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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는 의장 선거돼야
이성주 기자 /  1043호입력 : 2012년 06월 18일
 |  | | | ↑↑ 이성주 편집국장 | | ⓒ (주)경주신문사 |
경주는 선거 때마다 불명예스럽게도 불법선거로 ‘전국적인 낙인’이 찍혔다. 16대 총선(2000년), 18대 총선(2008년), 올해 19대 총선 때도 그랬고, 2004년 제4대 후반기 경주시의회 의장 선거 때에도 로비설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그동안 경주에서 치러진 각종 선거는 금품문제나 비방 등으로 고소고발이 난무했고 당선되고도 의원직을 박탈당하는 일이 허다하게 벌어졌다. 안타깝지만 이것이 경주선거의 현실이었다.
오는 26일 경에 실시되는 제6대 경주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몇몇 의원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10년 전으로 돌아가 정리해 보면 경주시의회 의장단 선거는 매번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2년 제4대 경주시의회 전반기 의장선거는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1차 투표에서 이진구 9표, 박규현 8표, 최학철 의원이 7표를 받아 3명 모두 과반수인 12표(총 24표)를 넘지 못했다. 다시 실시한 2차 투표에서도 이진구 11표, 박규현 9표, 최학철 의원 4표로 과반수가 넘는 후보가 없자 이진구, 박규현 의원이 3차 최종 투표에서 각각 12표를 얻어 연장자인 이진구 의원이 의장이 됐다.
2004년 제4대 후반기 의장 선거는 이종근, 최학철 의원이 맞붙었다. 개표결과 이 의원 12표를 받아 11표를 얻은 최 의원을 누르고 아슬아슬하게 당선됐다. 그리고 이 의원의 러닝메이트였던 김병태 의원은 13표를 얻어 10표를 얻은 최병준 의원을 누르고 부의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선거 후 당선자들의 로비설이 나오면서 검찰이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떨어진 최학철, 최병준 의원은 사직서를 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기초의원 정당공천이 시작된 2006년 제5대 경주시의회 전반기 의장단 선거는 경주시의회의 새로운 구도가 형성됐다. 21명의 시의원 중 한나라당 16명, 무소속 4명, 민노당 1명이었다.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한나라당 정종복 전 국회의원의 주도로 최학철 의장과 이삼용 부의장이 의회를 맡았다. 물론 내부의 반발은 있었지만 결국 칼자루를 쥔 정종복 전 국회의원의 의도대로 됐다. 최 의원은 세 번 만에 경주시의회 의장이 됐다. 그리고 3개의 상임위원장 자리도 한나라당이 독식했다.
그러나 2008년 후반기 의장단 구성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그해 4월 실시된 제18대 총선에서 정종복 전 국회의원이 당 공천을 받고도 재선에 실패해 한나라당 중심의 경주시의회는 크게 와해됐다. 어설픈 정당정치의 단면을 보여주었다.
당시 의장 선거는 무소속 이진구 의원과 한나라당 최병준 의원이 맞붙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21명의 시의원 중 15명이 한나라당 소속이어서 최 의원이 당연히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정종복 전 국회의원이 낙마하면서 당 소속 의원들의 결속은 급격히 무너졌고 정종복 전 국회의원이 구상한 최병준 의장, 이진락 부의장 구도 또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무소속 이진구 의장 당선자는 그때 12표를 얻었다. 한나라랑 의원 15명 중 최 의원이 얻은 표는 8표였는데 7표가 도망을 갔다.
지난 2010년 6대 경주시의회 전반기 의장 선거는 한나라당 소속의 김일헌, 이만우 의원이 각각 만장일치로 의장과 부의장에 당선되는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당시 한나라당이 16명, 무소속 4명, 민주당 1명이었다. 민주당 의원조차 몰표에 일조했다.
이번 제6대 경주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는 이만우, 손호익, 정석호 의원 등 새누리당 소속 3명이 의장을 꿈꾸고 있다. 현재 경주시의회는 총 21명 중 새누리당 16명, 무소속 4명, 민주당 1명이다.
이번 후반기 의장선거는 지난 2008년 정종복 전 국회의원의 주도와는 달리 새로 새누리당 경주시당원협의회를 맡은 정수성 국회의원이 표면적으로 중립을 지키고 있다. 결국 의원들 개개인의 성향이나 친분에 따라 갈라지는 형국이다.
의장 선거는 후보등록이 없는 교황선출방식이다. 누구나 다 후보다. 이번 의장 선거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경주시당원협의회도 말은 않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 의원들의 성향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의장선거에 앞서 주지해야 할 것은 먼저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장선거마저 불법선거로 치러진다면 경주의 미래는 더이상 없다.
의원들은 대내외적으로 경주시의회는 시민의 민의를 대변하는 대의기구라고 한다. 그리고 의원들은 선거구민을 대표해 의정활동을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의원들은 과연 적게는 1만여명, 많게는 2만여명의 선거구민들이 바라는 경주시의회의 모습을 먼저 알아야 한다. 경주시의회의 위상은 의원들이 세워야 하고 당연히 찾아야 할 몫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이익에 우선하면 스스로 지역민을 외면하는 것이다. 이번 경주시의회 의장 선거가 더이상 전국적으로 지탄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리고 그 역할과 책임은 21명의 의원들에게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 번 의원이면 평생 ‘의원님’ 소리를 듣는다.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는 의원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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