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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달프다 101세 불국사역… 현재진행형 불국사역 기대하며 재검토 돼야

동해선 복선화로 폐역 될 위기에 처해있는 ‘101세 불국사역’
선애경 문화전문 기자 / 1395호입력 : 2019년 06월 20일
↑↑ 코레일 내일로, 하나로 패스 등의 다양한 상품으로 불국사역을 찾는 이들은 최근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불국사 역이 없어진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불국사역 곳곳은 수많은 이들의 추억의 저장소입니다” “아직 대부분의 이용객들은 불국사역이 폐선의 기로에 서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폐선을 반대한다’ ‘철마는 계속 달리고 싶어한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불국사역’

불국사역에 걸려있는 글귀들이다. 불국사역 기차의 기적소리가 토함산 불국 정토의 여명을 깨우며 밝힌지 101년째다. 이 역이 동해선 복선화 사업으로 노선이 변경돼 폐역이 될 상황에 처해있다.

코레일은 포항-울산간 복선 전철이 완공되는 2020~2021년 부산에서 포항을 잇는 동해남부선과 중앙선 일부를 폐선한다. 그 중 경주 구간은 17개 역 건물과 72km 선로가 포함된다. 불국사역도 폐역 예정인 역중 하나다. 입실역에서 신경주역까지 우회하는 복선로가 개설될 예정이어서 불국사역과 경주역을 통과하던 기존동해남부선은 폐선예정인 것.

↑↑ 홍만기 불국사역장.

불국사역은 일제강점기인 1918년 11월에 문을 열고 영업운전을 시작했다. 101년 영욕의 세월과 근현대사 경주 관광관문으로서 기여했던 불국사역의 발이 묶일 예정이라 관계자 및 주민과 관광객의 안타까움이 더하고 있다. 경주시도 이 역의 중요성을 인지는 하고 있으나 지역주민의 열망을 전달할 소통의 장은 아직 전무한 상황이라고 한다.

폐선 이후 여러 안들은 예산이 많이 들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내용이 많아 실제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불국사역 폐선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불국사역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심폐소생에 가까울만큼 절박하다. 불국사역은 애달프기 짝이 없다.

↑↑ 최창식 불국사역보존추진위원장.
이에 지역주민들과 불국사역장은 역 존치를 위해 이미 회원만 200명에 이르는 불국사역을 사랑하는 조직 일명 ‘불사조’ 밴드 결성을 했고 지역민 대표로 구성된 불국사역보존추진위원회 구성으로 역 살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이 열기는 불국사역 존치 서명운동으로 발현돼 이미 서명자가 1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홍만기 불국사역장과 최창식 불국사역보존추진위원장을 불국사역에서 만났다.




-아직도 이용객이 많을 때는 하루 수천 명에 육박하는 역, 지역 경제에 큰 역할

불국사역은 동해남부선을 통해 부산과 울산 등 대도시를 잇는 중요 교통수단이자 이들 지역 관광객들의 주 이용역이었다. 불국사와 석굴암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는 이 역은 철도문화재로 지정된 역이기도 하다. 한옥의 전통 건축양식을 간직하고 있는 역은 현재 경주역과 불국사역뿐이다.

불국사역 역사 주변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불국사와 석굴암을 비롯해 방형고분 등 문화유적이 많으며 보문관광단지도 인접해 있다. 역 바로 인근에는 최근 핫한 맛집들과 먹거리 골목 등 오밀조밀한 상가들이 형성돼 있다. 지금도 하루에 무궁화호가 36회 운행되고 21번 정차를 하고 있다.
이용객이 많을 때는 하루 수천 명에 육박하는 역이다.

여름 휴가시즌 등 성수기에는 일일 1000명 정도, 비수기에도 500~600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주말과 공휴일에는 700~800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급부상한 불국사 겹벚꽃 시즌에는 일일 2000~3000명이 다녀간다고. 이들은 경비 절감과 교통정체를 피하기 위해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들 방문객들은 대중교통과 택시 등을 이용해 관광하고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펜션 등 숙박업체와 식당 등이 지역 경제에 큰 역할을 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 1936년 신축 당시의 불국사역(불국지역 향토사 제공)

-“부산과 울산 사람들이 오히려 이 역의 중요성을 더 잘 알고 있습니다”

기자도 반나절 동안 역 대합실에서 이용객들을 만나고 느긋하게 역에서의 시간을 즐겼다. 기자도 믿기지 않을 만큼 많은 이들이 다녀갔다. 평일 짧은 시간에도 많은 이용객들이 이 역을 다녀가고 있었다. 젊은 부부의 손을 잡은 아이들과 가족들, 연인들, 어르신들은 삼삼오오 대합실에서 기다리거나 수령 100년이 넘은 향나무들과 은서목 등의 그늘 아래 벤취에서 기차를 기다렸다. 그들의 모습은 자체로 경주를 알리는 홍보 프레임이었다.

울산서 경주 농장을 관리하러 이 역을 일주일에 두세번 이용한다는 이용객은 “불국사역은 특히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역사성도 깊고 관광객이나 기존 생활권 이용객들은 너무 불편하게 되므로 반드시 존속돼야 합니다”라고 했다.

울주군에 사는 이현경씨는 “부산과 울산 사람들이 오히려 이 역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병원 치료차, 혹은 맛있는 요리 먹으로 경주에 자주 옵니다. 온 김에 주변 문화유적지와 관광지도 다녀가곤 합니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보다 경제적인 부분은 물론, 술 한 잔 편하게 하고 돌아갈 수 있지요(웃음).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도 불국사역은 존속되어야 합니다”라고 했다.

↑↑ 평일에도 많은 이용객들이 이 역을 다녀가고 있었다.

-“운행 중단되고 역사(驛舍)건물만 근대문화유산으로 남겨두면 뭐합니까” “경주시는 지역주민들과 대화 하면서 해답 찾아야”

“불국사역에 열차가 계속 운행돼야 합니다. 운행이 중단되고 역사(驛舍)건물만 근대문화유산으로 남겨두면 뭐합니까. 열차가 다니고 사람들이 이용해야 역사도 그 가치가 빛나는 것 아닙니까”

최창식 불국사역보존추진위원장은 지속적으로 열차가 운행돼야 한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입장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노선이 지속돼야 진정 가치있는 역사가 될 것임을 힘주어 말했다.

“경주 관광 일번지가 바로 불국사입니다. 불국사의 관문은 불국사역이고요. 이 역의 존재는 지역 경제 발전과 울산 등지의 인구유입에도 큰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현재는 관광객 이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최 위원장은 최근 불국사 관광 유치를 위해 경주시가 일명 불리단길 조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과 함께 관광객을 직접 맞이하는 관문인 불국사역을 폐쇄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노선이 폐지되면 울산에서의 인구 유입에도 감소 현상이 생길것이라 전망했다.

“무엇보다 경주시에서 적어도 이런 사안을 진행할 때 지역주민들과 대화를 하면서 해답을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역민의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여론을 경청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면서 “노선이 유지된다면 역 주변의 넓은 철도 용지를 개발해 역과 조화롭게 새로운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 동해선 복선화 사업으로 변경되는 노선도.

-“불국사역은 주변 지역민들의 삶의 근간, 경주시와 대한민국의 대표역으로 반드시 존속돼야”

홍만기 불국사역장은 울산과 부산, 대구와 포항 등에서 경주를 찾는 여행객들의 편의를 위해 불국사역은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것을 시종 주장했다. 불국사권역은 경주 관광의 핵심으로 그 중요성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며 불국사역 주변 지역민들의 삶의 근간이라고 했다.

“불국사역은 관광자원으로서 경주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표역이지 않습니까. 불국사역이 폐역된다면 세계적인 역사문화유적지인 불국사와 석굴암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외면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당연하고요. 구체적으론 노선이 변경될시 신경주역에서 다시 불국사역으로 와야 하는 불편이 예상됩니다. 현재 불국사와 석굴암을 찾기 위해 이 역을 이용하는 손님은 부산과 울산 사람들이 70~80%정도입니다. 부산과 울산에서 불국사를 찾는 관광객들의 방문이 힘들어짐은 물론, 관광객들이 신경주역에서 내려 불국사를 관광하려면 비용은 물론, 1시간가량 소요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겁니다”라면서 기존노선을 살리는 것을 바탕으로 부산에서 울산, 불국사역에서 동방, 다시 불국사와 경주보문단지로 이어지는 특별관광열차 개설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2017년 불국사역에 부임한 홍만기 역장은 헌신적인 노력으로 역사와 역사 주변에 대대적인 정비를 해 불국사역의 이미지와 환경이 크게 개선되었다. 역사 주변에 화단을 조성하고 역사와 구정시장을 잇는 메타쉐콰이아 거리, 역 광장 앞 관광안내판 설치를 추진중인데, 특히 메타쉐콰이아 거리는 시행결정이 됐다가 다시 무산돼있는 상황이어서 재시행을 바라고 있었다. 역장은 또 역과 역 주변의 구정시장에서 불국사까지의 환경을 스토리텔링하는 방안 등을 다양하게 강구중이다.

↑↑ 불국사역은 철도문화재로 지정된 역이다.

-현재진행형으로 남을 불국사역 기대하며 다시 한 번 신중한 검토해야

이런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경주시 미래사업추진단 관계자는 역을 존치하고 싶어도 대체 노선으로 새로운 복선공사를 하고 있어서 불국사역 철도운영은 어려울 예정이라고 전해왔다. 또 2000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 지정시 기존의 철도노선을 철거하는 조건이 있었고 20여년 만에 이행해야 하는 것도 폐선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이 노선을 유지하게 되면 두 개의 노선이 운행되는 것이어서 사실상 어렵습니다. 아쉽지만 불국사역 존속건은 경주시가 검토하고 있으나 폐선 이후 관광열차 등의 대체 방안을 강구중입니다”

불국사역 존치를 위해서는 경주시민과 경주시,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 국토해양부와의 협조와 공감이 우선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불국사역은 지역민만의 것이 아니다. 국내외 많은 이들이 찾는 불국사역은 대한민국의 대표역이며 일등 브랜드로 손색이 없다.

없는 길도 만들어내고 있는 시대다. 101년간 관광 경주의 영광스런 시간을 함께하며 굉음 소리를 길게 냈을 불국사역. 지금도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 불국사역 기존 선로를 폐쇄하는 움직임이 안타깝다. 만시지탄이지만, 현재진행형으로 남을 불국사역을 기대하며 다시 한 번 신중한 검토를 바란다.
선애경 문화전문 기자 / 1395호입력 : 2019년 0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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