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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箭筒> 제작, 수준높은 문화로 승화시키다

대를 이어가는 전통목칠공예공방
이필혁 기자 / dlvlfgur@hanmail.net1157호입력 : 2014년 0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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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주신문사


전통(傳統)을 잇는 기업들이 존재한다. 2대, 3대, 4대. 대를 잇는 것은 단순히 가업을 잇는 것에서 벗어나 우리의 전통을 이어간다는 자부심이다.

‘전통목칠공예’의 전통은 단순히 어떤 집안이나 공동체에서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사상이나 기술을 이어가는 전통이 아니다.

↑↑ 화살통의 재료인 대나무에 밑그림을 조각하고 있다.
ⓒ (주)경주신문사


이곳의 전통(傳統)은 활에 쓰이는 화살을 담는 화살통 만들며 전통(箭筒)의 대를 이어가는 곳이다. 전통(箭筒)이란 화살을 담아서 편리하게 들고 다니는 통이다. 화약이 개발되기 전 화살은 최고의 원거리 무기로 주목받아왔다. 활을 쏘는데 활과 화살, 그리고 통 이 세 가지가 필요하다. 특히 전통은 이동하면서 화살을 안전하고 간편하게 운반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다.

화살 통은 수렵용과 전쟁용을 나눈다. 전쟁용 전통은 대·나무·가죽·종이 등을 재료로 만들어 기능성을 중시했고 수렵용 전통은 일종의 장신구로 쓰여 화려함이 돋보인다.

전통은 재료에 따라 대로 만든 죽전통, 종이로 만든 지전통, 오동나무로 만든 목전통, 거북껍질로 만든 대모전통, 제상어 가죽으로 만든 교피전통, 나전으로 만든 통과 거북이 등껍질로 만든 전통 등 재료에 따라 다양하다.

↑↑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작업장.
ⓒ (주)경주신문사


전통을 이어가다.
“대를 이어간다는 것은 우리의 역사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4대를 이어 전통을 만들어 오고 있다는 곳을 찾아 나서면서 내심 기대감이 컸다.
대를 이으며 오롯이 새겨진 세월의 흔적들과 수많은 작품들이 놓인 공간, 그리고 대를 이어간다는 자부심으로 가득한 장인 정신을 떠올리며 4대를 이어 화살통을 만들어가는 ‘전통목칠공예’를 찾았다.

↑↑ 김동학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93호 전통 기능보유자
ⓒ (주)경주신문사


전통목칠공예는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93호 전통 기능보유자이자 3대째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김동학(74) 옹과 이수자인 그의 아들 김성권(44)씨가 4대를 이어가는 곳이다.

김동학 장인은 굵은 대나무에 그림을 그려 넣고 다시금 그림을 조각하며 칼금을 채워 장식하고 여기에다 옻칠까지의 작업을 수 십년 간 이어오고 있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야 하기에 일 년에 고작 3~4개 정도만 제작할 수 있다. 하지만 고작 3~4개 생산되는 전통마저 수요가 거의 없다고 한다.

“예전에야 전통을 만들면 팔 걱정은 없을 정도로 수요가 많았지만 요즘은 전통을 찾는 이가 거의 없지” 김동학 선생은 고단한 작업에도 전통을 이어간다는 자부심으로 버텨왔다. 하지만 최근엔 고민이 많다. 바로 전통을 이어갈 후계자가 없어서다.

“국궁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소비자가 없어졌고 이것을 이어가려는 후계자들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떠났지. 전통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계가 해결되지 않는데 잡아둘 수는 없잖아”

그는 전통의 대를 잇기 위해 아들을 설득했다. “사실 먼지 덮어 써가며 전통을 만들어가는 아들을 보면 대견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가슴이 아프지. 전통만으론 생계를 꾸려가기 어려우니말이야”

↑↑ 정성들여 만든 전통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전시돼있다.
ⓒ (주)경주신문사


그는 수요가 없으니 사장될 수밖에 없다며 목공예품을 취급하며 명맥을 잇고 있다.
“우리 대가 지나면 이것도 없어지게 될지도 몰라. 단순히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공예품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널리 알리고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
그는 문화가 단절되기는 쉬워도 다시 찾기는 어렵다며 문화의 중요성을 잊지 말기를 바랐다.

-주소: 경주시 하동공예촌길 51
-전화: 054)745-0866
이필혁 기자 / dlvlfgur@hanmail.net1157호입력 : 2014년 0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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