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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서 가게 연 젊은 열정들(2)-청춘들이 떠나기만 하는 강동면 시골마을에 젊은 피, 그녀가 떴다!

양동마을 무궁한 스토리, 현대적 디자인으로 접근 젊은 열정 ‘모락모락’
선애경 문화전문 기자 / 1418호입력 : 2019년 12월 13일
↑↑ 박송안 대표.

“양동마을을 찾은 방문객들이 그냥 사진만 찍고 가버려서 너무 아쉽고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지역민과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양동마을의 허브(hub) 역할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시골가게에서도 요즘은 DM으로 지구 반대편의 친구와 이야기도 할 수 있고 협업도 할 수 있고 물건을 팔 수도 있는 시대죠. 물리적 거리는 중요하지 않아요”

양동 마을의 문화적 컨텐츠를 복합 문화 공간으로 꾸려보겠다는 야심찬 마스터플랜을 세워 경상북도 경제진흥원이 시행한 ‘도시 청년 시골 파견제’ 공모사업에 당당히 선정된 청년이 경주에도 있다. 경주시 강동면 인동리에서 부푼 꿈을 실현하고 있는 ‘쏭드스튜디오(Songde-Studio)’ 박송안 대표(30)가 그 주인공이다.

도시 청년 시골 파견제는 청년들의 시골 정착과 창업 지원에 나선 지자체들이 도시 청년을 시골로 부르는 파격적인 정책으로 청년들이 로컬 크리에이터로 성장하도록 돕는 정책이다. 버려지거나 잊혀졌던 지방의 자산들이 청년들로 인해 새로운 아이디어로 재생돼 시골 지역 공동체가 복원되고 활력을 얻어 좀 더 많은 이들이 몰려 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주 양동마을 진입로 오른쪽, 강동면 인동리 작은 시골마을에 몇 달 전 아담한 카페 하나가 들어섰다. 바로 박송안 씨의 어머니(안영숙 대표)가 운영하는 카페다. 카페 바로 옆에는 송안씨의 컨테이너 작업장이 있다.

↑↑ 박대표의 작업장 컨테이너.

한옥 펜션도 인접해 있지만 겨울 황량한 들판 한 복판에 자리하고 있어 썰렁함을 메꾸기엔 역부족으로 보였지만 도시 문명과는 이질적인 외진 이곳에서 젊은 열정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시종 유쾌했던 그녀를 만났다. 그녀의 또랑또랑한 목소리는 어머니가 운영하는 카페에 공명이 돼 울리고 ‘하하’ 거침없이 웃어재끼는 얼굴엔 자신감과 패기가 가득했다. 마냥 순수한 소녀 같다가도 어느새 야심찬 사업가의 표정이 돼 자신의 사업 계획과 방향성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제 ‘날개를 달았으니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며 활짝 웃는 그녀. 지구 반대편 그 어디라도 원하기만 한다면 고객과 연결 될 수 있는 세상에서 파는 건 문제가 안된다고 장담하면서.


-대구에서 디자인 회사 다니던 그녀의 꿈은 자신의 공간에서 원하는 디자인 마음껏 하는 것

송안씨는 도시에선 가게 한 칸도 마련하지 못할 자신의 꿈을 풀어내기 위해 시골로 내려온 청년 중 한 사람이다. 대구에서 디자인 회사를 다니던 송안 씨의 꿈은 자신의 공간에서 원하는 디자인을 마음껏 하는 것이었다.

포항 출신인 송안씨는 어릴적부터 그림을 즐겨 그렸다. 원래 송안씨는 대학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했으나 복수 전공으로 디자인을 공부했던 것이 지금의 사업을 벌일 수 있는 발판이 됐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유치원 교사로 취업한 평범했던 과정에서 디자이너의 꿈을 이루기 위해 무작정 대구로 간다. 카페 알바 일을 하면서 평일에는 드로잉 클래스를 만들어 그림 가르치는 일도 병행한다. 그런 일은 흥미진진했고 그때 작은 책자 등도 만들었었다.

국비지원학원에 다니면서는 하루 한 끼 밖에 먹을 수 없었다고 한다. 수입은 거의 없고 디자인 일로 성공하겠다는 일념만으로 치열하게 갈구하고 살았던 시간이었다. 그때 알게 된 친구 김지인씨는 뜻이 통해 송안씨의 둘도 없는 지금의 동반자가 됐다. 디자인 프리랜서로 독립했지만 화려한 경력을 가진 다른 디자인 팀에 밀리게 된다. 그러나 송안씨의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과를 얻는데 바로 최대한 고객과의 밀착관리를 통한 디자인 설계였다.

그러나 일이 들어오는 건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그녀 특유의 친화력은 마케팅 전문회사에 취직하는 기회로 연결되었고 이곳 강동면에 오기 전까지 대구에서 디자인 일을 하며 운좋게 정착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도시에서는 보이지 않던 길을 시골에서 찾았다...시골에서 디자인 가게라니?

어느날, 송안씨 어머니는 이곳 강동면 인동리에 귀촌해 카페일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지난 7월 중순 어머니 일을 돕기 위해 대구를 떠났고 카페 전체의 인테리어를 꼼꼼하게 디자인 하고 모양새를 다듬는 일을 도맡아했다고 한다.

“어차피 디자인 일을 하고 싶었고 내 공간이 없어 남의 사무실을 빌려 전전하고 수업도 카페에서 했으니 이곳에서 도전해보자는 것이 제 속내였습니다”

“솔직히 이곳 시골의 답답한 환경이 암담하긴 했습니다. 하하. 고민은 했지만 일은 이미 벌어진 후였죠. 커피일도 속성으로 배우고 어머니 카페일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서 원래의 디자인 일을 하기 위해 카페 한 켠에서 일단 시작은 했었죠. 연고도 없어 일이 없을 줄만 알았는데 신기하게도 사람을 통해 일이 들어왔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9월, 정부 지원 사업인 ‘도시 청년 시골 파견제’에 공모해 선정되는 경사를 맞는다. 일회성으로 다녀가기만 하는 양동마을 방문형태가 안타까워 자신의 디자인 경력을 살려 양동마을을 소재로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것이 성공 전략이었다.


-양동마을을 디자인 한다? 양동마을 콘텐츠를 굿즈(goods)로 소비하게 한다?

“오랜시간 보존돼있어 아름다운데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양동마을에 일단 반해 버렸어요. 저는 늘 디자인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요. 지금까지 양동마을을 현대적인 디자인 컨셉트로 접근해 풀었던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삶의 터전으로서의 양동마을이 숨겨진 보석 같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먼저 저 조차도 모르고 있었던 양동마을을 제대로 알리고 싶었어요. 이 마을에 대해 제대로 소개하는 가이드가 필요해 보였고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값진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양동마을에는 한국어 문화해설사가 8명이었고 외국어 안내자가 3명이었는데 한국어 부분은 대부분 마을 주민이라고 한다.

“그분들의 스토리는 바로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 스토리를 제가 프로그램화하고 대학생들에게 교육을 시켜 그들이 안내자가 되도록 연결시키는 매개가 되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송안씨가 외국인과 인터뷰 한 결과 무엇이 만족스러운지는 모르고 단지 아름답고 전통적인 부분에서 ‘좋았다’ 라고만 하는 것에서 일회성으로 보고 가는 것이 아쉬웠다는 것.

이를 가이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연결해보겠다는 착안에 인근 포항공대 팀에서도 제안을 해와 프로그램을 구체화 할 계획이라고 한다. 양동마을의 무궁무진한 스토리를 듣고 할 수 있는 컨텐츠가 너무 많아 보였다는 그녀.


-양동마을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해 팔고 있는 굿즈 없다는 것에 주목, 기존의 토산품도 디자인개선해야

그녀는 또, 관광지에서 꼭 하나라도 사오고 싶은 굿즈(goods)의 필요성에 착안했고 양동마을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해 팔고 있는 굿즈가 없다는 것에 주목했다. 판매하고 있는 기존의 토산품도 디자인을 개선해야 하는 실정으로 보였고 ‘예쁘고 사진 찍기 좋아야 한다’는 것을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시중에 파는 것보다 퀄리티는 좋으나 상품 디자인이 아쉬웠다는 것.

기념품 가게에서도 디자인이 매력적이지 않아 구매욕구가 떨어지는 편이었으나 외국인들은 그나마 그 물건들을 사가고 있었다. 더욱이 경주시에서 만든 굿즈를 가져와서 되팔고 있으니 양동마을 자체의 굿즈는 아닌 것이다.

“석굴암, 불국사 엽서 등 이곳과는 상관없는 기념품이었어요. 디자인 개선의 필요성을 알렸고 주민들은 반색했습니다. 기획해서 팔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해준다고 하셨어요”

“단순히 가게를 운영한다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경주에는 소위 핫플이라고 하는 예쁜 곳은 많아요. 저는 책을 읽을 수 있고 전시회도 하며 사람들이 오고가는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젊은 기획자가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은 거죠. 생각보다 일이 커지고 있어요. 하하. 여러곳에서 협업 제안이 들어오고 있어요”  송안씨의 열정과 넘치는 에너지를 보고 투자를 하겠다는 것.

-“시골에 있지만 전 세계를 네트워크로 구축해 일할 수 있는 사업이라 희망적이예요”
3주전에는 카페 옆에 작은 콘테이너 한 채가 더 들어섰다. 송안씨가 머물며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인 이곳에서 그녀는 12월까지 상품 준비를 한 뒤 양동마을에서 내년 1월부터는 조금씩 출시할 예정이다. 송안씨의 열정들이 하나씩 구체화되어 양동마을을 다녀간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상품들이 제작될 것이다.

“저도 대구라는 도시에서 활동했지만 그런 도시에서 청년들이 맘껏 꿈꿀수 있는 장(場)은 드물어요. 공간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요. 하고 싶은 사업을 구상하고 펼치기에는 시골이어서 더 좋은 점이 많은 거 같아요. 시골이라는 공간에 있지만 전 세계를 네트워크로 구축해 일할 수 있는 사업이라 희망적이예요”

청춘들이 떠나기만 하는 강동면 시골마을에 젊은 피, 그녀가 떴다. 그녀가 시골마을에 정주하면서 경주의 문화콘텐츠를 연구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선애경 문화전문 기자 / 1418호입력 : 2019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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