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1-01-25 오후 06:53:22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사회

경주의 풍광, 우리의 기억들(44)-월성 안, 오랜 느티나무… 그 아래서 사람들은 함께 나이 든다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65호입력 : 2020년 11월 26일

어르신들이 망중한을 보내고 있는 이곳은 경주 월성입니다. 지난 2014년 12월, 개토식 이래 활발하게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월성은 신라왕경복원사업의 중심이 되는 곳으로 신라시대 왕들이 기거하던 곳이었지요. 월성에 가는 날은 늘 신바람이 납니다. 신라왕들을 알현하는 기분으로 월성을 둘러보며 곳곳에서 묻어나는 신라 중심지로서의 흔적을 상상해봅니다. 물론, 내부 건물지를 4구역(A-D지구)로 나누어 가열차게 진행되고 있는 발굴현장이 대부분의 성역을 차지하고 있어 감흥에는 방해가 되긴 하지만요.

성 내, 아직은 가을색을 고스란히 지닌 느티나무는 휘영청 굽은 모습이었는데 사람들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발굴 현장이 마주 보이는 느티나무 아래 앉아있는 네 분의 어르신들은 인근 황남동에 사는 분들이라고 합니다. 자전거 한 대가 그들 옆에 아무렇게나 세워져 있었는데 얼마나 정겨웠는지 모릅니다. 어르신들은 거의 매일 이곳에서 두 시간 가량 ‘놀다’ 가신다고 합니다.

“우리는 국민학교 동기들이지요. 월성에서 사람 구경도 하고 발굴 현장도 보다가 오후 네다섯 시 경에는 황남동으로 가서 막걸리 한 잔 하고 헤어져요. 하하”

어르신들의 삶의 애환을 어루만져주듯 의젓하고 품이 넓어 뵈는 느티나무는 언제까지나 이들의 쉼터로 남겠지요. 이 어르신들이 떠나고 난 뒤에도 누군가의 그늘로, 안식처로 말이죠.

발굴 현장을 조금 비껴난 월성 안 너른 곳에선 월성 야외사진전이 한창이었습니다. 그 전시를 보러 오랫만에 월성을 찾았죠. 전시를 훑어보고 발굴조사 현장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월성의 둘레길을 따라 걸어보았습니다. 성 아래선 성벽을 비롯해 성을 보호하는 시설인 해자 복원이 박차를 가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의 해자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좁고 얕은 복원이겠지만 그래도 월성이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는 한 방편이 될 터이니 그나마 반길만한 일이겠지요?

월성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성곽 오솔길에서 내려다보는 교촌마을 기와 처마들의 선과 해자를 복원하는 손길들도, 만추를 향해 치닫는 성 안 나무들이 ‘후두둑’ 떨궈내는 낙엽의 색채들도, 발굴현장에서 땀을 훔치는 인부들의 모습도요. 특히 가을의 월성은 유난히 매력적입니다.

우리도 월성을 찾아 내 마음 속 나무 한 그루, 혹은 마음에 드는 벤치 하나 정해서 쉬다 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글=선애경 문화전문기자 / 그림=김호연 화백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65호입력 : 2020년 11월 26일
- Copyrights ⓒ경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INTERVIEW
경주오디세이
경주라이프
포토뉴스
경주인살롱
사회
칼럼
가장 많이 본 뉴스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35,569
오늘 방문자 수 : 30,560
총 방문자 수 : 4,060,213,392
상호: 경주신문 /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계림로 69 / 발행인·편집인 : 손동우 / 발행인 : 정학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동우
mail: gjnews21@hanmail.net / Tel: 054-746-0040 / Fax : 054-746-004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024
Copyright ⓒ 경주신문 All Rights Reserved.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