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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을 어찌 할꼬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입력 : 2019년 05월 09일
↑↑ 이재근
경주YMCA
원자력아카데미원장
지난 4월 15일 정부(산업통상자원부)는 경북 경주시에는 중수로 원전해체연구소를 부산ㆍ울산 고리지역에는 경수로 원전해체연구소를 각각 설립키로 최종결정을 했다. 정부는 오는 2021년 하반기까지 원전해체연구소 설립을 마무리할 계획을 갖고 있다.

경주시민들은 2014년 8월 25일 원자력해체기술연구센터 경주 유치를 위해 유치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사무실을 시청 내에 두고 유치운동에 앞장섰다. 경주시민 22만5000여명의 유치 서명을 받아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고 6년 동안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정부의 정치적인 결정으로 경주는 중수로해체기술연구원(원전해체연구소 분원성격)이라는 이름으로 중수로 월성 1~4호기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본전치기 장사를 한 꼴이 됐다.(내 똥 내가 치우는 꼴이 됐다) 

이번 결정 후 경주시의회는 “지역내에 소재한 원자력 관련 시설을 전부 이전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등 관계 기관에 항의 방문과 강력한 대규모 집회도 불사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그 결과물이 궁금하고 어떤 대정부 투쟁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냥 시민들의 면피용으로 언어적 수사에 그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또한 경주지역 경북도의원 4명은 “경주는 원자력발전소 6기와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원자력환경공단 등 원전 관련 기관이 모여 있고 기반시설이 있어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최적지란 평가를 받았다”며 “이런 적합성과 타당성을 무시하고 내린 이번 결정에 깊은 유감”이라며 반발하는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도의원들의 유감이라는 입장문에 경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유감스럽다. 이 상황에 청와대, 국회의사당, 세종시 정부청사 앞에 가서 항의 한 번 제대로 못하는지 시의원, 도의원이 실망스럽다. 

국내 원전 30기(신한울 1ㆍ2호기, 신고리 5ㆍ6호기 포함)가운데 26기가 경수로이며 중수로는 4기다. 이들 원전에 대한 해체작업이 진행되면 직접적인 경제적 효과는 모두 18조원으로 예상된다. 이중 경북도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8조4000억원, 경주시가 3조 6000억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원전이 453기이며 이 가운데 170여기가 영구정지 상태를 감안해서 원전해체산업은 시장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5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원전은 2030년까지 11기가 설계수명이 종료될 예정이며 해체시장 규모는 22조5000억원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는 탈원전 정책에 대한 여론을 반전 시킬 카드로 원전해체시장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정부는 ‘경제활력대책회의와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2035년까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원전해체 초기시장 창출을 위해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의 해체물량을 조기에 발주하고 인프라 구축과 원전해체 전문가와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생각이다. 

이런 원전해체기술개발과 상용화를 위해서라도 연구시설과 인력을 한 곳에 집중해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데 원전해체연구소를 정치적 셈법에 맞추어 쪼갠 것은 미래세대에게 현 정부 정책 결정에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 

원전폐로와 해체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며 많은 돈과 기술이 있어야 한다. 또한 원전 해체를 위해서는 법과 제도의 정비와 우수한 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원전해체 기반기술 수준은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약 70% 수준으로 원자력시설 해체를 위해 요구되는 핵심 기반 기술은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걱정 하고 있다. 원전 해체의 가장 핵심 기술인 주거지역 오염복원, 고방사성 폐기물 안정화, 사용후핵연료 처리, 해체공정 통합평가, 원격제어, 고도제염, 특수폐기물 처리, 환경복원 등 고부가가치 기술연구에 인력과 예산이 투입돼야 할 것이다. 

이번 원전해체연구소 결정과 관련 경주시 원자력정책과 대응에 문제가 많음을 지적하고 싶다. 경주시가 중수로원전해체기술연구원 유치 결정에 관한 보도자료에 “해외 중수로 해체시장 교두보, 방사성폐기물 정밀분석 센터 설립 적극 추진”이라고 홍보를 하는데 전세계 450개 원자력발전소 중에서 중수로 원자력발전소는 49개에(IAEA) 불과하다. 또한 방사성폐기물 정밀분석센터 설립은 2015년 8월 28일 방폐장 준공과 함께 경주시민의 안전을 위해서 당연히 있어야 할 시설물이었다. 정밀분석 센터가 없었기 때문에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핵종분석 오류라는 한국 최고의 원자력전문 연구기관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고, 급기야 2019년 1월 19일 월성원전ㆍ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에서 모든 방폐물 반입을 금지시키고 ‘방폐물관리 민관 합동 조사단’을 운영하게 됐다. 

원전해체연구소 유치를 위해 경주시가 오랫동안 노력해온 결과에 비하면 이번 감포읍 일원에 들어설 중수로해체기술연구원은 너무나 초라하며 시민의 한 사람으로 너무 속이 쓰리다. 그리고 조례로 제정된 ‘경주시 원전범시민대책위원회’는 원전과 관련해 어떤 범시민대책을 수립하고 있는지 그 단체의 존립성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천년의 역사문화도시 경주에 군사정권의 힘의 논리로 월성 1호기 중수로 월성원전이 들어선 이래 참여정부의 중ㆍ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까지 경주는 무기력했다. 유감과 분노와 실망만으로는 안 된다. 매번 자유한국당에 국회의원과 시장을 당선시켜 줬지만 경주는 집토끼 논리로 번번히 외면당했고, 민주당 정부는 국책사업이라는 큰 선물을 줘봤자 표를 찍을 때는 언제나, 한결같이 묻지마 투표로 자유한국당을 찍으니 국가예산이나 국책사업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악 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그럼 필자 당신은 어떻게 할래? 실용주의다. 이제 경주는 실용주의 당이 나와야 한다. 소멸도시 경주가 살 길은 일자리 창출과 새로운 천년을 바라보고 역사문화도시 경주를 지키는 일 밖에 없다.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입력 : 2019년 05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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