향기롭다. 가파르지 않고 무던한 흙길을 걷다보면 평화로운 숲의 향기에 도취된다.
천년을 갈무리하는 바위살점 떨어져 나간 돌담 그늘이 서늘하다. 구부정한 나무뿌리가 골짜기를 휘감는 한 쪽 낭떠러지로 손사래 치는 바람의 날개 재바르다.
청정한 나뭇잎에 싸여 번지는 새들의 지저귐 영롱하다.
낯선 듯 귀에 젖는 고요한 소리의 결들이 심신을 갈앉힌다.

타박타박 걷다보면 돌에 새겨진 글귀를 만난다.

“석굴암의 불상
우리는 무엇보다도 잊어서 안 될 작품으로 경주의 불상의 갖고 있다. 영국인은 인도를 잃어버릴지언정 세익스피어를 버리지 못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귀중한 보물은 이 석굴암의 불상이다”

살금살금 다람쥐 출현으로 걸음을 멈추고 눈짓하다보면 살가운 생명과 교감하는 귀한 시간을 얻는다.
자연발효 숙성된 여문 꼭지 뗀 도토리 알들이 굴러다닌다.
계절의 바람에 실려 흩어지는 한 톨 씨앗의 열매가 양식이 된다.

마음 안에 나를 찾아 떠나는 사색과 사유의 몫을 모조리 풀어버린들 어떠랴!
고요하게 길을 걸어 나와 닿는 구도의 길머리에 색색의 연등 자북하다. 한 쌍의 사자 입에서 철철 흘러넘치는 감로수(甘露水) 달게 마신다.

조선 숙종 때 정시한이 석굴암에 기거하며 쓴 사찰의 절묘한 건축석공예 솜씨에 감탄 찬미한 「산중일기」가 전해진다.
간송미술관 소장품 겸재 정선의 화첩「교남명승첩」에 ‘골굴 석굴도’는, 경주의 골굴암 입구에 목조전실을 첨가하는데 참고로 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해발 565미터의 토함산 정상에서 약간 아래로 구축 된 석굴암본존불이 지척에 있다.

가을을 따라간 걸음, 그 걸음 따라 온 가을, 발길 닿는 곳마다 기다림의 가을이다.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509호입력 : 2021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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