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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1호기 계속운전 허가에 반대는 더 확산
이성주 기자 /  1181호입력 : 2015년 03월 06일
|  | | | ↑↑ 지난달 27일 원안위가 월성1호기 계속운전을 승인하자 동경주 주민들이 3월 3일 경주시청에 기자회견을 열고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 | ⓒ (주)경주신문사 | |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이은철)는 지난달 27일 제35회 회의에서 ‘월성1호기 계속운전 허가(안)’을 심의하고 계속운전을 허가했다. 그동안 월성1호기 계속운전을 반대해 온 환경단체와 주변지역 주민들은 잇따라 수명연장 철회 성명서를 발표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수원 측은 원안위의 결정에 따라 절차를 밟아 4월경에 재가동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의 논란, 주민여론수렴 절차 무시, 안전성 확보 미비 등에 대해 반대단체뿐만 아니라 야당에서도 반발하고 있어 월성1호기 재가동까지는 험난한 일정이 예상된다.
#월성1호기와 계속운전 허가까지
월성1호기는 가압중수로형(PHWR)이며 용량은 678.7MW. 연간 발전량은 약 51억kWh로 대구·경북 연간 가정용 전력소비량의 약 80%에 해당한다.
1977년 5월 건설 착공에 들어가 1982년 11월 21일 최초 임계도달(설계수명 기산일), 1983년 4월 22일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2012년 11월 20일 설계만료일을 앞두고 2009년 4월~11년 7월까지 압력관 교체 등 대규모 설비를 개선했으며 2009년 12월 30일 계속운전 인허가를 신청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20일 30년 설계수명을 끝내고 가동을 중단했다.
월성1호기는 2009년 12월 계속운전 승인 신청 후 안전성 검사를 받았지만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노후원전의 안전성 논란이 확산되면서 계속운전은 위기를 맞게 된다.
월성1호기는 계속운전을 위해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속조치로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유럽식 스트레스테스트를 거쳤다.
그리고 지진자동정지설비를 설치하고 비상발전기 등 예비전력공급 장치까지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 이동형발전차량을 확보했다.
원안위는 작년 9월 12일 제29회 회의에서 월성1호기 계속운전 심사결과안을 공개하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명연장 심사 56개월만이다. 그리고 올해 1월 15일과 2월 12일 두 차례 이 안건을 상정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이번 3차 회의(2월 27일)에서 격론 끝에 표결로 허가를 결정했다.
#순조롭지 못했던 허가과정
심의 과정에서 위원들 간에 찬반 입장이 분명하게 갈렸다. 이은철 위원장과 정부, 여당 추천 위원들은 찬성, 야당과 시민단체에서 추천한 김혜정·김익중 위원은 안전성 문제를 들며 반대했다. 장시간 회의가 진행되면서 위원들 간에 고성이 오갔고, 방청객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방청객들이 경호원과 공무원들에 의해 퇴장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김익중 위원은 월성1호기가 R-7을 적용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고, 이은철 위원장은 월성1호기의 기준이 아니라고 대응했다.
김혜정 위원은 주민수용성 법적요건 문제, 위원 결격사유 등이 있는데 표결을 강행하면 원안위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며 표결불참을 선언했고 김익중 위원과 함께 회의장을 빠져 나갔다.
이후 이 위원장은 “가장 큰 어려움이 국민의 안전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안전기준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인식차이 같다”면서 남은 6명의 위원들에게 동의하면 거수를 해 달라며 표결에 붙였고 이들 모두 찬성하자 이 위원장도 찬성에 동의해 월성1호기 계속운전은 의결됐다. 이때가 27일 새벽 1시 10분경, 26일 오전 10시 회의를 시작한 지 14간만이다.
#논란은 무엇?
이번 원안위의 결정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주민수용성을 의무화 한 원자력안전법 위반, 원전 가동의 안전을 위한 R-7을 적용하지 않은 점, 부적격 위원 참여 등이다. 월성1호기 계속운전 반대 측은 지난 1월 20일 개정된 원자력안전법 103조에 따르면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는 주민의견수렴절차를 거쳐서 작성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 부칙에는 103조를 지정해 ‘공포한 날로부터 시행한다’고 명시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2007년 데이터를 바탕으로 2009년에 제출된 평가서는 효력을 잃게 되며 공청회 등 주민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다시 작성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수원 측은 월성1호기 계속운전 심사진행은 법 개정 이전부터 진행되었기 때문에 개정법을 적용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월성2호기부터 적용된 최신기술기준의 하나인 R-7을 월성1호기에 적용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번 원안위 회의에서 주요 쟁점이 됐다.
R-7은 1991년 캐나다에서 만든 캔두형 원전의 격납건물계통에 대한 요건을 말한다. 사용 후 핵연료를 저장소로 보낼 때 물이 가득 찬 수조를 통과하게 되는데 R-7은 이 수조와 저장소 사이에 금속으로 된 문을 설치하도록 했다.
만일의 사고 시 저장소의 방사능 물질이 거꾸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하기 위해서다. 원전 건물 전체를 관통하는 주 증기배관 역시 R-7에 따르면 밸브를 설치해야 한다. 91년 이후 건설된 월성2, 3, 4호기 모두 R-7이 적용됐다. 하지만 월성1호기는 1970년대 건설되었기 때문에 R-7이 적용되기 전이어서 적용기준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위원 중에 ‘원자력안전위원회 설치 운영에 관한 법률’의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어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월성1호기를 수명연장하려는 사업자가 구성한 신규원전 부지선정위원회에서 돈을 받고 일을 한 사람이 사업자로부터 독립적으로 공공의 결정을 하기 어렵다고 반대 측은 주장하고 있다.
#최양식 시장의 수용과 한수원의 입장
최양식 시장은 허가 당일인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원안위가 관련법에 따라 객관적인 검토에 의해 결정한 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한다고 했다.
그리고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와 원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월성1호기 가동상황을 수시로 점검해 그 결과를 공개할 것 △32개 안전 개선사항 및 최신 안전 기준 적용을 충실히 이행 할 것 △주민의 신뢰성과 수용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실천적 방안을 제시할 것 등을 요구했다. 또 원전과 방폐장이 소재한 경주지역에 원자력해체기술종합센터를 배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경주시는 앞으로 월성1호기 재가동 수용에 따른 주민지원 대폭 확대와 방폐장유치지역지원사업 조속한 지원 등을 정부와 한수원에 요구할 방침이다.
한수원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교훈삼아 많은 후속대책을 완료해 안전성을 대폭 높였다. 특히 핵심설비인 압력관(경수로의 원자로에 해당)을 포함한 노후 설비 대부분을 교체했으며 삼중의 비상전원 공급수단이 이미 있음에도 이동형 발전차를 추가로 구비했다”면서 “앞으로 원자력안전법시행령(제35조)에 따라 정기검사를 받고, 규제기관의 승인을 거쳐 4월을 목표로 재가동을 추진하겠다. 이와 함께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원전 주변지역이 더불어 발전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확산되는 반발
원안위의 월성1호기 계속운전 승인과 이를 수용하겠다는 최양식 시장의 발표에 대해 환경단체와 야당, 주변지역 주민들은 일제히 포문을 열고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부적격 위원 참여로 위원회는 이미 정당성을 잃은 점, 원자력안전법에는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에 주민의견수렴절차를 거쳐 작성해야 하는데 이를 무시한 점, 김익중 위원이 제기한 월성1호기에 R-7을 적용하지 않는 점 등을 내세워 이번 허가는 날치기 처리이며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내겠다고 반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경주시지역위원회(위원장 이상덕)는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표결처리하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라며 “경주시장이 수명연장을 수용하는 발표를 하고 지역 국회의원도 수명연장반대를 위해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논평조차 내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인근의 고리원전1호기를 두고 수명연장반대를 위해 노력하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활동과는 극명하게 대비를 이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월성1호기 동경주대책위원회는 지난 3일 경주시청에서 “원자력안전법에는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를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해 작성하도록 되어 있는데 원안위는 이를 무시했다. 32가지 안전개선사항을 수명연장 심의에 반영하지 않고 우선 수명연장 허가 후 사후 일부만 개선사항을 반영한다는 결정을 했다”면서 “위원장을 비롯한 표결에 참가한 위원들은 즉시 사퇴해야 하며 생존권 확보를 위해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규탄했다.
경주 제시민단사회단체와 경주핵안전연대도 지난 2일 기자회견을 갖고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 승인과정은 법과 규정을 무시한 누더기 심사였다. 원안위의 수명연장 승인은 무효이며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재심사는 국회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향후 일정과 지역지원은?
원안위의 허가로 월성1호기는 오는 2022년까지 계속운전을 할 수 있게 됐다. 한수원은 45일간의 정기검사를 거쳐 4월경에는 재가동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원전주변지역이 더불어 발전 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월성1호기 재가동까지는 첩첩산중이다.
환경단체들의 법적대응, 주변지역 주민들의 수용 불가에 정치권까지 가세한다면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원안위 결정을 수용했던 최양식 시장이 지역주민들에 대한 보상 확대와 방폐장유치지역지원사업의 우선지원, 원자력해체기술종합센터 경주배치 등을 요구하고 있어 새로운 국면도 예상된다.
한수원 측은 월성1호기 계속운전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지역지원시설세 연 50억원 가량에 기본지원금, 사업자지원금 등 법정지원금만 연간 76억원 규모로 보고 있다. 하지만 고리1호기 계속운전을 위해 지역주민들에게 1300억원 가량을 지급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지역주민들과의 협의는 또 다른 논란이 될 수도 있다.
한수원이 계속운전 특별지원금 이외에 지역수용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방안을 갖고 주민들과 접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이성주 기자 / 1181호 입력 : 2015년 03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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