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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왕경법, 살 붙이고 피 돌게 해야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22호입력 : 2020년 01월 09일
↑↑ 정주교 변호사
문화재청 고문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ㆍ정비에 관한 특별법」이 2019. 12. 10. 제정ㆍ공포됐다. 이 법은 1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 12월 1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은 달랑 9개의 조문으로 만들어진 미니 법률이다. 그중에서도 법률이라는 형식을 갖추기 위하여 반드시 두어야 하는 일반 조문을 제외하면 실질적 내용을 가진 조문은 너덧 개에 불과하다. 

당초 국회 상임위에 발의된 법안도 경주를 세계 역사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턱 없이 부족한 내용이었지만 그 마저도 상임위 심의 과정에서 연구재단의 설립에 관한 규정과 특별회계에 관한 규정이 삭제되고 말았다. 이를 두고 국회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어느 국회의원은 “완전히 앙꼬는 다 빼고 이렇게 해서 선언적 법이 되는데…”라고 우려 섞인 지적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률이 제정된 데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 법률은 경주의 유적을 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라고 평가하고, 신라왕경을 복원하는 일이야말로 민족 문화의 원형(原型)을 되살리는 길이요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길이라고 선언하고 있다(법 제1조). 신라는 삼국을 통일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우리 민족 문화의 원형을 형성한 최초의 국가가 되었고, 서라벌 경주는 992년에 걸쳐 신라의 수도로서 정치 문화의 중심지가 되어 있던 도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는 그에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했다. 국회는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할 목적으로 2002. 2. 21. 「제주특별법」을 제정하였고, 광주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조성한다는 목적으로 2006. 9. 27. 「아시아문화중심도시법」을 제정하면서도, 경주를 세계역사도시로 조성하자는 외침에 대해서는 외면해 왔다. 그러다가 이번에 신라왕경법이 제정됨으로써 경주는 비로소 신라왕경에만 적용되는 최초의 특별법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 법률안은 당초 국회 본회의 의결 정족수를 훨씬 넘는 국회의원 181명(대표발의 김석기 의원)으로 발의되었기 때문에 쉽게 통과될 것이 예상되었다. 그러나 국회를 입법 전쟁터라고 말하는 것과 같이 입법 과정에서 피 튀기는 전투가 있었다.

 손혜원 의원은 “왕경이라는 말 자체도 굉장히 이상한 말입니다”라고 하면서 경주가 무슨 왕경이냐는 시비를 하면서 “고도를 자기들 중심으로 부여, 백제, 공주는 다 버려둔 채로 가장 많은 해택을 받고 관광객과 모든 것에 가장 많은 예산을 쓴 데가 경주인데 경주에 또 이렇게…”라고 발언하였다. 최경환 의원(광주 북구을)은 “경주 지역은 과거 정부 때마다 정말 막대한 정부지원으로, 또 법률적 지원으로 근거가 없이도 지속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면서 반대했고, 우상호 의원은 “우리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로 하나가 되어 있는데 백제 따로 신라 따로 가야 따로 하는 게 사실 맞지는 않아요”라고 하면서 물타기를 시도했다.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가 된 가야문화권도 신라왕경법의 발목을 잡았다. 「가야문화권특별법」, 「고대역사문화권 연구ㆍ조사ㆍ발전에 관한 특별법」, 「탐라역사문화권 연구ㆍ조사ㆍ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경쟁적으로 발의가 되었고, 「풍납토성 보존 및 주민 지원에 관한 특별법」도 발의되었다. 세계인들에게 경주는 특별한 역사도시라고 평가되고 있지만 이들 정치인들에게 경주는 한낱 세금이나 축내는 여러 일반 도시들의 하나로만 보였을 뿐이다. 정부도 여당의 눈치를 보는 듯 하였다. 기재부는 연구재단 설립과 특별회계에 반대하였고, 행안부는 추진단의 설치에 반대하였으며, 문화재청 마저 “가야법 등 유사 법률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역사문화권 정비에 관한 특별법과 통합해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를 일본의 나라나 교토나 이런 데처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박인숙 의원), “전 세계에 천년고도는 참 드뭅니다”, “우리가 그동안 다소 소홀히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조경태 의원), “경주가 사실 우리나라의 보물이거든요”(이동섭 의원), “일단 이것부터 시작을 해야지 가야도 부여도 그것을 하면 언제 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조훈현 의원)라고 발언한 의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신라왕경법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경주를 로마나 아테네와 같은 세계 역사도시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신라왕경법은 이제 출발선에 불과할 뿐이다. ‘앙꼬 없는’ 법률에 살을 붙이고 피를 돌게 하는 것은 앞으로 경주인들의 노력에 달려 있는 것이다. 신라왕경법을 통과시키면서 박인숙 소위원장의 “정말 열화와 같은 니즈(needs)가 있는 데부터 먼저 시작해야 한다”는 말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이 특별법의 제정을 위하여 열과 성을 다 바친 지역 국회의원과 경주시민들께 찬사를 보낸다.
경주신문 기자 / gjnews21@hanmail.net1422호입력 : 2020년 0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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