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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미래가 나이지리아 손에 달렸다고?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62호입력 : 2020년 11월 05일
↑↑ 박성철 교수
동국대 파라미타 칼리지
중학생인 우리 아들이 온라인 수업하는 걸 보다 보면 냉장고 문을 열 수밖에 없다. 시원한 맥주라도 마시지 않고서는 도저히 답답해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이 10시이니 시간표 상 따분하고 어려운 수학 시간임에도 녀석은 실실 웃는다. 수업 안 듣고 분명 유튜브에서 웃기는 영상을 보고 있을 거다. 아닌 척하며 슬쩍 다가가면 손가락을 까딱거려 원래대로 돌려놓는다.

하나뿐인 아들을 왜 그렇게 못 믿냐고? 녀석이 끼고 있는 안경으로 다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환장할 노릇이다. 녀석의 위험한 외줄타기를 애 엄마가 눈치채기라도 하면 어쩔까 긴장이 되었던지 입이 바짝 마르다.

코로나 19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학년이나 지역에 상관없이 모두 학력 격차를 우려한다. 점수 분포를 보면 마치 모래시계처럼 중간층이 없어지고 적은 상위권과 다수의 하위권으로 양분화 되어 있단다. 코로나 사태로 선생님들이 문제를 쉽게 냈음에도 말이다.

아이들만 뭐라 할 수도 없다. 코로나다 인공지능이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데 애들이 인상을 써가며 풀고 있는 수학 문제는 30년 전 내가 풀던 딱 그 문제들이다. 비대면 형태의 수업만이 차이가 있을 뿐 공부 내용이나 양이 학력고사를 보던 까까머리 세대와 똑같다면 이거야 말로 큰 문제가 아닐까? 교육 시스템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모양이다.

혹시 나이지리아, 콩고, 탄자니아라는 나라를 들어본 적 있는가? 에티오피아나 앙골라는 또 어떤가? 모두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한 나라들이다. 인도 왼쪽에 위치한 파키스탄은 그나마 나은지도 모르겠다. 지금부터 우리는 이 여섯 나라를 잘 기억해 둬야 할 것이다. 왜냐 하면 지구의 미래가 바로 이 나라들 손에 달렸기 때문이다.

요즘 전기차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는 2019년 8월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인공지능 회의(World Artificial Intelligence Conference)에서 “세계가 20년 안에 직면하게 될 가장 큰 문제는 인구 붕괴”라고 말했다. 그 예외가 바로 위의 여섯 나라다. 붕괴는커녕 오히려 인구 폭발이다. 전 세계 출산율이 급락하는 오늘날, 세계 인구의 절반이 바로 이 나라들에서 태어난다는 말이다.

퓨 리서치(Pew Research)라는 조사기관에서도 이 여섯 나라가 21세기 말까지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문제는 이들 나라에서는 애들 교육에 돈이 거의 투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들 나라의 성인 문맹률은 탄자니아(78%)가 매우 심각하고 그다음이 콩고(77%)이며 앙골라(66%), 파키스탄(57%), 나이지리아(51%), 에티오피아(39%) 순이다. 이들의 문맹률은 대(代)를 이어 전해지는 양상이다.

한때 우리나라도 부모의 문맹률이 높았지만 자식만큼은 가르쳐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다.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잘 살게 된 것도 교육에 빚진 바가 크다. 반면에 지구의 미래를 책임질 이들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교육이 우선순위가 아니다. 이유야 다양하다.

먼저 재정상의 문제다. 글로벌 교육 파트너십(Global Partnership for Education)에 따르면, 교육 재정 지원의 20%만이 저소득 국가에 간다고 한다. 그러니 당연히 교실이 부족하다. 아프리카 대륙의 말라위 같은 경우 1학년 교실에 평균 130명의 어린이가 모여 있다고 한다. 70년대의 우리 때보다 더 열악하다. 성차별도 심각하다. 아이들이 교육을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성차별은, 현재 학교에 등록되어 있지 않는 소녀들이 전 세계에 1억 3,000만 명이 넘는다는 사실로 드러난다. 개발도상국가의 소녀 3명 중 1명은 18세 이전에 결혼하며, 또 그렇게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부족 갈등이나 분쟁 지역의 갈등 문제도 크다. 갈등 지역에서 교육 시스템은 보통 가장 먼저 파괴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많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데 3시간씩 걷는 일이 드물지 않은 등 다양한 이유도 있다.

가난한 나라들이 ‘가난한 교육’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지만 부정하고 싶을 정도로 현실은 냉혹하다. 코로나 사태로 하루는 학교, 하루는 집에서 수업하는 아들 녀석과 학교를 전혀 다녀보지 못한 나이지리아 아들 녀석이 함께 맞이할 미래가 결코 어둡지 않기를, 이런 어두운 전망이 부디 보기 좋게 틀리기만을 바라볼 따름이다.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62호입력 : 2020년 11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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