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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문화관광해설사가 들려주는 숨은 경주

도덕암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352호입력 : 2018년 08월 10일
↑↑ 윤영희 경북문화관광해설사
ⓒ (주)경주신문사
안강은 신라시대에는 〈비화현〉으로 불렸는데 그 뜻은 ‘아주 큰 읍’이라는 뜻이며 형산강의 서쪽에 있다. 이곳은 신라의 북부, 고구려의 침략을 지키는 군사적 요새였다. 그래서 포항입구, 형산에는 봉화터가 남아 있고 안강읍내에는 물자를 보관하는 창(倉)도 있었다.

 지금도 안강에는 창마을이 있는데 그곳은 주위보다 높아서 곡식이나 물자를 보관하기 좋다. 동으로는 영일(포항), 서로는 영천과 연결되는 교통요지이기도 하다. 지금도 이곳, 안강들은 경상도에서 가장 넓은 들 중에 하나다. 안강읍에서는 5일장이 열려 경주나 포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붐비는, 어르신들이 친구들을 만나러 나오시는 정겨운 곳이다.

이제 드넓은 안강들을 지나 옥산으로 가보자. 조선시대, 동방5현이자, 퇴계가 스승으로 여긴 회재가 옥산에서 은거하며 산책하고 사색하시던 4산이 있다. 그 중에서 도덕산(703m), 출중하게 인물 좋은 산이 있다. 경주인근의 산으로는 3번째로 높은 산으로 신라시대 37대 선덕왕 대에 당나라에서 망명한 백우경이 옥산에 자리 잡아 8C 후반에 정혜사를 세우고 그 후, 목탁대사가 도덕암을 세웠다고 전하는 천년고찰의 하나다.

도덕암은 불국사의 말사로 가파른 도덕산중턱에 고고하게 자리하고 있다. 부처님이 어렵게 허락한 공간인 듯 남향이 아닌 동향으로 화개산을 품고 있다. 동녘에 해가 뜨면서 부처님이 진리를 깨달으신 것처럼 첫새벽의 환희에 그대로 말이 막힌다. 안으로 들어가면 수각(水閣), 칠성각과 대웅전이 연이어 자리하고 있다. 

대웅전 옆, 요사채에는 그 풍광을 그대로 벽에 걸고 차 한 잔으로 세상시름 다 내려놓을 듯 분위기 좋은 차방도 있다. 스님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차 한 잔에 시름도 가시겠건만... 하염없이 앉아 있어도 일어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미련을 남기고 일어선다. 

근처에서는 울창한 나무를 간벌하는지 기계톱 소리만 요란하다. 정신을 차리고 정갈한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몇 걸음만 오르면 자그만 산령각이 있는데 그 앞의 바위절벽에서 목탁대사가 새벽 일출을 화두로 참선하여 도를 이루고 도덕암을 지었다고 전한다. 워낙 외진 곳에 위치하다보니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당시에는 경주향교의 많은 위판(位版: 신주의 이름을 적은 나무패)과 옥산서원에 있던 삼국사기를 이곳에 보관하여 화를 면했다고 한다. 

《삼국사기》는 50권 9책으로 조선시대 초기까지의 학술동향과 인쇄상황을 알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자료로 올해 초에 국보로 지정예고 되었다.

↑↑ 목탁대사가 새벽 일출을 화두로 참선해 도를 이루고 도덕암을 지었다고 전하는 바위절벽.

도덕암은 신라시대부터 두덕암(斗德庵, 북두칠성을 상징)으로 불렸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회재가 어린 시절에 아버지 손잡고 나들이하던 곳이다. 그 후, 회재가 옥산에 은거하면서 주위의 산과 계곡에 이름을 붙였는데 그 때부터 도덕암으로 부른다. 《동경잡기》에는 ‘도덕암은 암석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고 평평한 좁은 곳에 위치한다. 

주위의 경관은 화개산이 마주하며 차가운 샘물이 바위아래에서 끊임없이 솟는다’고 전하고 있다. 그 귀한 물을 스님이 돌로 함을 파서 물을 담아 두었는데 그 함이 바로 부엌문 밖에 있다. 

임진왜란(1592)이 향교에 있던 위판(位版:단, 묘, 원, 절등에 신주의 이름은 적은 나무패)을 도덕암으로 옮겨 무사했다고 전한다. 독락당, 회재의 고택인 독락당 사랑방문위에는 회재가 신원되는데 크게 기여했던 관원 박계현의 《자계16영》이 걸려 있다. 그 중에 하나를 새겨보자.

도덕산 자옥산은 연이어 겹치고
두 산은 자웅으로 견줄 만하네
그 높이를 어찌 한가로이 말하랴
차라리 성현의, 그 도덕의 높이라면야…


차로 올라가기에도 버거운, 좁은 시멘트도로에 경사까지 심해 타이어 타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물론 올라간들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다. 그래서 40분가량 가파른 길을 힘들게 걸어서 오른 암자에는 화개산이 두 팔을 활짝 펴서 ‘수고했다’고 따뜻하게 품어주는 듯하다. 시야가 탁 트인 도덕산 정상에 오르면 포항바다가 한 눈에 보인다. 그래서 새해, 새날, 동해의 일출을 보러 수많은 발길이 닿는 곳이다. 두발로 올라가는 수고로움이 무색하지 않은, 도덕암의 풍광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지금, 주지로 계시는 지공스님은 ‘일반인이 와서 좋은 경치에 시원함을 느끼고 물 한잔에 목을 축이고 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하신다.

자옥산만으로 모자라 다시 오르는, 도덕산! 머물 수 없어 돌아 나오는, 도덕암!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352호입력 : 2018년 08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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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도덕암 안강읍 삼국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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