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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한옥마을 최씨가(家)(1)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41호입력 : 2020년 05월 28일
↑↑ 김경애 시인,
경북문화관광해설사
중년의 경주사람이면 예사롭게 알아차릴 이 말이 생각날 듯하다.
어릴 때 고뿔 들 징조로 재채기를 할라치면 어른들한테 흘려들은 말, “으쎄이 조천 최부집에 얻어 묵으러 가래이” 학교를 ‘핵조’라 사투리 발음했기에 교촌을 ‘조천’으로 칭했다. 처음 그 말을 들은 것은 유년의 겨울방학 쏭쏭 쓴 김장김치 복지(복어)국에 타먹던 할머니댁 둘레밥상에서다.

가정집밥상에도 뽁지국(복지리탕) 흔하게 먹던 당시다. 어른들 대화 속에 수시로 등장하던 독립유공자 비화(秘話) 인물로 ‘조천 최주이 최주이’했다. 나중에 교촌마을 12대손 ‘최 준’(崔浚)참봉임을 알게 되었다. 이모댁 드나들면서 마을어른으로 뵌 할배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교촌 최씨가는 경주의 신화로 떠오르는 유명한 부호임을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다.

고운 ‘최치원’이 시조이고, 9대 진사 12대 만석꾼가문이다. 벼슬과 재물에 대한 욕망을 절제하면서 삶의 철학적 성찰을 실천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도덕적 사회개념으로 부를 평정했다. 영남뿐 아니라 전국 명문가문 부잣집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12대 만석지기 부(富)의 시조는 정무공 ‘최진립’으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 참가하여 전공을 세웠다. 전사하여 병조판서에 추증된 나라의 충신이었다. 청백리로 녹선 될 만큼 지극히 검소하여 부를 과시하지 않았다. 노복들로 하여금 전투에 함께 참여하여 생사를 같이 한 일화가 전한다. 우러러 존경할 만한 인격을 지니고 있어 300년 부의 토대를 닦았다.

300년 부의 숨은 비결은 자신을 지키는 처세육연(處世六然)과, 집안을 다스리는 여섯 가지 가훈으로 교화 삼았다고 한다.
부는 물처럼 흘러야 냄새를 풍기지 않으므로 부를 소유하려고 애쓰지 말고, 부가 오래 머물도록 자리를 만들어 줘야 한다.
부불삼대(富不三代), 권불십년(權不十年)이란 말이 있듯이, 부와 권력은 오래도록 유지해 나가기 어렵다.
“재물은 똥거름과 같아서 한 곳에 모아두면 악취가 나서 견딜 수가 없고, 골고루 사방에 흩뿌리면 거름이 되는 법이다.”라는 가르침을 바탕으로 ‘육연’과 ‘육훈’을 가슴에 새겨 베푸는 삶을 실천했다.

마지막 최부자 ‘최 준’의 증조부 ‘최세린’ 호는 대우(大愚: 크게 어리석음), 부친 ‘최현식’ 호는 둔차(鈍次: 재주가 둔해 으뜸가지 못함), 겸손의 철학이 묻어나는 호다.

<육훈>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 벼슬을 하지 말라.
높은 벼슬에 오름으로써 당쟁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하는 한편, 학문수행에도 소홀하지 않도록 하여 최소한의 사회적 지위와 양반신분을 지키도록 한다.

◎만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라.
상한으로 정한 만석을 초과할 경우에 소작료를 낮추었고, 어려운 사람을 도우며 지역사회로 환원하여 더 이상의 부를 축적하지 않았다.

◎흉년기에는 땅을 늘리지 말라.
기근이 들면 가난한 경작농민이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흰죽 한 끼의 헐값에 땅을 내놓는 ‘흰죽 논’ 같은 토지를 사들이지 못하게 했다.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찾아오는 손님을 대접하는데 소홀함이 없었는데, 그 비용이 연 1천석에 달하였다고 한다.

◎주변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흉년이 들면 1년 소작수입 가운데 일천 석을 사방백리(동: 동해안, 서: 영천, 남: 울산, 북: 포항)의 빈민구제에 사용했다.

◎시집 온 며느리들은 3년간 무명옷을 입어라.
최부잣집 며느리들은 삼베옷을 입어야 했는데, 깁고 덧대 기워 입어 옷을 삶아 세탁할 때, 세말의 물이 들어가는 솥에 치마 하나만 넣어도 가득 찼다고 한다.

옷이 해어지면 헝겊 천을 겹쳐 기워 입은 부피를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명문가 며느리로써의 덕목을 갖추는 수련과정인 까닭이다. 궁색하거나 인색하게 비쳐지지 않고, 알뜰하고 절약하는 검소함으로 귀감이다.

<육연>
◎자처초연(自處超然)ㅡ스스로 초연하게 지내고(세속을 초월하는 경지)
◎대인애연(對人藹然)ㅡ남에게는 온화하게 대하며(누구에게나 평등한 마음가짐)
◎무사징연(無事澄然)ㅡ일이 없을 때는 마음을 맑게 가지고(잡념을 자제)
◎유사감연(有事敢然)ㅡ일을 당해서는 용감하게 대처하며(임전무퇴를 의미)
◎득의담연(得意淡然)ㅡ뜻을 얻었어도 담담하게 행동하고(경거망동을 삼가란 의미)
◎실의태연(失意泰然)ㅡ뜻을 잃었어도 태연히 행동하라(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교훈을 의미)

최부잣집 사람들의 실천의지는 중용(中庸)의 의로움이다.
“치우치지 말고, 성급하지 말고, 욕심내지 않는다. 어느 것이든 완벽한 가치는 없으며, 좌우에 치우침이 없어야 의롭게 산다.”

노블레스Noblesse 오블리주Oblige,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한 것이다.
진정한 부자의 미덕인 베풀고 나눔을 겸손함으로 이끈 경주 교촌 최씨가, 정녕 존경받는 참부자의 교훈을 얻는다.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41호입력 : 2020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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