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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곡면 소현리 타일벽화마을에서 색다른 ‘가을’ 감상하세요

소현1리 2.5km 모자이크 타일 벽화거리… 경주 정체성 담아내
선애경 문화전문 기자 / 1457호입력 : 2020년 09월 24일

전국의 벽화마을 사업이 순기능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보도는 자주 접해왔다. 마을의 정체성과는 상관없는 벽화들이 그려진 곳이 많았고 보수작업이 병행되지 않으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예가 있었던 것이다. 개성없이 무분별하게 진행되고있는 벽화 사업의 만연한 문제점을 개선한 벽화마을이 경주 현곡면 소현1리에 있다. 우리지역에는 읍천항 벽화마을이 널리 알려져 유명세를 치뤘다.


그러나 소현1리 모자이크식 타일 벽화를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우리지역 고유의 설화가 표현된 정체성 뚜렷한 벽화와 타일이라는 새로운 벽화 재료는 소현리 벽화마을만의 차별점이다. 모자이크로 유명한 바르셀로나의 구엘 공원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하는 40여 점의 타일벽화 작업을 마을의 풍광과 함께 감상하다보면 색다른 감흥으로 다가온다. 마을 입구부터 시작해 마을 안쪽 벽화가 그려진 곳까지 천천히 둘러보는 데는 약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시골길을 걸으며 완성도 높은 예술작품을 덤으로 감상할 수 있으니 여유롭고 훌륭한 산책길이 아닐 수 없다.

경주 현곡면 소현리에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단조롭던 마을의 스카이라인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소현1리는 평화롭고 조용한 전원마을의 특성 그대로였다. 한적했던 시골마을에 수놓아진 알록달록한 타일 벽화는 벽화 하나하나에서 풍기는 회화성이 뛰어난 작품들로 단박에 예사롭지않은 수준을 짐작케한다. 바로, 이 벽화 마을을 조성한 동국대학교 미술학부 김호연 교수의 진두지휘와 학생들의 땀방울 덕이다. 김호연 교수가 모든 벽화 그림을 직접 그린 이 작업에 그의 제자인 김선희 씨가 가마의 불을 지펴 점토판을 구워낸 작업의 결실이었다고 한다.


-현곡면 소현리 마을... 손씨 시조 손순 유허비 있는 효자마을

‘소현(小見)’은 광활한 평지의 옥토를 이루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마을 동쪽에는 안태봉이 솟아 있으며 남쪽에는 세각골못과 큰각골못이 분포해있다. 서쪽에는 관암들이 넓게 펼쳐져있으며 비옥토로 구성돼 있다. 또한 현곡면을 대표하는 효의 마을로 신라 때 손순의 이름을 따 순우정(順友亭) 이라는 정자가 마을에 있어 ‘순우정’ 이라 불러오다가 도성인 경주에서 보면 이마을 뒷산인 질메산이 조그마하게 보인다고 ‘소현’이라 부르게 되었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때부터 현재의 소현2리인 지일을 합해 소현이라 고쳐 불렀다.

이 마을에는 매년 정월 대보름날 새벽1시에 동제를 지내고 있다. 당목은 300년 된 느티나무로 마을 중앙의 동남쪽에 있다. 제관은 마을 사람가운데 복(服)이 없는 4~5명을 선정해 지낸다고 한다. 이 마을 명소로는 신라 흥덕왕때의 효자 문효공(文孝公) 손순(孫順)을 기리기 위해 후손들이 세운 손순유허비와 지방문화재 기념물 제115호로 손순의 효를 기리기 위하여 세운 문효사(文孝祠)가 마을 입구에 있다. 그리고 소현리와 나원리에 걸쳐 있는 안태봉 위에 신라 역대왕의 안태(安胎)를 묻은 소현리 안태총이 있다.

소현리는 벼농사와 배 농사에 주력하고 있으며 소현길, 소현효자길, 소현안길 등의 도로명을 가지고 있다.

↑↑ 마을에 조성된 모든 모자이크 벽화의 내용을 종합하는 상징물(사진 좌)과 우리지역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담아내고 새로운 벽화 재료인 타일을 사용한 것은 소현리 벽화마을만의 차별점이다.

-마을입구서부터 조성된 2.5km 모자이크 타일 벽화 거리...기존의 페인트 이용한 벽화의 단점 보완해 타일을 주재료로 이용

한편, 2014년부터 2016년까지 2년간에 걸쳐 마을입구서부터 조성된 2.5km의 벽화거리는 경주의 색다른 볼거리로 역할하고 있다. 경주시가 농촌관광과 마을단위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농촌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조성했다고 한다. 농촌관광과 효의 본고장으로서의 소현리를 알리고 있는데, 동학사상 등 현곡면의 풍부한 유무형 자원과 다양한 유래를 바탕으로 해 창의적인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벽화 작업은 타일 조각들을 하나하나 붙여 만든 작업으로 그 공정 과정에서 흘린 땀과 정성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멀리서 보면 얼핏 흔한 벽화에서의 그림 같지만 다가가보면 형형색색의 타일을 붙여 만든 벽화임을 알 수 있다.


다른 벽화마을과 달리 모자이크식 타일 벽화로 구현된 것인데, 가까이 들여다보면 도자기 파편의 투박함과 타일의 아름다운 색을 투명하게 느낄 수 있다. 소현리 모자이크 타일 벽화는 기존의 페인트를 이용한 벽화의 단점을 보완해 타일을 주재료로 이용했다. 쉽게 변색되지 않고 관리 또한 수월한 장점이 있다. 이 벽화 작업은 벽에 밑그림을 그린 후 점토판을 가마에 구워 만든 타일을 벽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작업했다고 한다.


-우리지역 고유의 설화와 유무형 자산 표현된 정체성 뚜렷한 타일 벽화

문효사 마당 바로 앞쪽에는 세 개의 봉우리 모양의 조형물이 먼저 시선을 끈다. 모자이크 벽화거리가 조성된 소현 마을과 인근 부락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상징물이다. 바로 그 옆에는 사각 기둥의 조형물이 있다. 현곡의 역사를 회화화한 모뉴먼트(monument, 역사적인 사건이나 개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건조물 및 조형물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소현마을에 조성된 모든 모자이크 벽화의 내용을 종합하는 상징물이라고 한다. 이 조형물은 마을의 이정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 높이 2m의 사각 기둥 중앙의 72개 점토판 하나하나는 모두 모자이크 벽화의 내용과 연관된 것들이라 한다.


시골마을이지만 규모가 크고 넓은 도로 양쪽에 벽화들이 이어졌다. 마을 곳곳에는 김호연 교수의 아이디어와 학생들의 창의가 돋보이는 독특한 형태의 작품들이 자연친화적인 위치와 형태로 배치돼 있다. 각각의 벽화마다에는 작은 안내판에 스토리를 설명하며 경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원리 5층 석탑, 구산서원, 용담정, 예기청소의 금장낙안, 십장생, 일월도, 동학교주 최제우와 최시형 선생과 사상, 오류리 등나무, 개무덤 등에 대해 정체성을 충분히 살려 타일벽화로 구현하고 있다. 이 벽화 덕에 마을은 한층 밝아졌고 격조가 더해졌다. 영구적인 대형 작품 하나씩을 선물로 받은 셈이니 이곳 마을 주민들은 모두 환영일색이었다.


-“이 마을엔 200세대 넘게 살아요. 현곡면에서 제일 큰 마을이에요”

소현길에서 집 바로 맞은편의 텃밭에서 일을 하고 있는 어르신 한 분을 만났다. 마당에는 도토리, 땅콩, 대추 등 손수 키운 작물을 거두어들여 해바라기를 시키고 있었다. 아직 형태가 그대로인 아랫채 툇마루에는 늙은 호박이며 고추, 옥수수, 가지, 옥수수수염 등이 가득했다.

“이것 모두 추석때 자식들 오면 나눠줄려고 해요”

“이 벽화 조성될 때 다들 환영했어요. 소문 듣고 대구 등에서도 우리마을을 보러 와요. 사람들이 벽화 보면서 설명문도 자세하게 읽더라구요”


“이 마을엔 200세대 넘게 살아요. 현곡면에서 제일 큰 마을이에요. 주로 원주민이 살고 있지만 경주시내서도 이 마을에 이주해 예쁘게 집 짓고 살고 있어요. 나도 60년째 살고 있어요. 경주 시내 가깝고 평지인데다 효자 손순 선생 유허비도 있는 효자 동네랍니다. 실제로 아직까지는 윗대부터 그런 교육을 받아선지 나쁜 사람은 없어요(웃음). 다들 부모에게 잘하는 효자들이예요”


-“다 익었어요. 이 배는 신품종으로 엄청 달아요. 한 번 맛보세요”

소현길 어느 주택의 한 켠 창고에서 갓 수확한 배를 포장하느라 여념이 없는 노부부를 만났다. “다 익었어요. 맛이 좋아요. 이 배는 신품종으로 엄청 달아요. 한 번 맛보세요” 포장 안해도 된다고 손사래를 쳤는데도 굳이 정성스럽게 포장해 준다. 햇배 한 상자를 샀다. 추석 대목을 겨냥해 출시한다고 했다.

어느덧 백일홍이 지고 있었다. 마을 입구 마을회관에서 보면 바로 거대한 아파트군이 겹쳐지기는 하지만 이 마을은 그리 높지않은 산들이 포근히 감싸고 있는 형상이다. 새롭게 지어진 신주택과 구옥들이 조화롭게 이뤄진 마을로 돌담, 기와를 이고 있는 흙담이 공존했다.


어느 집에선 ‘마당을 나온 암탉’들이 울타리를 벗어나 모이를 쪼아 먹고 있었다. 정겹고 보기드문 풍경이다. 끝이 뾰족한 감들이 집집마다 익어가고 석류와 씨알 굵은 대추들이 잦은 태풍에도 용케 살아남아 살찌고 있었다. 바야흐로 결실의 계절임을 실감했다. 마을 한 중앙을 벗어나자 논들이 펼쳐진다. 황금색이 짙어지고 있는 논두렁을 따라 코스모스가 계절을 더욱 확인시켜 준다.

청명한 가을 햇살이 오후에 더욱 눈부시다. 마을 주민들이 농로를 따라 핀 코스모스 길을 산책하고 있었다. 그 풍경이 평화롭고 따사롭다. 소현길에서 주택밀집군을 지나니 어느새 오르막 길인 소현안길로 이어졌다. ‘컹컹’ 낯선 이를 경계하는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볕 바른 마당에는 고추말리기가 한창이고.

마을 안 깊숙한 곳에는 버스승강장이 벼들이 익어가는 들판을 배경으로 서 있었다.

선애경 문화전문 기자 / 1457호입력 : 2020년 09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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