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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시급 인상으로 변하는 근로 환경
상여금 삭감, 무인화 도입, 영세사업자 성장 없이 고용창출 어려워
이필혁 기자 / dlvlfgur@hanmail.net1325호입력 : 2018년 01월 11일(목)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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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 시급 인상으로 인건비 절약을 위한 무인화는 업체 규모를 떠나 자연스런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
ⓒ (주)경주신문사


사례①-지역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A 씨는 최저시급 인상이 월급 인하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A 씨에게 상여금은 보너스 같은 존재였다. 상여금 600%를 받던 A 씨는 두 달에 한 번 상여금이 들어오는 달이면 사고 싶은 것도 욕심낼 수 있고 밀린 카드 값도 해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1일부터 시급이 오르면 상여금도 덩달아 오른다는 생각에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새해가 되자 회사는 최저시급을 올리는 대신 상여금을 기존 600%에서 300%로 낮춰버렸다. 그리고 차후에는 인근 회사들처럼 상여금을 없애고 연봉 형식으로 임금을 책정할 거라는 소문도 들려왔다. 시급 인상이 상여금 인상으로 이어져 회사 경영에 어려움이 있다는 회사 측 말에 머리로는 이해가 됐지만 공감은 할 수 없었다. 그는 “시급은 올랐지만 상여금이 줄어들어 월급이 올랐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례②-관광객을 상대로 장사하는 자영업자 B 씨에게 최저시급 이야기를 꺼내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B 씨의 사업장은 영업 특성상 주말에 근무가 필수인 곳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지난해 시급 6500원에 주말 수당을 더해 월급을 주었다. 하지만 올해 시급이 7530원으로 16.4% 오르면서 주말 수당도 덩달아 올랐다. 시급 상승률은 16.4%가 아닌 35% 이상이 된 셈이다. 그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 매출은 그대로인데 비용 증가로 타격이 크다. 정부에서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지만 우리 같은 영세사업자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다”고 말했다.

ⓒ (주)경주신문사


최저시급이 지난해 6470원에서 올해 7530원으로 16.4% 오르면서 지역 곳곳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시급 인상에 민감한 중소기업들이 자구책으로 상여금 삭감 등을 시행하며 되레 노동자들이 시급 인상의 찬바람을 맞고 있다.

자동차, 중공업 관련 하청업체들이 많은 지역 기업들은 최저시급 인상이 올해 최대의 화두다. 24시간 공장이 돌아가는 자동차 관련 하청 제조업체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좋지 않았다.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월급은 시급에 시간외수당, 야간 수당 등에다 상여금을 포함해 월급을 지급해왔다. 하지만 올해 시급이 16.4% 인상되면서 상황은 변했다. 인상된 시급에 특근수당, 주말 수당, 야근 수당, 상여금까지 지급하면 수익 감소는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소업체들은 시급인상 대신 상여금을 줄여버렸다. 기존에 지급하던 상여금을 축소 지급하는 것은 근로조건 불이익 변경에 해당된다. 취업 규칙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의 동의를 통해 취업규칙을 변경해야 한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중소업체들은 제대로 된 노조를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아 근로조건이 변경에도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다.

-무인화로 인력을 줄이는 기업
시급이 인상되자 기업들은 근로자 채용 대신 자동화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시설 투자비가 많이 들어 그동안 망설여왔던 기업들도 시급이 인상되자 자동화는 이제 필수라 말한다. 천북에 입주해 있는 C 기업 관계자는 “매년 시급 인상률이 7~8% 선에서 유지됐지만 올해 16%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 주변 공장들은 인력 채용대신 자동화를 서두르고 있다”면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은 자동화로 눈을 돌리지만 규모가 작은 업체는 자동화를 고민하고 있다. 자동화가 어려우면 인력 규모를 줄이거나 상여금을 줄여 시급 인상으로 인한 비용 증가를 막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은 아예 상여금을 없애버린 곳도 있었다.
D 기업 관계자는 “회사에서 최저시급을 적용하면 월급과 부대 비용 등을 포함 직원 1인당 연간 44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된다”면서 “매년 기본급 인상 폭이 커지자 우리 회사는 상여금을 없애고 시급으로만 월급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북공단의 경우 지난해만 13개 사업장이 문을 닫았고 다른 공단의 경우 더 많은 사업장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면서 “시급인상으로 오히려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일자리 안정자금? 영세사업장은 언감생심
정부도 시급인상으로 인한 폐단을 막기 위해 지원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및 영세중소기업의 경영 부담을 줄이고 노동자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매월 근로자 1명당 13만 원을 지원해 주는 일자리 안정자금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 대상이 30인 미만 사업장, 월 보수액 190만 원 미만 근로자로 한정돼 있다.

주·야간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 노동자들은 대부분 월급이 190만원을 초과해 실제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또한 프렌차이즈 업계 등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업장의 경우도 일자리 안정자금 효과가 크지 않다. 13만 원을 받기 위해 4대보험을 적용할 경우 더 많은 경비가 발생해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노총경주지역지부 김말용 사무국장은 최저시급 인상은 당연한 것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소득 안정이 보장돼야 한다. 그래서 최저시급은 당연히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시급이 인상되면서 영세상공인과 가맹점 등에서는 문제가 발생해 최저시급 인상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면서 “지급 능력이 부족한 영세사업자는 최저시급을 주지 못해 잠재적 범죄자를 생산하는 꼴이 되고 만다. 이러한 문제 발생을 줄이도록 정부는 재정을 과감히 투입하는 등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필혁 기자  dlvlfgu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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