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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와 경쟁하는 경주, SMR이 미래다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92호입력 : 2021년 06월 10일
↑↑ 우상익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원자력
기반조성사업단장
글로벌 시대라고 해도 최근 나라 안팎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은 지구가 하나로 엮여 있음을 새삼 실감케 한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 워런 버핏과 손을 잡고 미국 와이오밍주의 폐쇄 예정인 석탄화력발전소 부지에 차세대 소형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비슷한 시기 국내에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경주시, 경상북도와 함께 추진 중인 혁신원자력연구단지(가칭) 구축을 위한 산업단지 계획이 6월 4일 경북도 산업단지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별 상관없을 것 같은 두 가지 소식을 하나로 묶는 키워드는 SMR 즉 소형 원자로 기술이다.

인류가 원자력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은 SMR로 원자력 이용의 패러다임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SMR은 전기출력 300MW 이하로 기존 대형 원전보다 크기를 대폭 줄인 소형 원자로이자, 증기발생기, 가압기, 냉각재펌프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 안에 넣어 공장 제작, 현장 조립이 가능한 일체형 원자로이다. 이로 인해 단일 부지 내에 여러 개를 설치하는 모듈형 구성이 가능하다.

SMR은 대형 원전 대비 안전성을 크게 높인 것은 물론, 호기 당 건설비용이 적어 투자 리스크가 적다. 세계적으로 약 500여기의 노후 원전이 500MW급 이하이므로, 300MW 이하의 SMR은 노후 원전 대체 시장에서 큰 잠재력을 가진다. 또한, 노후 화력발전소 대체 가능성과 수소 생산, 해수 담수화 등 전력 생산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초대형 선박과 극지탐험 및 우주 탐사용 동력원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것도 SMR만의 장점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탄소중립 실현 방안으로 신재생 에너지와 함께 소형 원전 육성정책 공약을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2035년까지 126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SMR 시장을 놓고 주요 원자력 선진국이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시장 선점을 위해 앞장서 달리고 있다. 1990년대 대형 원전 기술 자립을 성공적으로 매듭지은 뒤 소형 원자로 개발에 집중해온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우리 기술로 독자 개발한 SMART 원자로에 대해 지난 2012년 일체형 원전으로는 세계 최초로 인허가를 획득하며 SMR 기술 선점의 교두보를 마련한 바 있다. 소형 원자로 개발에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아온 정부는 2019년 ‘미래선도 원자력기술역량 확보방안’을 수립, SMR을 비롯한 혁신 원자력 기술 개발을 선도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경상북도와 경주시도 경주 지역에 원자력 관련 산·학·연을 아우르는 기술 생태계를 완성하겠다는 뚜렷한 비전을 바탕으로 연구개발 부지를 제공하며 결정적으로 힘을 보탰다. 정부와 원자력계, 지자체가 2인3각으로 합심한 결실이 오는 2025년 말까지 경주시 감포읍 일대에 구축될 혁신원자력연구단지이다.

‘또 하나의 원전일 뿐’이라는 일부 비판과 달리 SMR은 노후 화력발전소 대체와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보완을 통해 정부가 목표로 하는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할 구체적 방안일 뿐 아니라, 수소경제의 실현과 조선과 철강 등 국가 전략산업 경쟁력의 획기적 제고, 국가 과학기술의 도약에도 기여할 ‘게임 체인저’가 될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기술이다.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여야 국회의원 10여명이 손을 잡고 ‘혁신형SMR 국회 포럼’을 발족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혁신원자력연구단지는 석굴암과 첨성대, 선덕대왕신종 등을 빚어낸 신라 천년의 고대 과학기술을 혁신형 원자력기술로 재창조하고, 삼국통일을 완수한 문무대왕의 호국정신을 이어받자는 취지로 오는 7월 21일 역사적인 문무대왕 기념일에 맞춰 첫 삽을 뜰 예정이다. 17개 인프라 시설로 이뤄질 대단위 연구단지 구축 과정에서 감포 등 동경주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운영 과정에서도 정주인구 유입과 유동인구 증가, 양질의 일자리 제공을 통해 지역경제 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혁신원자력연구단지는 일부 오해와 달리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가 아니며, 소형 및 초소형원자로 개발과 상용화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연구하는 순수 연구개발 시설들로 구성된다. 지난해 사업 착수 초기부터 지역에 사업 추진 계획을 설명해 왔듯이, 앞으로도 사업 수행 과정을 투명하게 지역민들에게 공개하고 지역과 상생하는 연구단지를 구축할 것을 약속드린다. 혁신원자력연구단지의 성공적 구축을 통해 경주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원자력 기술개발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고, 나아가 빌 게이츠를 비롯한 세계와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하는 혁신 원자력기술의 메카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경주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92호입력 : 2021년 0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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