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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한옥마을에 안기다(1)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45호입력 : 2020년 06월 25일
↑↑ 김경애 시인,
경북문화관광해설사
향교가 자리했던 마을을 교촌(郊村), 교리(敎里), 교동(敎洞)이라 불린다.
경주교촌한옥마을은 반월성 옛 궁터 서쪽성곽을 끼고 위치해 있다.
유서 깊은 흔적이 당당한 금싸라기 땅이다. 세계유네스코 문화유산 신라역사유적지구에 등재 된 동부사적지와 일직선이다. 느티나무, 팽나무, 회화나무, 감나무 등 노거수들 쉼의 그늘로 무성하다. 신라시대 유적 속 조선정취 숨 쉬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역사의 터전이다.

주위로 월성 석빙고, 대릉원 천마총, 내물왕릉, 계림, 발천, 찬기파랑향가비, 첨성대, 핑크뮬리, 연꽃단지, 비단벌레차, 신라왕궁영상관, 월정교, 향교, 최부자고택, 교촌홍보관, 교동금관 폐 고분 터, 교동법주, 사마소, 제매정 등 볼꺼리가 천지배까리다.
그리고 길 잠시 틀면 동궁과 월지, 국립경주박물관, 인용사지, 천원마을, 천관사지, 오릉 등 주변이 온통 유구의 숨결로 가득하다.

예전에 최씨고택 거주하던 막내이모네 오갈 때부터 마음에 둔 마을,
어른이 되면 내 집 한 채 마련해 살고 싶던 곳이다.
방해받지 않고 홀로 사색해야만 차오르는, 삶의 편린들을 추억하기 위해 발걸음 주저 않는 산책지다.
문천(蚊川) 흐르는 시냇물 만지작거리며 무작정 걷다가, 다소곳이 심신을 풀러놓기에 망설임 없는 마을이다.
쉬엄쉬엄 배회하다 낯가림 없이 안기면 아늑히 감싸주는 정취에, 엄마 얼굴·이모 얼굴 한꺼번에 다가와 참으로 기억은 가슴 찡하게 아름답다.

교촌한옥마을 찾아드는 길목은 여러 갈래로 트여 있다. 마음 내키는 대로 골라 짚어 안겨서 쉬면된다. 월성궁궐터 발굴현장을 왕족으로 거닐어 계림 숲 끼고 드는 오솔길도 오붓하다. 첨성대 앞길 똑바로 숲 한복판 가로질러 향교 바깥마당 짚고 가는 길섶도 좋다.

김생의 글씨 현판으로 새겨진 월정교 남쪽문루로 행차해도 황홀한 교촌마을이다. 신라우물 설화어린 김유신생가터 남천내 물빛 밟아오는 “제매정길”도 수더분하다.
먼발치 월정교 손짓하는 수양버들 늘어진 ‘둘이 하나 되는’ “사랑길” 길목은 자동차 드나드는 찻길이다

넓게 정비해 놓은 주차장 동쪽으로 행하는 훤한 마당을 들어서면, 전통체험을 할 수 있는 다채로운 공방과 한식당, 전통 떡, 소품상점들이 즐비하게 손님을 맞는다.

서편 쪽, 옛 가마터 복원해놓은 야트막한 고샅길 오른다. 도굴된 것을 회수한 사슴뿔모양 세움이나 나뭇가지장식모양이 없는, 1단 형식의 신라초기 교동금관 폐 고분 터다. 독립유공자 ‘최 완’ 생가고택 전통찻집 ‘고운님 오시는 길’ 담벼락 골목샛길을 벗어나면, 교촌한옥마을 한복판 최씨고택 바깥마당이다.

늘 붐비던 ‘교리김밥’가게 앞 관광객 줄선 광경을 올해 봄부터 볼 수 없다.
1960년대 구멍가게로 시작하여 김밥달인으로 명성을 떨쳐, 오릉동쪽담장 대궐같이 새집지어 이전했기 때문이다. 교리김밤 이영자 달인님은 방송국 SBS ‘생활의 달인’에서 2013년 대한민국 김밥달인으로 등극했다. 전국에서 찾아드는 손님맞이로, 줄서서 기다려야 맛보는 명소로 번창했다. 이영자달인님은 고인이 된 막내이모랑 정이 돈독한 이웃지간 이었다. 2000년대 이종사촌 사는 서울로 떠나기 전까지 막내이모랑 친하게 지내셨다. 어쩌다 김밥가게에서 마주치면 남같이 않게 살갑게 대하신다. ‘생활의 달인’ 방송 때 노력하며 살아온 덕으로 달인상패를 안았다. 감격에 겨워 우시는 장면을 시청하면서, 나도 모르게 흐르는 기쁨의 눈물이 정으로 맺혀 들었다.

교리김밥은 남다른 추억이 깃던 맛으로 수십 년 단골이 된 사연이 있다. 교리 고택에 거처(居處)한 막내이모와의 살가운 추억이 겹쳐오기 때문이다.
돌아가신 엄마가 보고프면 물물이 찾아가 피붙이 정을 기대던 막내이모였다. 셋째 딸 고운자태에 필체며 바느질 솜씨며 다정다감한 성품의 신여성이었다. 질녀, 조카들이 갈 때마다 버선발로 반기며 별미로 교리김밥을 사주었다. 1970년대, 친근한 김밥가게주인에게(이영자달인) 다이얼전화기 돌려 주문을 한다. 금방 말은 김밥이 잰 걸음으로 배달돼오면 이종사촌들과 오순도순 맛있게 먹었다.
질 좋은 쌀밥에 곱게 채 쓴 계란지단만 듬뿍 넣은 씹을수록 고소한 김밥이었다. 달걀도 흰쌀밥도 귀하던 시절 입맛 달게 먹던 교리김밥은 추억의 맛난 음식이다.

교리김밥은 1970년대 초창기 교리구멍가게에서 출발했다. 전통비법을 며느님이 전수받고 아드님이 경영을 이어간다. 열심히 일군 보람으로 지역사회 장학금기부를 쾌척한다. 벚꽃이 흩날리는 날 이전한 (탑리 3길 2. 탑동 400-1) 교리깁밥 경주본점을 찾았다. 새로 건축한 현대식 한옥 2층 건물에 줄선 손님들이 순번을 기다리고 있었다. 옛 추억을 더듬듯 세월이 흐른 요즘도 줄을 서서라도 즐겨 사먹는 별미다.

교촌마을에 안겨 논 한나절, 어느새 뉘엿뉘엿 해 그림자 기왓장 얹혀 고즈넉하다. 나지막이 하루를 울타리 치는 토담 골목을 빙 둘러서 월정교 누각에 머문다. 휘황찬란한 불빛 아래 물너울에 풀어놓은 신라적 다리가 빼어난 야경을 낳는다.

복원해 놓은 월정교 하류 19m 지점쯤 목조교량 기초부분이 노출되었다.
월정교가 조성되기 100년 전 이미 놓여있던 느릅나무다리 흔적이다.
원효와 요석공주 사랑이야기 전설처럼 묻혀 있는 목교로 추정되는 유교(楡橋)다. 길이든 교량이든 이용하기 편리한 지점을 선택하기에, 원효가 물에 빠진 나무다리 그 위치쯤 경덕왕대 골격 멋지게 재건축 누각 월정교를 지었을 것이다. 천년을 거슬러 또 천년 세월의 무게에 허물어진 월정교를 다시금 유추해, 옛터 고스란히 오늘의 월정교를 복원한 이치리.

달빛 고즈넉이 젖은 무릎을 베고 누운 월정교 배경삼아, 아득하기도 하고 정겹기도 한 신라천년을 마중하는 교촌한옥마을이다.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45호입력 : 2020년 0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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