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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등 주최 지진관련 세미나 ‘경주시민은 없었다’
행안부, 기상청 등 같은 장소서 유사 세미나 각각 열어
지진 피해 입은 경주시민 의견수렴 등 현장행정 ‘전무’
이상욱 기자 / 1309호입력 : 2017년 09월 14일(목)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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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행정안전부 주최로 열린 ‘지진방재대책 발전을 위한 국제세미나’ 이틀째 행사에는 참가자들이 줄면서 곳곳이 빈자리로 남았다.
ⓒ (주)경주신문사


9.12지진 1년을 맞아 경주서 정부 및 관련기관 등이 주최·주관해 열린 지진관련 세미나 및 워크숍이 경주시민들을 배제한 채 진행돼 형식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정부 등이 지진 진앙지인 경주에서 세미나를 열었지만 정작 피해를 입은 시민들은 개최 사실조차 몰랐을 뿐만 아니라 주민 의견수렴 등이 이뤄지지 않아서다.

또 이들 세미나에서 나온 지진 분석, 방재대책 등과 관련한 발표내용이 거의 유사해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5.8규모의 경주지진 1년을 앞두고 경주에서는 지진 관련 국제세미나가 연달아 열렸다.

지난 7일부터 8일 경주힐튼호텔에서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국립재난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주관한 ‘9.12지진 1년 지진방재대책 발전을 위한 국제세미나’가 개최됐다. 이어 기상청·경북도·대한지질학회가 공동주최한 ‘9.12지진 그리고 1년 2017년 지진워크숍’도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경주힐튼호텔에서 열렸다. 각각 주제명만 다를 뿐 9.12지진 1년을 맞아 지진 진앙지인 경주서 엇비슷한 내용으로 세미나와 워크숍이 따로따로 열린 것.

기상청 등이 주최한 워크숍은 사전 일부 제한적인 개최 홍보와 함께 경주시 방재담당이 ‘경주시 지진피해 및 대응현황’을 주제로 발표하는 등 조금이나마 지역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행안부가 주최한 국제세미나는 초청을 받은 경주시 등 관련기관 일부 관계자만 인지했을 뿐 경주시의회나 대부분 시민들은 전혀 개최 사실을 알지 못했고, 경주시 관계자의 발표도 없었다.

특히 자연재난으로 인한 피해발생 시 지원되는 ‘재난지원금’ 기준 개선 등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없는 학술적인 세미나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경주시에 따르면 9.12지진으로 경주지역에는 주택 총 5955채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고 이 중 절반 이상이 한옥으로 대부분 지붕 기와가 파손됐다. 그러나 재난지원금 기준으로 전파 900만원, 반파 450만원, 소파 100만원에 불과하고, 지붕 기와가 깨지는 피해를 입은 주민 대부분이 100만원씩 받았다.

이는 수천만원이 드는 한옥 지붕 수리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으로, 황남동 등 역사문화미관지구 내에는 비용이 골기와의 4분의 1 정도 수준인 함석기와로 지붕을 복구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당시 상황이 이러자 재난지원금 기준이 낮게 책정돼 당시 주민 불만이 높았고, 향후 지진 피해에 따른 지원기준을 어느 정도 현실에 맞게끔 조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그러나 이번 국제세미나를 준비한 행안부는 이 같은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배제했고, 세미나 개최 사실도 제대로 홍보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세미나에 참석하지 못한 주민들은 지진 발생 후 정부의 지진 방재대책 및 재난지원금 기준 조정 등과 관련한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목소리와 함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황남동 한옥지구 내 주민 A씨(61)는 “지금 와서 재난지원금을 다시 받을 수는 없지만,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또 다른 재해 발생 시 국민들의 원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현실을 반영한 재난지원금 상향 조정과 지난해 지진으로 외상을 입은 건물 등에 대한 정부차원의 내진보강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 국민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2개 세미나 내용 유사···보여주기식?
이번에 지진과 관련해 경주서 각각 개최된 세미나와 워크숍의 발표 내용이 유사해 별도 개최보다는 공동으로 개최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2개 세미나의 발표 목차에 따르면 국외의 경우 일본, 대만, 이탈리아 등의 지진 사례와 활성단층 연구, 지진조기경보 운영 현황 등에 관한 발표내용은 발표자만 다를 뿐 같은 맥락의 내용이었다. 국내 발표자들의 발표 내용 역시 9.12 지진 관측분석 및 지진의 특성, 국가 지진 대응체계 변화, 활성단층 연구 등 대다수 발표주제가 겹쳤다.

이처럼 유사한 내용의 세미나가 같은 장소에서 두 차례 열리자 지진 관련 정부부처와 연구기관 등이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니라 함께 공동개최해 보다 질 높은 세미나를 진행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경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전 국민, 특히 지진 진앙지인 경주시민들이 갖고 있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지진 연구 상황, 정부 방재대책 등을 공유해야 하는데 이번 세미나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며 “지진 관련 정부부처와 관련기관, 학자들을 위한 행사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행자부 관계자는 “이번 국제세미나는 안전에 초점을 맞춰 그동안의 지진 연구 성과와 정부 지진 방재대책 등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며 “재난 복구와 관련한 정책 등은 향후 다른 각도에서 논의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난지원금 기준 조정은 ‘제자리걸음’
9.12지진 발생 이후 논란이 일었던 재난지원금 보상기준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자리걸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현재 재난지원금은 지진의 경우라도 전파 900만원, 반파 450만원, 소파 100만원으로 태풍, 홍수 등의 피해에 따른 기준과 동일하고, 현재 지원기준을 조정하는 움직임은 전혀 없다는 것.

9.12지진 이전 자연재해대책법 상 사유시설 지원기준은 풍수해 중심으로 돼 있었다. 주택 전파·유실 900만원, 반파 450만원, 침수 100만원. 그러나 당시 지진으로 한옥 기와지붕 등의 피해가 다수 발생하면서 소파 100만원 지원 기준이 새롭게 마련됐었다.

그러나 실제 복구비용에는 턱없이 부족하면서 당시 경북도는 현행 자연재해대책법의 문제점을 개선할 것과 기와지붕 교체 비용의 70% 지원 등을 중앙정부에 건의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주민들의 요구에도 현재까지 재난지원금 기준과 관련한 법 개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해 지진 피해 특수성을 고려해 소파 규정을 마련했고, 재난지원금은 태풍, 홍수 등 풍수해 보상기준과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현재로서는 원칙”이라며 “실제 피해 복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재원상의 문제로 상향 조정이 어렵다”고 밝혔다.

또 “그러나 사회 환경변화 등을 고려해 과거 규정한 재난지원금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 등을 예산부처인 기재부와 논의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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