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와 반전이 가미된 기쁨과 행복의 순간

↑↑ 유지령 작가.

유 작가는 벨기에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처음 접하며 받았던 감동과 충격이 자양분, 혹은 자극제가 되어 작가만의 독특한 화풍을 만들어냈다.

“세상의 모든 고정관념과 규칙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사물을 다르게 보기위한 노력과 집요한 관찰이 어느새 습관이 됐죠”

주변의 것들이 어느 순간 작품의 모티브가 되어 있다는 작가는 전시 때마다 유머와 반전을 가미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을 미소 짓게 한다.

↑↑ 봄이 활짝 피었습니까? 45.0x45.0cm.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면, 그것을 다르게 표현하기 위해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죠. 그렇게 작품소재가 정해지면 그것과 어울리는 공간을 그리기 시작해요. 아크릴 물감을 중첩해 쌓아가면서 캔버스 공간이 완벽해질 때, 기분 좋은 설레임과 긴장감으로 드로잉이 시작되죠”

평소에도 종종 드로잉을 즐긴다는 작가는 몇 가닥의 단순한 선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도 있는 드로잉이 참 매력적이라고 얘기한다.

어린 시절 그림을 좋아해 만화가를 꿈꿔왔다는 작가는 막연히 꿈이라고만 생각했고,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혼을 하고 육아의 그늘에서 벗어날 즈음 30대 중반이 넘어서야 문득 더 늦어지면 좋아하는 그림을 정말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동국대 서양화과를 편입하게 됐다고.

↑↑ 세상으로의 여행1, 캔버스에 아크릴릭, 130.0x55.0cm.

“30대 중반이라는 늦은 나이지만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절박한 심정과 추진력으로 편입을 하게 됐어요. 좋아하는 그림을 마음껏 그리며 그림에 대한 갈증을 풀어나갔죠. 한국화, 테라코타, 드로잉 등 타 전공과목도 다양하게 들으며 많은 경험을 했어요. 그리고 그때의 경험들이 작품 활동을 해 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됐죠. 당시 육아와 학업을 병행해야 했기에 남들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야 했지만, 그때의 기억, 도서관의 쿰쿰한 책 냄새가 아직도 그립네요”

“세상을 살아가는데 행복하고 즐거운 일들이 정말 많아요. 하지만 힘들고 슬프고 고통스러운 몇 안되는 사건들을 경험하며 즐겁고 행복한 수많은 일들을 망각하죠. 마치 삶이 힘들고 고단한 것처럼 말이죠” 작가는 기쁨과 행복의 순간을 담은 그림을 통해 각자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그 시절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한다.

유지령 작가는 1970년 경주 황남 출생으로 동국대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2015, 2016 부산국제아트페어, 2016 부산국제 아트쇼, 2017 그룹이노베이션전, 2017 경주아트페어 등에 참여하며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