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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어울리는 아파트단지를 위하여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50호입력 : 2020년 07월 31일
↑↑ 정승현 공학박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신도시와 집값상승이 연일 논란의 중심에 있다. 경제학 관점에서 보면 소비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감에 따라 그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아파트는 소비재임에도 자산의 성격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오르기도 한다. 서울의 대규모 아파트단지의 경우 낡고 오래될수록 그 가격이 더 높은 경우도 볼 수 있다. 심지어 어느 아파트단지에서는 재건축안전진단에서 안전하지 못한 건축물로 판정 받은 것에 플래카드까지 내걸고 자랑한다. 이러한 현상들은 아파트가 서민들이 재산을 증식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인식에 기반을 둔 결과로 볼 수 있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파트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거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미 전체 주거유형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도 60%를 넘어섰다. 외국의 경우 대도시 중심지의 일부 고층주거건물을 제외하고 아파트가 좁은 토지에 많은 세대를 수용할 수 있는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공간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아파트는 내 집 마련의 궁극적인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며, 넓고 높은 층수의 아파트는 부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아파트는 편리하고, 위생적이며, 안전한 자산임이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스마트홈 기술을 적용한 편리성의 극대화, 세대구성의 가변성을 고려한 평면구성, 차들이 다니지 않는 단지상부를 이용한 녹지조성, 수영장과 헬스클럽을 갖추고 아침마다 조식을 제공하는 단지도 생겨나는 등 아파트 단지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계속 진화하고 있다.

경주에서도 요즘 대규모 아파트단지에 대한 광고를 볼 수 있다. 도심의 집들이 헐리고 사람들이 살 곳이 필요하니 어디든 주택을 공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외곽으로의 도시 확장 보다는 도시 내부를 채우는 도시재생을 주장하는 필자지만, 이미 다 헐리고 만 마당에 앞으로 새롭게 조성되는 택지와 일부 재건축이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경주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초고층을 지양하고 다양한 주택유형의 착한 아파트가 공급되기를 희망한다.

먼저 최대한 고층 아파트는 지양되어야 한다. 파리의 상징 에펠탑이 하나로서 도시의 경관을 완성하고 있는 것처럼 초고층은 앞으로 복원될 황룡사 9층 목탑 정도가 적당하다. 도시의 가치와 지역특성과 관련하여 경주는 주변을 둘러싼 자연경관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굳이 사례를 들지 않아도 여러 차례 아파트로 인한 경관 침해문제가 보고된 바도 있다. 자연경관은 모두가 누려야할 공공재적 성격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일부 아파트단지로 인해 가려지고, 독점되고 있다. 특히 경관이 가진 역사성과 상징성은 한번 훼손되었을 때 복구가 어렵다. 주변의 명산과 강, 하천이 많은 경주의 특성을 고려하여 함께 공유하고 보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주택단지가 건설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왕 공급하는 택지에서는 저층의 타운하우스와 같은 공동체 중심의 단지를 확대하는 것을 제안한다. 타운하우스는 단독주택들을 여러 채 벽을 공유하여 이어지은 공동주택으로 주차장과 편의시설을 공유할 수 있고 아파트의 층간소음과 배수음 문제가 적으며 방범과 방재 등 관리의 효율성을 높인 주거 형태를 말한다.

단독주택의 경우에도 각 세대마다 환경적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정원도입이 가능한 장방형의 필지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경주가 서울처럼 인구수에 비해 토지가 좁은 지역도 아니니 개별 주택에도 정원을 하나씩 넣어줄 수 있는 방향으로 택지조성도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경주를 더욱 친환경적인 도시이미지로 만드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여전히 아파트는 깨끗하고 정돈되고 편리한 현대적인 주거공간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경주의 역사와 환경, 그리고 도시의 규모를 고려했을 때 아파트가 지어져야할 공간과 그렇지 않은 공간은 확실히 정리될 필요가 있으며 주거유형의 다양화와 친환경성 확보를 통해 주거환경의 지속가능성도 함께 확보되어야 한다.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50호입력 : 2020년 07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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