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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이 부모 등의 명복을 기원하기 위해 창건한 감산사(3)

불교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미륵보살 및 아미타불입상
하성찬 시민전문 기자 / 1460호입력 : 2020년 10월 22일

↑하성찬 시민전문기자
감산사 미륵보살입상과 아미타불입상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3층 조각공예관 불교조각실 정중앙에 있다. 일제강점기 제자리를 떠난 후 아직 고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문화재는 본래의 자리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본연의 의미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문화재들을 박물관에서만 관리한다면 과거의 역사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몰라도 현재의 의미성은 살리기 어렵다. 현재의 의미는 시간뿐만 아니라 공간과 더불어 있을 때 살릴 수 있는 것이다. 갑갑한 박물관 전시실에서 먼 고향 땅을 그리고 있는 것 같아 이 불보살상을 대할 때마다 짠한 감정이 느껴진다.

이 두 불보살상은 한국불교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아미타와 미륵이 한 쌍을 이루어 세트로 조합되었다는 것이다. 『삼국유사』에 미륵존상이 금당주였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감산사가 법상종 계열의 사찰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이 상들은 세부 처리가 불명료하거나 도식적이어서 부자연스러운 곳들이 있으며, 정면에서 보면 느끼지 못하나 측면에서 볼 때 입체감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두 상은 전체적으로 비슷한 틀을 갖춘 듯하면서도, 광배와 대좌의 세부 표현은 서로 변화를 준 것이 뚜렷하다. 몸체를 대좌에 꽂는 결구 방식이 아미타상은 둥근 원형이고, 미륵보살상은 네모난 방형이다. 이는 단순히 조형상의 변화를 위한 것 또는 구조의 안정을 고려한 기능적 장치일 수도 있으나, 원형과 방형이 지닌 전통적 대비개념을 의식적으로 적용한 것일 수도 있다.

미륵보살상은 먼저 삼굴자세(三屈姿勢)가 눈에 들어온다. 몸이 세 번(목, 허리, 무릎) 꺾여져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이 자세는 중국 양나라 때 최초로 나타나 당나라에서 크게 유행했다. 당나라의 삼굴자세는 여성스러움이 더해져 관능미와 세속적 아름다움마저 느껴진다. 과하면 종교적 감동이 퇴색할 수 있기에 신라인들은 신체의 뒤틀림을 절제했다.

이 상은 얼굴과 팔에서는 양감이 풍부하지만, 가슴과 복부는 편편한 편이다. 머리에는 통일신라시대에 흔히 보이는 삼면관 형태의 화려한 높은 관을 쓰고 목에는 2중의 목걸이를 둘렀다. 양쪽 팔에는 팔찌를 착용하고, 가슴과 팔에 걸친 천의는 아래로 늘어져 있다. 특히 왼팔 아래로 길게 내려와 오른쪽 다리 뒤로 들어가는 구슬 띠는 서역에서 들어온 표현 형식이다. 이처럼 감산사 미륵보살상은 당시 동아시아에서 유행하던 풍만하고 관능적이며 화려한 장신구를 걸친 보살상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이 미륵상은 좌상으로 표현되는 일반적인 미륵상과 달리 입상이다. 그리고 보관에 화불이 있는데 이는 국내에서는 유일한 사례다. 이 화불 때문에 조상기에 미륵보살이라는 언급이 없었다면 관음보살로 생각할 정도이다. 하지만 중국에는 화불이 있는 미륵상들이 있다. 미륵상생경에도 미륵보살의 보관에 화불이 있다고 했다.

『삼국유사』에 금당의 주존이 미륵상이라고 되어 있다. 보살인 미륵상이 아미타상을 제치고 주존으로 모신 점은 불보살의 위계을 고려한다면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감산사의 아미타상은 자세가 꼿꼿하여 유연한 삼굴자세인 미륵상에 비해 근엄하고 딱딱한 인상을 준다. 양 어깨에서 흘러내린 법의는 몸에 밀착되어 몸매가 확연히 드러나 관능미를 풍긴다. 복부, 허벅지, 무릎 부분의 U자형 옷 주름 모양이나 간격에 변화를 주었다. 이 아미타상에서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옷 주름의 형태다. 하체의 윗부분에서 Y자 형태로 갈라진 옷 주름은 두 다리에서 좌우대칭을 이루며 각기 물결처럼 흘러내린다.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에 Y자형이 크게 유행하는데 그 원류는 인도 굽타시대 양식이다. 구법승을 통해 당나라에 전해진 후 다시 통일신라 불교 조각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광배는 미륵상에 비해 화염문 형태가 흐트러져 있고 그 수도 현저히 감소했다. 특히 손가락의 구부림이 매우 독특하게 표현되어 눈길을 끈다. 아미타불은 아미타구품인이라는 고유의 수인이 있는데, 감산사 아미타상의 수인은 구품인이 아니고 어떤 의미인지 알려져 있지 않다.

노자의 『도덕경』에 이런 구절이 있다.
知不知尙矣(지부지상의)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체하는 것은 훌륭한 태도이고
不知知病矣(부지지병의)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체하는 것은 병폐이다.

광배 뒤의 명문에 의하면 김지전은 노장사상에 심취한 인물이었다. 만약 김지전이 이 글을 읽는다면 도덕경의 이 구절을 들어 필자를 나무랄 것 같다.

하성찬 시민전문 기자 / 1460호입력 : 2020년 10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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