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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풍금, 경주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70호입력 : 2020년 12월 31일
↑↑ 신평 변호사
(사)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
경주라는 말을 어디서 언제 듣건 우리는 귀를 쫑긋한다. 경주라는 말 속에 얼마나 많은 우리들 삶의 진득한 사연이 담겨있는가. 경주는 마치 우리 어릴 적 한적한 학교를 통해 사방으로 퍼지던 풍금이 내는 소리 같다.

그런데 아픈 뉴스가 하나 전해졌다. 지난 해 연말 동아일보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서울과 6개 광역시의 구를 제외하고 전국 159개 시군을 대상으로 지역경쟁력지수를 평가하였다. 보편적인 삶의 질을 측정하는 것이었는데, 그 지표로 ①생활서비스 ②주민활력 ③지역경제력 ④삶의 여유 공간에 ⑤지역내 총생산(GRDP) 자료를 종합하여 점수를 내었다. 놀랍게도 경주시는 동아일보에 발표된 상위 50개 시군에도 포함되지 못하였다. 경북지역에서는 구미시가 9위, 포항시가 46위였다. 과거에는 경주가 살고 싶은 도시를 꼽을 때 항상 1, 2를 다툰 것으로 안다. 아마 나이가 좀 든 경주시민들은 이것을 기억하고, 경주시민이라는 자부심의 원천으로 간직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경주가 예전의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에 불과하지만, 나는 경주시청의 변화와 우리 경주시민의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먼저 경주시청의 변화다. 경주시의 예산이 과거와 달리 지금 1조 원을 성큼 넘고 또 많은 공무원들이 시민을 위한 봉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다만 내 한 가지 경험만을 이야기함으로써 경주시청이 앞으로 더 잘해나갈 수 있는 힌트를 제공했으면 한다.

수년 전 나는 지금의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을 하고 있을 때 성남시청으로 가서 만난 적이 있다. 나 혼자서 시장실로 가고, 운전을 해준 처는 바깥에 있었다. 면담을 마치고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중에 처가 의미심장한 말을 하였다. “여기 성남시청은 분위기가 너무 달라요. 찾아오는 시민들이 관공서라는 의식을 하기 보다는 내 집처럼 가볍고 푸근한 마음으로 오는 것 같아요” 1시간 남짓 혼자서 시청사 마당에 머물며, 눈과 귀에 스쳐오는 모습과 말들에서 이전에 생각할 수 없었던 것들을 짜릿하게 경험한 모양이었다.

사실 그렇다. 나는 서울이나 경기지역의 다수 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풍기는 활력과 겸손함, 비전을 보는 것이 늘 즐거웠다. 이런 말을 하는 정도로도 현명한 독자분들은 내가 말하는 경주시청의 변화가 어떤 내용인지 쉽게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다음으로 우리 경주시민들의 변화다. 경주사람들은 우선 예의가 바르고, 염치를 안다. 확실히 다른 지역민들과 차이를 이루는 점이다. 그런데 개방성, 포용성의 점에서 말하자면 조금 부족한 점이 있지 않을까 한다. 예를 들어보자. 선거 때만 되면 국회의원이나 시장은 당연히 경주 출신이 되어야 하는 것으로 전제한다. 심지어 나는 심심찮게 이런 말을 들었다. 현 국회의원과 시장은 경주 출신이 아니라고 한다. 그분들의 고향인 안강이나 건천은 경주취급을 해줄 수가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지역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들며, 그분들이 시민들의 정서를 이해하는데 무슨 결격사유나 되는 것으로 말한다.

이런 지역적 순혈주의가 우리 경주를 앞으로 나서가지 못하게 하는 큰 원인이 아닐까. 훌륭한 비전과 식견을 가진 분이면 설사 그가 경주 출신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시민들이 경주로 모셔와서 국회의원을 시키고, 시장을 맡도록 하여 안팎으로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물학적 면에서건 어디에서건 순혈주의와 동종교배는 나쁜 현상이다. 출신을 따지는 순혈주의는 내부의 담합과 폐쇄주의 그리고 봉건적 위계질서를 초래한다. 이 모든 것이 집단이나 조직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암적인 존재들이다.

너무 심한 말을 하지 않았는지 걱정이다. 경주를 다시 우리가 언제 어디서건 자랑할 수 있고, 우리 마음에 아름다운 풍금으로 남아있게 하기 위해서 한 말이다. 다들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경주신문 독자 여러분들 모두 복된 새해를 누리시길 빈다.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70호입력 : 2020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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