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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문화관광해설사가 들려주는 숨은 경주

교촌한옥마을, 차 한잔의 여유(2)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39호입력 : 2020년 05월 14일
↑↑ 김경애 시인,
경북문화관광해설사
저리도 숨 가쁘게 봄꽃은 피어, 상처의 흉터마저 환한 오월이다.
제 가족 살갑게 품는 용한 어미 되어 흘러가는 세월, 오동나무 꽃피는 보랏빛 계절이면, 오동보라색저고리 즐겨 입던 어머니 사무치게 그립다. 저승길 밟힌 그리움은 소용돌이 눈물로도 다 채울 수 없는 사모곡이다.
아득한 것들을 적시는 차 한 잔 음미하려 길나서면 고단한 뼈들이 추슬러진다.

⦿고래성현구애다(古來聖賢俱愛茶)⦁예로부터 성현들이 차를 사랑한 까닭은
⦿다여군자성무사(茶如君子性無邪)⦁차의 성품이 군자와 같아 삿됨 없기 때문이다.

녹차(綠茶)라 함은 차나무에서 찻잎을 따 법제한 통칭이다.
우려내는 전차(煎茶), 찌는 증차(蒸茶), 증압 하여 떡 모양으로 만든 병차(餠茶), 갈아서 만든 연차(碾茶), 등이 있다. 작설차(雀舌茶)는 찻잎의 크기가 참새의 혓바닥만한 어린잎으로 법제한 것이다.
설록차(雪綠茶)는 잔설의 봄에 싹 틘 찻잎을 따서 만든 귀한 차이다.

설록차 찻잎을 비유한 추사 김정희(1786~1856) 호 승설(勝雪)은, 모진 겨울의 풍파를 견디며 눈 속을 뚫고 나온 여린 생명의 경이로움을 뜻한다.

24절기 곡우(穀雨)전에 햇잎을 따서 법제한 차를 우전(雨煎)이라 한다.
첫물차라고도 불리는 맛과 향이 으뜸이다. 해마다 햇차를 맞이하는 마음 설렌다. 죽로차(竹露茶)는 양지와 음지가 절반인 대숲에서 이슬 맞고 자라야 진미다. 우전, 세작, 중작은 찻잎을 딴 시기에 따라 구분되어진다. 차의 기질(氣質)을 중요시하며 색⦁향⦁미, 다반사(茶飯事)로 즐기는 차 문화생활은 삶의 위안이다.

‘고운님 오시는 길’ 독립유공자 최 완 생가고택은 후손이 꾸며내는 찻집이다.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나이테를 말해주는 야트막한 구릉길 서편 흙담 쪽문이 있다.
대문은 최씨고택 바깥마당 골목샛길 들어서면 고운 정으로 반긴다.
애국지사의 공덕을 기리는 안내문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고택이다.
300년 한옥고택, 자연과 사람을 아우른 마당 깊은 뜨락이 융숭하다.
‘바위솔’ 풀이 세월에 얹혀가는 골기와지붕 선들이 고풍스럽다. 규방공예 예사롭지 않는 최영애 대표의 마뜩한 솜씨가 얼 비취는 차실이다.

경주교촌한옥마을 ‘고운님 오시는 길’ 찻집엔 귀한 전통 차들이 정성스럽다. 꽃눈물차, 최씨약선차, 쌍화차, 구기자차, 솔순효소차, 연꽃잎차, 와송차, 백화차, 송이버섯차, 대추차, 오디차, 생강꽃차, 녹차꽃차 등이 고운님 오시길 기다린다.
삶의 묵은 손때 정갈하면서도 위풍당당한 한옥고택 차실에서 삶의 여유를 얻는다.

매화차, 유채차, 라일락차, 찔레차, 할미꽃차, 산국차, 등 꽃피운 계절이 맡아진다.
소담스럽게 담긴 유리병 사이로 꽃빛 품은 자태가 심신을 감친다.

저마다 고운 빛깔과 향기를 띠고 김춘수의 ‘꽃’ 싯귀를 읊조리듯 하다.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꽃눈물차”를 불러 유리다관 흥건히 우려 마셨다. 찻물 붉은 꽃눈물차!......
어디쯤 서성이다 닿았는지 심금을 건드리는 그리움이 화르르 찻잔에 적셔진다.

중국 송(宋)대의 화가며 서예가인 황산곡(黃山谷)의 차 마시는 정취를 노래한 싯귀 “고요히 머물러 차를 반나절 마셔도 향기는 처음과 같고, 신묘함이 다스려질 때 물이 흐르고 꽃이 피는 것을”

정좌처차반향초⦁묘용시수류화개(靜座處茶半香初⦁妙用時水流花開), 추사 김정희의 글씨로 유명하다. 차를 마시고 있는 자리가 삼라만상 해탈의 경지를 이룬다. 물이 흐르고 꽃이 피는 자연이치와 찻자리 정취도 이와 다름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관다론(大觀茶論)』엔 “차는 산천의 신령스러운 기운이 집중되어 있다. 가슴을 열며 체기를 씻어 맑고 화창한 기분을 내게 한다”
허 준의 『동의보감』 “차는 음식을 소화하고 머리와 눈을 맑게 한다.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갈증을 멎게 한다. 잠을 적게 하고 해독작용을 한다”

【삼국유사】 경덕왕(742~765) 충담사 편에, 삼월삼짇날과, 구월구일 중양절 경주남산 미륵세존께 다구(茶具) 담긴 앵통을 짊어지고 차 공양을 올린 안민가와 찬기파랑가를 지은 충담스님 이야기.

경덕왕 19년 두 개의 해가 나타나 사라지지 않자 월명사가 도솔가를 지어 바치자 변괴가 사라졌다. 왕이 가상히 여겨 좋은 차 한 봉지와 수정염주를 하사한 이야기.

【삼국사기】 흥덕왕(826~836)조 당나라에서 돌아온 ‘대렴’이 차종자(茶種子)를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에 심었다. 별기(別記)에 차는 선덕여왕(632~647)때부터 있었지만 이때에 이르러 번성하였다고 기록은 전한다.

신라적 차 유적이나 유물은 창림사지 출토된 다연원(茶淵院)기와조각, 동궁과 월지에서 출토된 차(茶)자 명문이 새겨진 도기제(陶器制)사발, 황룡사 출토 청자완, 고려후기 문신 이규보『동국이상국집』에 실린 ‘원효방’ 차 생활을 언급한 기록이 있다.

교촌마을 요석궁이 안태고향인 설총은 원효대사와 요석공주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두문자를 발전시킨 대학자며 신라2현 문묘에 모셔진 위인이다. 차에 관해서도 일가견을 이루었다고 한다. 아버지 원효의 무애사상을 무애차풍(無碍茶風)으로 익혔다.

어머니쪽으로 신라왕실의 기품 있는 차도(茶道)에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신문왕(681~692) 청에 의해 의인화한 설총의 「화왕계(花王戒)」 설화는 우리나라 최초의 차와 술에 관한 교훈담이다. 다인(茶人)들에게 귀중한 작품으로 남겨진다.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39호입력 : 2020년 0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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