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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회의 신라향가, 일본 만엽집을 열다④-무가지보(無價之寶) 임신서기석 (下)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59호입력 : 2020년 10월 15일
↑↑ 임신서기석.

↑↑ 김영회 국제향가학회 회장
-저서 : 천년향가의 비밀
-논문 : 신라향가 창작법 제시와
만엽집의 의미
석장사 옛터에서 발견된 임신서기석에 5줄 74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이것은 두 사람만 아는 비밀 글이었을까 아니면 모두가 알 수 있는 글이었을까? 둘만 아는 암호문이 아니었다면 그 뒤에 발견되는 여러 유물들로 보아 확인된다. '울진 봉평 신라비’에서도 이러한 글이 발견되었고, 연이어 ‘울진 성류굴 진흥왕 행차 명문’에서도 서기체 문장이 확인되었다. 이 중 봉평 신라비는 널리 알리는 포고문 성격의 글이다. ‘서기체’가 몇 사람만 아는 문장 표기법이 아니고, 널리 쓰이던 범용 표기법이었다는 뜻이다.

필자는 이 대목에서 ‘향가들이 서기체로 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대담한 가정을 해보았다. 서기체가 널리 쓰이는 표기법이었다면 향가의 작자들도 당연히 이에 따랐을 것이다. 오늘날 갓 부임한 전방 소대장이 철책선에 기대어 범용문자인 한글로 연애시를 쓰고, 7번국도 사랑길 연인이 한글로 카톡을 보내듯이.

고대문자의 해독 작업은 대범한 가정이 필수적이다. 가정들은 검증을 거쳐 폐기되거나 채택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집트 그림문자나, 메소포타미아의 쐐기문자 해독에서도 수없는 가정과 검증의 과정이 있었음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향가들이 서기체로 되어 있을 수도 있다’라는 가정을 세우고 이것이 맞는지 검증에 나섰다. 과정은 처참했다. 긴 시간의 연구로 혹시 시력을 잃지 않을까 두려울 정도였고, 심각한 몰입으로 교통사고 직전까지 가는 부작용도 겪어야 했다. 깜깜한 길에서 잘못된 길로 들어섰다가 허탈한 심정으로 걸어 나오기를 수도 없이 반복해야 했다.

예를 들면 ‘차(此)’라는 글자는 누구나 ‘이것’이라는 의미로 해독할 것이다. 그러나 ‘차(此)’라는 글자는 향가에서 ‘계속 이어지는 발자국’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었다. ‘이것’으로 보았다가 ‘계속 이어지는 발자욱’으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되기까지는 참담한 과정이 있어야 했다. 이는 나중의 칼럼에 소개될 것이다. 가시 잡목이 우거진 한자의 언덕을 헤집고 다니다가 손톱이 빠져 피가 나기를 반복한 끝에서야 필자는 향가가 서기체 문장으로 표기된 작품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게 되었다.

이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지난 100여년 간의 향가 연구에 있어 활용되어온 '향찰'이라는 도구 외에 또 하나의 우회로가 발견되었음을 의미한다. 필자는 결과를 두 편의 글로 논문화 하여 학술지에 등재하였다. ‘신라향가 창작법’은 ‘동아인문학회(회장 최한선)’에 소개하였고, ‘신라향가 창작법’을 ‘찬기파랑가’라는 향가에 적용한 결과는 ‘동아시아 고대학회(회장 송완범)’에 제출하였다.

신라향가 제 1, 2법칙은 이렇게 해서 정립되고 발표된 이론이었다. 이를 만엽가 4516번가에 적용해보았던 것이다. 과연 ①향가의 한자는 표의문자이고, ②그 한자는 한국어 어순으로 배열되었다는 향가 1,2법칙에 따라 만들어져 있을 것인가.

필자가 아래에 분류해 놓은 4516번 만엽가의 노랫말을 현대 한국어 어순으로 읽어보며 확인해 보자. 밑에 별표(*)로 써 둔 한자의 뜻은 뜻을 비틀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옥편에 나오는 그대로 보여 드린다.

新年 始 : 신년(新年)이 시작(始)되었다.
能 布 敷 : 응당(能) 베풀고(布) 번무하게 하리(敷).
* 能 응당 ~하다 능. 布 베풀다 포, 敷 번무하게 하다 부.
能 伊 夜 : 응당(能) 그대들도(伊) 밤늦도록(夜) (베풀고 번무하게 해야 하리).
* 伊 너 이, 夜 밤늦다 야.
余 騰 나머지도(余) 힘차게 달리자(騰).
* 余 나머지 여, 騰 힘차게 달리다 등.

4516번가의 노랫말이 첫 글자부터 끝 글자까지 한 글자도 빼지 않고 신라향가 창작 제 1,2법칙에 따르고 있음이 명백하다. 엄격하게 표의문자로 사용되고 있고 철저하게 한국어 어순으로 배열되어 있다. 만엽가 속에 담아놓은 신라의 서기체 문장이다.

석장사 인근 땅에 반쯤 묻혀있던 임신서기석 표기법에 따라 4516번가가 씌어 있었다. 신라향가 1,2법칙이 바윗돌 속 금가루처럼 무딘 빛을 내고 있었다. 신라 경주 석장사의 한 스님이 천년도 넘게 일본 땅에서 침묵하고 있는 만엽가를 깨우려고 쇠북을 치는 것 같았다. 환청처럼 쇠북소리가 들려왔다.
>>다음에 계속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59호입력 : 2020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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