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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예술의전당 김완준 관장-‘경주’의 정체성 유지하며 새 문화 씨앗 뿌려야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체계 정비·완성해야
선애경 기자 /  1290호입력 : 2017년 04월 27일
|  | | | ↑↑ 문화흐름을 주도하고 기획하는 문화재단의 기능을 강조하고 있는 김완준 관장. | | ⓒ (주)경주신문사 | |
“예술을 바로 따먹는 열매로 생각지 않아야 합니다. 씨를 뿌리고 거름을 주고 정성을 들여야지 열매가 맺히는 겁니다. 씨만 뿌리고 바로 열매를 따 먹을 수 없습니다. 여유를 가지고 기다림도 있어야 합니다”
2014년 11월 (재)경주문화재단 대표·경주예술의전당 2대 관장으로 취임한 김완준(67, 지칭은 이하 김완준 경주예술의전당 관장으로 통일한다) 관장은 2015년 한국공연예술포럼 공동회장에 선임되는 등 대내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 지난해 연임됐다. 현재 경주문화재단과 경주예술의전당의 수장으로서, 탁월한 리더십으로 일선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 관장을 지난 21일 경주예술의전당에서 만났다.
김 관장은 대구시립오페라단 초대 예술감독을 12년 동안 맡았으며 대구오페라하우스와 계명아트센의 초대 관장을 지낸 바 있다. 김 관장은 주체적인 문화 흐름을 주도하고 기획하는 문화재단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강조했다. 그리고 시종, 경주는 특별한 도시라고 강조하면서 이러한 경주에 문화의 씨앗을 뿌린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라고 했다.
-“경주문화재단은 문화 정책 수립하고 지역 문화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문화 축제 만들어 나가는 역할해야”
김 관장은 2014년 취임 이래 여러 시도도 많았고 새로운 시도도 했었으나 보이지 않는 높은 벽도 절감했다고 돌아봤다.
“약 2년 반을 지나고 보니 좌충우돌하며 처음을 시작했던 것에 비해 ‘경주’가 이제야 보입니다. 지금은 처음보다 많이 호의적인 편으로, 도와주고 협조해주는 분위기 입니다. 일할 수 있는 분위기인 거지요. 남은 임기 동안 이제야말로 조직 자체의 구성을 통해 로드맵 자체를 연속적으로 꾀하고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구조적인 문제를 정비하고 완성하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경주문화재단은 문화 행사를 하는 기획사, 대행사가 아닙니다. 문화 정책을 수립하고 지역 문화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고 새로운 문화 축제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라면서 기존의 경주시에서의 문화행사를 재단의 실무진이 실행하는 형식이었으나 차츰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문화재단과 경주예술의전당에 대한 인식들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문화의 중요성과 이에 따른 마니아층도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문화지원예산과 문화활동 정책 수립에 따르는 소프트웨어의 예산 자체가 매우 부족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해부터 한수원의 문화후원사업으로 한수원이 10억~15억원을 지원해줘서 양질의 프로그램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고품격 공연을 경주 시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즐겨 문화 저변을 확대하고 시민들의 문화 향수권 신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끌어내고 있는 것이지요”
“이는 한수원 측에서도 좋은 기업으로서 이미지 제고가 있으며 양질의 예술문화를 경주 시민들에게 선보여 저희 위상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점들에서 보면 제가 복이 있는 것 같습니다(웃음)”
경주예술의전당은 지난 2016년부터 한국수력원자력과 경주문화재단의 문화후원 협약을 통해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을 정해 한수원의 문화후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경주문화재단의 역량있는 기획과 한수원의 지원이 맞물린 결과다. 한편, 객석의 10%를 문화소외계층을 초청하고 있다. 문화혜택이 구석구석 스며들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5월 ‘쎄시봉 콘서트’, 6월 ‘앙상블 디토 리사이틀(리처드용재오닐)’ 등이 예정돼 있는 등 이들 공연은 티켓 오픈 당일 매진을 기록하는가하면, 순항 속 대성황을 이루고 있다.
문화재단은 지금까지는 대중 취향의 인기있는 콘텐츠를 주로 선보였다면 올해는 한 단계 수준을 높여 계도적인 프로그램도 준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 임기동안 조직원들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체계 세워야 한다고 봅니다”
김 관장은 또 문화재단의 조직원들과 경주시 파견 공무원이 ‘한 식구’가 돼 원활한 소통이 되고 있다면서 “시에도 저희의 애로사항을 적극 어필해주고 협조해서 자체 조직원들의 전문성이 더욱 반영되고 향상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라고 했다. 지금은 경주시 문화부문에의 자문이 더욱 많아졌으며 정책적으로도 밑받침이 되어가는 분위기라는 것.
“제 임기동안 조직원들이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세워야한다고 봅니다. 또 조직원의 처우도 개선, 향상시켜 더욱 긍지를 지니고 평생직장으로 인식하고 매진하는 틀을 갖추는 것이 해야 할 일이고 그것을 올해 안으로 갖추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북도내 지자체 중 경주문화재단은 가장 선두 주자로 여러 면에서 앞서가고 있는 편이다. 지난한 홍역 끝에 안착하고 있는 시점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직원들도 주인의식을 가지고 여러 굵직한 행사를 치르면서 소기의 성과를 이뤄내 그만큼 역량과 자질도 향상돼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차제다.
“저도 지역 예술가입니다. 지역예술가들의 불만과 애로점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지역 예술가와의 상생은 운영의 묘로써 해결해야 합니다. 그러나 문화향수권과 예술성은 구분돼야 합니다. 지역민들은 최고의 예술을 즐길 권리가 있는 것입니다. 좋은 것들이 계속 이뤄지면 반드시 주변에도 퍼져 나갑니다. 근사한 예로써, 흙탕물을 정화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물꼬를 지속적으로 틀어 결국 맑아지게 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 하겠습니다”
-“양질의 공연과 함께 지역민의 미술 향유권에도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김 관장은 취임후 국민의 화두인 통일을 주제로 ‘통일기원음악회’를 해마다 열고 있다. 또, 취임 당시부터 구상했던 ‘대한민국가곡제’를 꼭 실현해보고 싶다고 했다. 우리나라 음악 수준이 세계적인 것에 비해 한국 가곡제가 지속적으로 열린 사례가 없다고 하면서 우리 가곡을 세계인이 부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개최 배경의 근거를 설명했다.
“경주에서 개최하는 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봅니다. 꼭 해보고 싶은 일입니다”
한편, 올해도 야외 조각전을 구상중이며 지난해 손일봉 선생 탄생 110주년 기념전 등 굵직한 전시를 했었지만 공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시에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일각의 평에 대해서는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은 경상북도의 10번째 등록미술관으로, 이는 대외적인 신인도 확보를 의미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독자적인 미술관 건립과 한수원 문화지원 예산 중 전시 분야에도 비율을 적절히 해서 양질의 전시계획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문화재단이 할 수 있는 여건하에서 지역민의 미술 향유권에 부응할 수 있도록 전반기와 하반기 두 번 정도 큰 전시를 할 예정이라고도 전했다.
김 관장은 시종 경주는 특별한 도시라고 하면서 경주는 독특한 정체성이 있고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깊은 뿌리가 있는 도시라고 거듭 강조했다.
“세계속, 고도로서의 경주입니다. 고도로서 격상하려면 시민들의 눈높이 자체가 더욱 포용적이고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 지역이 대한민국을 대표할만한 일을 해야 한다는 긍지를 가졌으면 합니다. 훨씬 수준높은 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과 명분이 충분히 있습니다”면서 이를 이루기 위해서 배타적인 생각은 지양돼야 한다고 했다.
“경주시민은 높은 자존감을 긍정적으로 발현해 엄청난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주에 문화의 씨앗을 뿌린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
선애경 기자 / 1290호 입력 : 2017년 0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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