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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고객 만족도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입력 : 2019년 05월 09일
↑↑ 박성철 교수
동국대 불교문화대학
Product-Client Fit이라는 게 있다. 글자대로 해석하면 ‘제품-고객 만족도’라는 경제 용어다. 제품은 주지하다시피 유형과 서비스 같은 무형으로 나누어진다. 고객은 그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 곧 시장(market)이기도 하다. 핏(Fit)은 양복이나 상의 목덜미에 붙어있는 태그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다. 레귤러(regular)나 슬림(slim) 핏처럼 몸에 옷이 착 달라붙는 정도를 표시한다. 적합도 정도로 해석하면 좋겠다. 제품-고객 만족도(PCF)는 그래서 ‘제품이 얼마나 소비자에게 사랑받는지를 알 수 있는 궁합’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고객들의 요구(need)에 기민하게 반응한 제품은 당연히 만족도나 적합도가 높다. 운동화로 치자면 나이* 같은 제품이다. 우리 아들만 해도 그렇다. 축구 경기에서 지고 온 날이면 궁색하게도 신발 핑계를 댄다. 위에 언급한 신발을 안 신어서 졌다고 우겨대는 식이다. 니케라고 정복과 승리의 그리스 신(神)이 보증(?)하는 신발이 아니라서 졌다는 청소년들에게 그 신발 브랜드는 만족도가 매우 높은 제품이며, 그걸 바라보는 고객 역시 충성스러운 눈빛이다.
프라* 같은 가방도 마찬가지다. 내가 볼 때는 그저 평범하고 저렴한 비니리(!) 지갑일 뿐인데, 와이프는 정색을 하며 어디 가서 그런 소리 하지 마란다. 누구나 가질 수는 없다는 ‘희소성’과 고객들의 ‘욕망’과 ‘허영’이 만난 지점에 위치한 그 가방 또한 만족도는 매우 높다. 가방이나 구두 같은 소위 명품(名品)들이 이 경우다. 아쉽지만 가격표에 흥분한 남자들의 만족도는 여기서는 논외로 친다.
그럼 여기서 문제 하나 풀고 넘어가자. 이 제품은 자그마치 천 년이 넘을 정도로 고객들에게 환영받아 왔다. 내가 아는 이 기업은 사실 이천 년이 넘는다. 이 제품, 아니면 이걸 만드는 기업은 그럼 무엇일까? 일본에서 유명한 부채 과자만 하더라도 가장 오래된 회사가 몇 백 년 수준인데, 천 년이 넘는다면 정말 대단한 장수(長壽) 기업이 아닐 수 없다. 정답은 바로 ‘종교’라는 기업이다.
가치 추구적인 종교에 어떻게 화폐 추구적인 기업이란 단어를 붙일 수 있냐고 의아해 할 수 있다. 하지만 성직자(聖職者)는 성스러움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 아니던가. 시대를 통해 고객[衆生]들의 요구에 따른 그 꾸준한 종교적 반응은 사상(思想)으로, 수행과 의례로 다양하게 개발해 왔다. 천주교나 이슬람교 등 세상 모든 종교가 그렇다. 중생의 다양한 요구와 거기에 따른 유·무형의 종교 제품이 피라미드나 타지마할로, 불국사나 49제(祭)로 구체화돼 왔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는 명백히 서비스업이다.
그럼 고객들이 가장 우려하거나 두려워하거나 관심 가지는 것은 무엇인가? 고객의 니즈는 한마디로 ‘현실적 행복’과 ‘죽음의 극복’이 아닐까 싶다.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다가 아무런 걱정 없이 잘 죽는 것이 인간의 영원한 바램이자 실존적 니즈(needs)라고 할 것이다. 살아있을 때 잘 살고, 죽을 때 잘 죽고 싶은 인간의 욕구를 잘 반영한 제품으로 회심곡(回心曲) 류를 들 수 있다.
가령 별회심곡(別回心曲)에서 “선심하고 마음닥가 불의행사 하지마소 ··· 선심공덕 아니하면 우마형상 못면하고 구렁배암 못면하네 ··· 적덕을 아니하면 신후사가 참혹하네 바라나니 우리형제 자선사업 만히하세 내생길을 잘닥가서 극락으로 나아가세” 라고 했다. 종교는 고객들에게 마음을 곱게 쓰기[善心]를 주문한다. 살아가면서 공덕(功德)을 쌓으라는 것도 물론이다. 같은 맥락으로 적덕(積德)하고 자선(慈善) 행위를 많이 하면 죽어서도 한 평생 일만 하는 소, 말이나 누구나 두려워하는 뱀 등으로 다시 태어나지는 않는다고 노래한다. 이본(異本)이 가장 많고 지금도 불리어지는 회심곡은 만족도가 아주 높은 제품이다.
그렇게 따지면 목탁도 만족도가 높다. 주지하다시피 목탁은 물고기를 닮았다. 물고기는 잠을 잘 때도 눈을 감지 않는다는 특징에 착안하여 수행자가 도(道)를 대할 때의 마음가짐을 상징한 것이다. 사회나 언론에서 흔히 수행자나 민중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을 가리켜 ‘사회의 목탁’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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