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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문화관광해설사가 들려주는 숨은 경주

옥산서원-선비들의 숨소리가 들리는 곳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341호입력 : 2018년 05월 17일

우리나라에 유적이라면 절과 고택, 서원이 가장 많다. 그중에서도 옥산서원은 소수서원, 도산서원, 병산서원과 더불어 4대 서원으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이곳을 최고로 꼽는 이유는 경관이 수려하고 서책과 유물이 서원중에서 가장 많다. 게다가 역락문(정문), 무변루, 구인당(교실)과 체인묘(사당)가 일직선으로 배치되어서 산만하지 않다. 이는 1573년, 서원이 건립될 때 경주부(경주시)가 주도할 정도로 조선시대에 학문적 위치와 인품에서 이언적 선생은 최고로 여겨졌다. 물론 후손과 사림의 후원도 만만치 않았다. 다음해에 임금(선조)께서 아계 이산해 선생이 쓴 ‘옥산서원’ 현판을 내리면서 사액서원이 되었다.

그런데 서원은 무엇일까? 현재와 조선시대의 학교를 비교해보면 초등학교는 서당, 중학교는 향교, 대학은 한양에 있는 성균관뿐이었다. 그러면 조선시대에 지방 사람들은 어디서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었을까? 바로 서원, 현재로 보면 지방사립대학이다. 게다가 서원에는 사당도 꼭 있다. 옥산서원에서는 경주에서 나신 최고의 학자로 여겨지는 회재 이언적을 사당에 호젓하게 모시고 있다.

옥산서원은 조선시대에 명문으로 꼽혔다. 입학자격으로는 지방과거를 합격하거나 추천을 받아야만 했다. 즉 과거급제를 꿈꾸던 젊은 선비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정진하던 곳이었다. 조선시대는 선비의 본분을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 했다. 사회에 나가기 전, 자신을 수련하고 단련하던 현장이 바로 서원이다. 이제 안으로 들어가기 전, 정문현판인 역락문(亦樂門)을 볼까요? 공자의 말씀을 엮은 책이 바로
《논어(論語)》로 2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 첫 편인 〈학이(學而)〉를 보자.

학재기(學在己) 공부는 자신이 하기 나름이고 지부지 재인(知不知 在人) 나를 알고 모르는 것은 사람들의 몫이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悅乎) 공부하고 익히는 기쁨은 말하기 어렵고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멀리서 친구가 찾아온다면 얼마나 기쁠까!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人不知而不溫 不亦君子乎)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않으니 가히 군자로다.

한 마디로 학자와 선비의 마음가짐을 말해 준다. 그 중에서 넷째 구절을 보면 ‘멀리서 친구가 찾아오면 맨발로 뛰어 나간다’는 말이다. 오는 친구나 맞이하는 친구의 마음이 고스란히 보입니다. 어느 시대든 남자들은 우정, 친구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듯 옥산서원 정문이 그래서 ‘역락문’입니다. 평생의 지기는 젊은 시절, 학교에서 만나지요. 현재의 고등학교처럼...

3월, 어느 해보다도 매서운 추위가 이제는 지나갔겠지... 하지만 겨우 내내 눈다운 눈을 만나지 못해 마음 한켠에서는 섭섭하면서도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 간절했던 3월 중순이다. 그런데 밤새 눈이 내려 사위가 눈에 둘러 싸여 별천지에 온 듯 들떠서 다니던 날이었다. 집에서 버스가 나가는 것을 보고는 조심조심 차를 몰고 옥산서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비와 눈이 어우러져 천천히만 다니면 큰 문제가 없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봄에 펼쳐지는 눈 내리는 서원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과거에 인생을 걸던 홍안의 젊은이들은 그 마음을 여기에 고스란히 담아 두었다. 자계천에서 품었던 꿈이 이제 현실이 되어 하늘로 오르듯, 용틀임하는 마음이 보인다.



윤영희 경북문화관광해설사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341호입력 : 2018년 0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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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문화관광해설사 옥산서원 선비 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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