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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에너지 빈국이지만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
이성주 기자 /  1163호입력 : 2014년 10월 24일
|  | | | ⓒ (주)경주신문사 | |
한국은 2013년 기준 GDP가 1조1976억 달러로 경제력규모 세계 15위이며, 무역규모로 보면 1조675억달러로 세계 8위이다.
한국전쟁이후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이 50여년만에 세계 경제의 선두그룹으로 눈부신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산업의 피’라고 일컫는 전력의 원활한 공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전력 생산 등의 원료가 되는 에너지는 이같이 모든 산업의 기초가 되는 것으로 산업경쟁력과 경제력 성장과 동일시되는 요소가 된다.
경제력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에너지소비량 측면에서 한국은 세계 10위 국가이다. 하지만 한국이 에너지소비(10위)에 비해 경제력규모(15위)가 뒤처진 것은 IT, 자동차, 중공업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원빈국인 한국은 산업을 떠받치는 에너지를 어떻게 공급하고 있을까? 대부분 수입해서 쓰고 있다고 보면 된다.
부존자원 측면에서는 극빈국 수준인 한국은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해서 쓰고 있다. 에너지수입량에서는 석탄 수입 세계 3위, 석유 세계 4위, 가스 세계 6위로 세계 선두그룹이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우리나라는 전체 수입액의 30%를 에너지수입에 쓰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동 정세 불안 등 대외여건에 따라 국가경제가 뒤흔들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에너지안보를 중요하게 고려해 국가에너지정책을 짤 수밖에 없다.
전력 생산의 연료가 되는 유연탄이나 LNG는 15~20일치 밖에 비축할 수 없기 때문에 수입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전기 생산에 큰 차질이 빚어진다. 원자력의 경우 18개월분의 농축우라늄을 저장할 수 있고 장전된 연료까지 감안하면 3년 정도 발전이 가능하다.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2035년 원전 29%로 조정
정부는 에너지안보 외에 석유·가스 파이프라인 등 에너지공급망이 다른 나라와 연계돼 있지 않아 에너지 섬과 같은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 등 여건을 감안해 에너지정책을 수립한다.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또 국제적 환경문제의 화두라고 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원전의 안전성 강화라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 조정되고 있다.
지난 2008년 발표한 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르면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에너지 안보, 경제성,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원전 비중을 2006년 26%에서 2030년 41% 수준으로 확대하고 발전량 비중을 39%에서 51%로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2011년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고 발생 후 원전에 대한 안전 기준이 대폭 강화되고 사회적 수용성도 낮아진 현실을 감안해 올해 1월 발표한 2차 국가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에너지계획을 수정했다. 즉 에너지안보, 온실가스 감축, 산업경쟁력 등을 여전히 고려해 원전비중을 2035년까지 29%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원전비중을 늘리지 않고 유지하더라도 신규원전 건설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소비의 증가 추세가 아직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비중유지를 위해서는 2024년까지 11기, 2035년 까지 7기의 원전을 더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OECD 국가의 에너지소비량은 2000년부터 2010년까지 평균 0.21%로 감소 또는 정체기에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2.85%로 아직까지 증가중이어서 에너지인프라 구축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여러 가지 현실을 감안할 때 원전의 계속운전은 중장기적으로 전력공급을 판가름할 수 있다. <표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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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감축은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시급한 문제이다. 세계 각국은 중기 감축목표해인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까지 줄이겠다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석탄, 석유 같은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여야 하고 전기 생산에서 화석에너지 비율을 줄이는 정책은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전력생산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석탄 화력발전의 경우 원자력의 100배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발생한다.
지난 2012년 청정에너지기준법(Clean Energy Standard Act of 2012)을 제정한 미국은 2035년까지 청정에너지원 발전 비중을 80%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청정에너지는 재생에너지, 원자력, 고효율 천연가스, 탄소포집과 저장이행을 전제로 한 석탄을 말한다. 미국은 청정에너지를 늘리기 위해 육상과 해상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승인하고 30여년 만에 신규원전 건설을 허가했다.
청정에너지의 대명사인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빛 좋은 개살구처럼 많은 잠재비용과 시설 등이 필요하면서도 효율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발전 이용률이 20%내외로 매우 낮고 발전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화력발전설비를 예비발전시설로 갖춰야 하는 등 이중의 부담을 안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재 기술수준으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면 화석에너지 비중도 늘어나게 되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어렵다는 한계도 안고 있다.
발전단가도 풍력 160.8원, 태양광 400원 내외로 원자력(39.6원)에 비해 4배~10배 정도 비싸다. 온실가스 감축과 전기요금 폭등을 막기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에너지는 원자력이 될 수밖에 없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정부는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온실가스 감축, 전기요금 안정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 에너지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소의 안정적 유지 정책이 필수불가결하게 따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설계수명이 다된 원전의 계속운전 여부가 큰 관건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7년 고리1호기가 계속운전을 한 경험이 있으며, 경주 월성1호기가 설계수명(운영허가) 만료에 따라 계속운전 허가 결정을 앞두고 있다. 계속운전은 최초 설계수명을 기준으로 운영허가를 받은 원전이 기간이 끝나면 안전성 검증을 거쳐 연장해서 계속 돌리는 방법이다. 국가별 에너지정책은 다르지만, 대부분의 원전 운영국은 안전성 기준요건이 충족되면 원전의 계속운전을 대체적으로 허용하는 추세이다.
세계 계속운전 관련 시장규모는 2020년까지 647억달러(약 73조원, 2012년 글로벌데이터)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35년까지 약 5조원의 시장규모가 예상된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 러시아 등 원전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원전 운영방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5대 원전 강국으로 원전을 수출하는 6번째 국가이기도 하다. 원전 수출은 원전 설계와 건설뿐 아니라 운전과 정비 등 유지관리를 함께 지원해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지속가능한 수출산업이다. 계속운전은 한국 이외의 세계 원전 선진국에서는 일반적인 원전 운영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만약에 한국만 계속운전이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면 원전 기술이나 운영 능력면에서 세계의 평가는 냉혹해질 수밖에 없다.
2013년 세계원자력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세계에서 272기 신규원전이 건설될 예정이다. 이 시장을 미국, 프랑스, 일본, 한국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장기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보다 효율적인 발전기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원자력발전을 온실가스 감축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견인할 수 있는 가교에너지로 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규태 동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온실가스 감축은 기후변화라는 지구공동체의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화석에너지를 줄이는 것은 세계의 공통된 과제”라면서 “원자력은 안전 측면에서 관리가 가능하고 에너지안보도 지킬 수 있기 때문에 대안에너지를 개발할 때까지는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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