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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 건설 청사진만 있는게 아니다


이상욱 기자 / lsw8621@hanmail.net1536호입력 : 2022년 05월 12일
↑↑ 이상욱 편집국장
경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동해안 원자력 거점 조성계획이 새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돼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3일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 ‘탈원전 정책 폐기,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 확정 후 인수위에 원자력 주요 사업을 건의하고 소관 중앙부처를 방문해 설명하는 등 활동을 펼쳐온 결과 국정과제에 반영되는 결실을 거뒀다.

경북도 전체로 보면 신한울 3·4호기 건설 및 기존 원전 계속 운전,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선점 등이 눈에 띈다.

경주지역에는 SMR 특화 국가산단 유치, 글로벌 원자력 공동캠퍼스 조성, 국립 탄소중립 에너지미래관 설립, 원자력안전위원회 이전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탈원전 정책으로 침체됐던 원전기술 연구개발, 원전 산업계 일감창출, 인력양성 활성화 등 원전 생태계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MR 특화 국가산단’은 SMR 상용화를 통한 수출 공급망 확보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향후 경주가 이 분야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 경주에는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연구·개발을 주도할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조성 중에 있다.
이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소 내에는 연구기반시설과 연구지원시설, 지역연계시설 등 총 16개 시설이 구축될 계획이다.
지난 2021년 7월 착공해 2024년까지 일반시설, 1년 뒤인 2025년 말까지 원자력 시설을 준공해 전체 단지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연구소가 본격 운영되면 한국만의 독자적인 소형 및 초소형 원자로 개발을 주도하게 된다. 또 연구소의 운영으로 경주는 이미 자리 잡은 한수원, 원자력환경공단, 원전현장인력양성원, 양성자가속기 등과 함께 원자력 연구·실증·산업화의 전주기 기술 생태계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SMR은 300MW(메가와트) 이하의 소형 원자로로, 현재 가동 중인 원자력발전소 전기출력 1000~1400MW에 비해 규모가 작다. 증기발생기와 가압기, 냉각재펌프 등 주요 기기가 크고 작은 배관으로 연결된 기존 원전과 달리 이 기기들이 모두 하나의 압력용기 안에 들어가는 일체형 원자로다. SMR은 배관 사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없애 대형 원전 대비 안전성을 크게 높인 것은 물론, 공장에서 제작된 원자로 기기들의 현장 조립이 가능해 호기 당 건설비용이 적다.

특히 SMR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는데 있다. 세계적으로 500여기에 달하는 500MW 이하 노후 원전과 노후 화력발전소를 대체해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할 수 있고, 전력 생산 외에도 수소 생산과 수소 환원 제철, 해수 담수화, 초대형 선박과 극지 탐험 및 우주 탐사용 동력원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하지만 청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SMR 건설 관련해 수용성 문제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3월 새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맡았던 주한규 서울대 교수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충남 당진 등 기존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던 지역에 SMR을 지으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에 대해 시민단체 등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당시 당진환경운동연합은 “지역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석탄발전 부지에 핵발전소 지으면 된다는 망언은 그간 수도권을 위해 묵묵히 고통을 감내해온 당진시민을 두 번 죽이는 파렴치한 짓”이라며 “당진은 수도권의 식민지가 아니다”고 비판했던 것이다.

기후위기비상행동 등 환경단체들도 ‘석탄발전 이후, 핵발전(SMR)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는 등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주에 건설 중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본격 운영돼 SMR 기술이 상용화된다 하더라도 안전성과 주민수용성 문제 등으로 갈등이 발생할 여지가 눈에 선해 보이는 대목이다.

원전 관련 전문가들은 연구소는 전기출력 수십 메가와트 규모의 초소형 SMR 원자로를 이용해 기술을 실증하는 순수 연구개발 시설이라고 강조한다. 상시로 전력을 생산하는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연구개발 과정에서 일부 방사성 물질이 사용되지만 그 양이 많지 않고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정부와 관련 기관의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치게 돼있어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거액의 예산을 투입해 연구시설을 조성해놓고도 정작 SMR을 설치할 곳이 없다면 연구소도 무용지물에 불과할 뿐이다. 지금이라도 연구소 건설과 운영 등 사업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신뢰를 쌓아나가야만 미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이상욱 기자 / lsw8621@hanmail.net1536호입력 : 2022년 05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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