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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가 외길 51년 솔뫼 정현식 14번째 개인전 ‘나는 서예로 가출했다’ 展

경주 시골 서생의 편안하고 담백한 붓질에 매료되다
금강경설의·임제록전문병풍 도자기·지총 등 400여점 선보여

오선아 기자 / suna7024@hanmail.net1412호입력 : 2019년 10월 31일
↑↑ 솔뫼 정현식.

“서예는 붓을 들고 하는 명상입니다. 제게 붓글씨는 수행이자 종교죠”
불자 서예가 솔뫼 정현식의 14번째 개인전이 오는 5일부터 17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갤러리 해에서 열린다.

51년 서예 공부의 치열한 반성과 새로운 전환을 위해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 솔뫼 정현식은 서예 종가로부터 가출을 선언했다. 예술과 대중성의 양극단에서 많이 머뭇거리곤 했다는 그는 “본디 정해진 길이 없었기에 남과 다르면 어떻습니까”라고 말한다.

좀 다르고, 못나고, 낯설고, 느려도 운명론적 수도행이라 믿고 자신만의 길을 꿋꿋이 걸어왔던 솔뫼 정현식의 이번 전시 주제는 ‘나는 서예로 가출했다’다. 그는 올해 환갑을 맞아 사유의 깊이, 형상의 다양성, 내면의 반란 등 서예의 종가라고 여기는 형상과 서풍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담아 방대한 규모의 전시로 지역민들과의 소통에 나선다.

↑↑ 금털사자I, 70×65cm.

이번 전시에서 솔뫼 정현식은 ‘금강경설의’, ‘임제록전문병풍’ 등 불교의 가르침을 글귀로 옮긴 서예작품과 이론과 실기, 수행정신에 입각한 서도작품, 쓰고 난 화선지를 이용한 설치서예 ‘지총’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 작가만의 독특한 서예작 400여점을 전시한다.

글씨를 쓰면서 작품의 추상성과 장법 등에 갇히게 되면, 하루를 마감하고 좌복에 앉아 낮은 불빛에 의지한 채 명상을 통해 더듬어간다는 작가. 그의 글귀에는 따뜻한 격려와 따끔한 경책이 공존한다.
반백년, 서예가로서 외길을 묵묵히 걸어온 그는 주로 문자 명상과 철학적 사유를 통해 작품의 답을 얻는다. 솔뫼 정현식은 옛사람의 틀에 안주해 편한 길을 가지 않고 작품에 시대를 담고 삶을 담기 위해 고민하는 작가다.

↑↑ 10년의 벽을 깨다I, 200×70cm.

솔뫼 정현식은 서예 미를 향한 치열한 탐구와 열정이 남다르며 한글과 한문에서 이미 독자성과 예술성, 대중성을 가지고 있다고 중국 하문대 송명신(미학박사) 교수는 평한다. 박이문 전 포항공대 교수는 “불교적 명상사유를 바탕으로 한 솔뫼의 작품은 내면적 숙성을 넘어서는 형상성을 추구하기에 자유분방하면서도 장인적 숙련성은 한결 더 깊고 아름답다”고 말한다.

2004년부터 솔뫼민체, 솔뫼한자, 손편지, 광개토대왕비 등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작가만의 독특한 서체 9종을 개발하며 끊임없이 새로움을 시도해 온 솔뫼 정현식은 자신의 부족함을 깨우치고 창피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 예술가의 첫 출발점이라고 늘 강조하며, 불자로서 하심과 배려의 마음을 지닌 예술세계를 늘 지향하고 있다.

↑↑ 사라진 空을 보라I, 70×200cm.

1959년 경상남도 합천에서 태어난 솔뫼 정현식은 문보 김원태 선생으로부터 사사했다. 1994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서울, 경주, 포항, 일본 등지에서 14회의 개인전을 치렀으며, 대한민국 서예대전을 비롯해 각 시도전 심사(위원장) 및 운영위원을 역임했다.

↑↑ 코끼리와 깨우침, 70×135cm.


서예문화상, 올해의 서체상(2015), 삼일문화대상, 경북문화상 등 굵직한 수상경력과 함께 저서로는 ‘서예작품으로 만나는 노자도덕경’, ‘솔뫼민체’, ‘사자소학’ 등이 있다. 현재 경주에서 솔뫼정현식서예예술연구소와 길러리 솔뫼를 운영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불국사 승가대학에서 학인 스님을 대상으로 서예를 지도하고 있으며, 해인사와 팔공산 갓바위, 직지사, 태안사, 현덕사, 정주영회장기념관인 아산정, 포항지방법원, 안국미술관 등 전국 사찰 및 주요 기관의 현판과 주련에서 그의 글씨를 만날 수 있다.
오선아 기자 / suna7024@hanmail.net1412호입력 : 2019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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